시간이 남아서 해보았습니다

미사여구가 많긴 해도 꽤 괜찮게 쓴 듯 합니다


원문 링크 https://pitchfork.com/reviews/albums/perfume-genius-set-my-heart-on-fire-immedia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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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하드레아스(Mike Hadreas)의 5집 앨범은 숭고한 선율과 음울하고 내밀한 불협화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오가며, 인간 육체의 환희와 부담을, 그리고 그것이 가진 헤아릴 수 없고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갈망을 포용한다.


퍼퓸 지니어스의 매 앨범은 일종의 변신이다. 지난 10년 동안 마이크 하드레아스는 고백적인 발라더에서 화려한 프리마돈나로, 또 우리의 바로크팝 음유시인으로 변신했다. 그의 멋진 5집 앨범 [Set My Heart on Fire Immediately]에서 하드레아스는 완전히 새로운 윤곽을 가지고 모습을 드러낸다. 프로듀서 블레이크 밀스(Blake Mills)와, 익스페리멘탈 색소포니스트 샘 겐델(San Gendel)과 유명 세션 드러머 짐 켈트너(Jim Keltner)를 포함하는 숙련된 뮤지션 참여진의 세심한 작업으로 다시 한 번 도움을 받은 하드레아스는 이 앨범에서 숭고한 선율과 음울하고 내밀한 불협화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이는 지금까지 그의 가장 강력한 작품이다—이는 인간의 모습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에서 내밀하고, 장엄하다는 점에서 시네마틱한, 하나의 먼지 날리는 3차원적 세계이다.


환상적인 2017년작 [No Shape]에서 하드레아스는 육체를 자유로이 하는 노래를 불렀다. 각각의 노래는 그의 정신을 육체적인 고됨으로부터 떼어 내, 마치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Jean-Honoré Fragonard)의 그림 <그네> 속의 여인처럼 허공을 휘젓도록 만드는 것 같이 보였다. 반면 [Set My Heart on Fire Immediately]는 대지와 육체 모두를 디디고 서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앨범은 [No Shape]에서와 같이 솟아오르는 현악 편성과 번뜩이는 하프시코드 부분도 있긴 하지만, 하드레아스와 참여진들은 하모니움, 우렁찬 신디사이저, 녹슨 듯 거친 질감의 일렉 기타를 도입했다. 그 효과는 발산적이고 역동적이며, 하드레아스의 날렵한 보컬 범위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한다. 앞선 앨범들에서, 그의 목소리는 깨끗한 음정이나 연약한 가성을 통해 마치 구름을 꿰뚫는 것 같았다. 그러한 테크닉들은 남아 있지만, 그는 또한 험준한 저지대까지 침하하여 마치 토사(土沙)의 층처럼 느껴지는 앨범의 질감을 향상시켰다.


"Leave"에서는 이 두 가지 접근법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하드레아스는 바이올린과 조성(調聲)의 반짝임을 후광으로 삼아 목소리를 느리게 끌고 음높이를 낮춘다. 반쯤 지나는 부분에서, 이 노래의 몽환적인 측면이 악몽에 굴복할 때쯤 개가 짖는 듯한 소리와 알아들을 수 없는 속삭임이 노래를 감싼다. 반대로, "Without You"와 "On the Floor"는 이 앨범의 가장 활기 넘치는 곡들이다. 전자는 울려퍼지는 오르간, 멀리 들리는 타악기, 질주하는 비올라, 어쩐지 칼립소와 흡사한 멜로디의 혼합물 속에서 떠다닌다. 이 앨범의 달콤하고 쫄깃한 중심적인 팝 트랙 "On the Floor"는 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의 탄력있는 베이스라인 위에서 아주 탄력적으로 튀어올라서, 마치 그가 아주 강력한 고무줄 위에서 우는 것 마냥 소리를 낸다. 블레이크 밀스의 신스 기타 리프는 맷 체임벌린(Matt Chamberlain)의 신랄한 스네어에 맞추어 울리며, 시크(Chic) 음악의 현대판 버전을 연상되게 만든다. 이들 두 곡 모두에서 하드레아스가 뭐라 말할 수 없는 갈망의 상태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Without You"에서 그는 부재를 "겨우 흔적을 찾을 수 있는", "흐릿한 모양"이라고 기록한다. "On the Floor"에서 그는 다시 한번 그 모양을 떠올리려고 시도한다. 그는 "노력하고 있지만/여전히 눈을 감아버리지", "그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하는/그 꿈을 꾸었어"라고 노래한다. 그는 결코 완전한 이미지를 손에 넣지 못한다. 완전히 깨닫기 직전에 그것은 해체된다.


