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붕이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건담 시리즈의 간판 캐릭터


'샤붕이'는 우주세기 전체에 걸쳐 본인, 가명1, 가명2, 가명3, 클론, 또 클론 등


다양한 모습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만큼


인물이 가진 영향력도 크고, 보여준 모습 또한 입체적인 캐릭터다









지금이야 단쵸와 함께 다죽어가는 틀딱 IP에서 얼굴마담 겸 샌드백 취급 당하고 있지만




샤아 = 토옹 본인을 투영한 캐릭터라는 이야기가 있던 만큼


대부분의 작품에서 핵심 인물로 등장하고,


항상 토옹이 계획한대로 확고한 목표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본래의 계획과 달리 시리즈가 계속해서 연장되고,


Z건담 단계에서 샤아라는 캐릭터가 이루었어야 할 대업은 이뤄지지 못한 채


시리즈가 연장되는대로 어영부영 인물의 성장과정을 수정해나가다 보니


결국 다소 과격한 모습으로 맺어진 결말이 우리가 아는 '역샤'의 샤붕이다











때문에 우리는 보통 샤붕이의 마지막을 사이코프레임 팔아처먹은 로리콘 마망 정도로 기억하게 됐고,


이 캐릭터를 통해 본래 토옹이 말하고 싶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는


솔직히 애니메이션 상에서의 모습 만으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내 생각도 정리할 겸 이 글을 쓰게 됐다













그럼 원래 샤아는 어떤 캐릭터였어야 했을까?











디오리진에서 자세하게 다뤘던 캐스발과 에드와우 시절의 샤아는


퍼건 시점에선 그닥 자세히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지만,



토옹이 퍼건 시점에서 계획해둔 샤아의 태생과 작품 내 위치만 보더라도


샤아는 작품 초기 구상부터 지구연방 vs 지온공국, 더 나아가 어스 노이드 vs 스페이스 노이드란


건담시리즈 스토리의 중심에 위치한 핵심 캐릭터였음을 알 수 있다











퍼스트 건담은 결국 건담이 주인공인 시리즈라, 당연히 아무로와 건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샤아는 라이벌 악역이면서도 동시에 사상가의 자식이고, 가족의 복수라는 매력적인 목표를 가지고 싸우는 캐릭터로 그려지는데


솔직히 이 시점의 샤아가 '사상가의 자식'으로서 인류를 이끌겠다는 대의가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이 시기 샤아는 그냥 '깊은 사연이 있는 매력적인 악역' 정도로 그려졌다고 생각하는데


후속작인 Z건담이 제작되면서,


토옹은 '뉴타입'이라는 건담만의 키워드와


이 '샤아'라는 인물이 가진 캐릭터성을 이용해 상당히 진중한 이데올로기적 메세지를 던지게 된다


















크와트로 바지나로 돌아온 샤아는 그냥 선글라스 쓴 패션병신같기도 하지만


1년전쟁에서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일생의 목표(이면서도 근시안적인 목표)였던 자비가 심판에 성공한 상태로


사실상 복수귀라는 캐릭터성이 완성된 상태라, 다소 붕 떠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이 샤아라는, 다소 끝맺어진 캐릭터를 다시 사용하려면


복수귀 다음으로 주어진 아이덴티티였던


'사상가 지온 즘 다이쿤의 자식'으로서의 모습이 핵심적으로 다뤄질 수 밖에 없었을 거다




그래서 Z건담 초반에 등장하는 크와트로는 언뜻 보면


어디서 뭐하고 지냈는지 설명도 딱히 없는 그냥 자유인 상태의 샤아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후에 밝혀지기를 미네바와 하만 사이에서 네오지온에 몸담고 있다가


무언가 불만을 품고 에우고로 빤쓰런한 상태였음이 드러난다




여기서 샤아가 단순히


'자비가 때려부쉈으니 이번엔 네오지온으로 지구연방 때려부수고 스페이스노이드가 세계정ㅋ벅ㅋ'같은 생각을 하는


일차원적인 캐릭터였다면 굳이 하만과 미네바를 떠날 필요가 없었을텐데,


왜 샤아는 에우고라는 제 3의 길을 선택했을까?











Z건담 후반부에서 샤아와 하만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 이유를 대강 유추해 볼 수 있다


Z건담 후반부에서 하만은 미네바를 명분으로 앞세우고,


엑시즈의 공업력을 이용해 다시금 네오지온이라는 세력을 재무장, 자비가의 재흥을 꿈꾸고 있었는데




샤아의 눈으론 이런 하만의 목표가 스페이스노이드의 진정한 해방과는 다른,


그냥 자비 지온 시즌2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Z건담 작중에서 샤아가 네오지온과 손잡으려고 시도할 때 고민하고,


이후 네오지온의 본질을 확신하며 갈라서는 모습은


'혹시라도' 이 하만이 이끄는 네오지온이


자신의 사상과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결과는 알다시피 삼파전이다










극장에서 시로코와 하만, 샤아가 나누는 대화는


이 둘의 이념적 차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대화만 보면 하만은 다소 적극적으로 자비가의 부흥,


즉 자비가라는 명확한 지배계층이 이끄는 사회통합을 꿈꾸고 있고


시로코도 비슷하게 페미니즘적인, 그리고 모순적이게도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회통합을 꿈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이 당시의 샤아는 1년전쟁을 거치며


자비가와 네오지온의 폭력성과 권위에 반감을 가진 상태로 에우고에 몸담으며


블랙스 포라 준장에게 넘겨받은 책임의식

(스페이스 노이드의 해방을 꿈꾸던 사상가 지온 즘 다이쿤의 자식이며, 자비 지온을 쓰러뜨린 사람으로서의 샤아),


아무로와의 화해를 통해 얻은 심리적 위안,


카미유와 같은 신세대(뉴타입)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 등


'평화적이고 올바른 인류의 미래'라는 사상적 대의에 보다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을 것인데




이 극장 씬에서 샤아의 대답은 역샤 시점에서 샤아가 선택한 결과와 굉장한 괴리를 보여준다


인류의 진화를 기다린다?


언뜻 듣기로는 역샤에서 아무로가 주장한


'인류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의견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대체 샤아는 본래 무엇을 위해 그리프스 전역에서 싸우고 있었을까?


Z시점에서 샤아가 꿈꿨던 '올바른 인류의 길'은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본래 완결된 작품이었을 '기동전사 건담'의 후속작을 만들면서


토옹이 어떤 주제를 더 다루고 싶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통과 평화',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새로운 시대의 젊은정신'


같은 키워드를 좋아하시는 분인걸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토옹이 던져준 힌트는 바로 Z건담에 등장한 '다카르 연설'이라고 생각한다







----- TV판 다카르 연설 본문 -----


회 분들과 이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는 연방국 국민 여러분, 갑작스러운 무례를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에우고의 콰트로 바지나 대위입니다.

이야기에 앞서 또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일찍이, 샤아 아즈나블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적이 있는 남자입니다.

저는 이 장소를 빌어 지온이 이루지 못한 뜻을 이어받는 자로서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물론, 지온 공국의 샤아로서가 아니라, 지온 다이쿤의 아들로서 말입니다.

지온 다이쿤이 죽어서 남긴 의지는 자비가처럼 욕망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닙니다.

지온 다이쿤이 지온 공국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현재 티탄즈가 지구 연방군을 사유화하려는 사실은 자비가의 방식보다 악질임을 아셔야합니다.

사람이 우주로 나온 것은 지구가 인간의 무게로 가라앉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우주로 나온 인류가 그 생활권을 확대해 나가자, 인류 스스로가 그러한 힘을 몸에 익힌 것으로 오해를 하여

자비가와 같은 세력을 제멋대로 설치게 내버려둔 역사를 가졌습니다.

그것은 불행입니다.

더 이상 그러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우주로 나옴에 따라 그 능력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을 왜 믿지 않는 것입니까?

우리들은 지구를 사람의 손으로 더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티탄즈는 지구에 혼을 빼앗긴 사람들의 모임으로, 지구를 집어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오랫동안 이 지구라는 요람 속에서 놀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인류를 지구로부터 독립시킬 때가 온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왜 인류끼리 다투고,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요?

지구를 자연의 요람 속으로 되돌려 주고, 인간은 우주에서 자립하지 않으면, 지구는 물의 행성이 되지 못합니다.

이곳 다카르마저 사막에 집어 삼켜지려 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지구는 지쳐있습니다.

지금 누구라도 이 아름다운 지구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기생충처럼 지구에 달라 붙어서는 좋을 것이 없습니다.

실제로 티탄즈는 이러한 때에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이 포학한 행위를!

그들은 과거의 지구 연방군으로부터 부풀어 오르면서 거역하는 모든 이들을 악이라 칭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악이며, 인류를 쇠퇴시키고 있는 것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티탄즈의 방식입니다.

우리들이 의회를 무력으로 제압한 것도 나쁩니다.

그러나, 티탄즈는 이 의회에 자기들의 편이 되어 준 의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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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판의 다카르 연설을 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지만 조금 애매한 면이 있는데,


소설판에서의 다카르 연설을 보면


토미노옹이 그리던 샤아라는 인물의 사상과, 뉴타입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하게 다가온다







- 글 짤려서 두개로 나눠올림 ㅈㅅ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undam&no=99695&_rk=EYz&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