하드레아스가 물리적 현실에 맞서기 위해 상상 속의 세계를 버릴 때 그가 가진 색채는 어두워진다. 처음 나온 싱글 "Describe"에서 그의 목소리는 토양의 지각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아 보인다. 지저분하고 왜곡된 베이스와 퉁기는 기타는 컨트리의 서부극스러운 느낌을 더하고, 하드레아스의 투박한 새 모습(아마 톰 오브 핀란드의 카우보이 그림들에 대한 오마주일 것이다)은 환상을 강화시킨다. 멀티 트랙으로 녹음된 그의 보컬은 믹스에서 얽히고설키며 그 유사하게 휘감긴 두 소리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더 이상 종은 울리지 않아", "단지 내 속이 우르릉거리는 것 뿐이야"라며 그는 노래한다. 이는 뜻이 숨어있는 2개의 연구(連句)로서, 그가 평생 크론병을 앓아왔다는 사실을 암시함과 동시에, 퍼퓸 지니어스의 가장 큰 두 가지 매력인 육체의 부식과 사랑의 치유적 특성에 대한 태도를 시사한다. 하드레아스가 더 이상 종소리는 없고 단지 육체적인 기능만이 있을 뿐이라고 고백할 때, 그것은 마치 세속에 마지못해 항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No Shape]가 육체를 초월하려고 노력했다면, [Set My Heart on Fire Immediately]는 인간 해부학의 환희와 부담을 받아들인다. 앨범 중반부의 전장의 행진가 같은 트랙 "Your Body Changes Everything"에서 하드레아스는 육체들 간의 힘의 교환을 탐구한다. "나를 네 몸으로 덮쳐봐, 난 튼튼하다고/나를 잡아줘, 난 쓰러지고 있어"라고 그는 부르짖는다. 이는 교대로 힘에 복종했다가 그것을 정복하는 하나의 성적인 교환을 기록하며, 아마 그의 가장 남성적인 노래일 것이다. 그것은 또한 청각적으로도 마초스럽다: 하드레아스는 어두운 음역대로 가라앉고, 샘 겐델은 전투적인 색소폰 소리를 발포하며, 모든 것이 맹렬한 드럼 패턴을 따라 질주한다. 1982년 영화 <코난 더 바바리안>(이 작품 자체도 육체에 대한 제전이다)의 주제가를 상기시키는 강건하고 강렬한 트랙이다.


[Set My Heart on Fire Immediately]는 광활하면서도 디테일로 가득 차 있다. 곡은 확장과 수축을 하며, 로이 오비슨(Roy Orbison)의 발라드 같은 멜로드라마와 함께 1분간 포문을 열었다가, 그 다음으로 하드레아스가 옷감처럼 접히는 갈비뼈, 눈물 젖은 얼굴, 관계 이후의 사소한 좀도둑질에 대해 묘사할 때 외과적 디테일로 확대된다. 그는 이 떨리는 실존적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을 애도하며, 그 후 우리를 침실로 밀어넣어 어설프고 고문같은 원나잇 스탠드를 목격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호보완적인 시점들은 그 자체만으로 강력하다; 일제히, 그것들은 웅장하고, 영화적이며, 동시에 촉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