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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첫째 진도믹스와 산책하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외딴 소농장에서 1미터 쇠줄에 묶여 밥그릇도 없이 자기 똥하고 뒤섞인 상한 짬밥 먹고 썩은 물 마시며 혼자 방치되어있던 리트리리버를 발견했었거든..시골에 그렇게 불쌍하게 사는 개들이 한 둘이겠냐만은 어쨌거나 우리 둘째 리트리버랑 닮기도 했고 마침 사은품으로 받은 간식이 있어 처리하려고 한 번 줘봤더니 그 다음날부터 나만 보면 멀리서부터 울고 불고 난리가 나더라..주인이라는 할아버지가 소 돌보러 하루에 두 번 정도 오는 것 같던데 최소한의 물도 밥도 제대로 안 챙겨주는데 뭘 더 바라겠냐..애가 뭐라 말할 수 없이 비참한 몰골이었다. 첫째 산책코스를 아예 그쪽으로 정해 두 달 정도 물이랑 밥이랑 챙겨주며 꽉조인 목줄도 늘려주고 엉킨털도 다 잘라주며 돌봤는데 혼자 남겨두고 올 때마다 뒤에서 그렇게 울부짖으며 따라오겠다고 난리라 솔직히 눈물도 좀 삼키면서 도망치듯 떠나오곤 했다. 그러다 한달 전쯤 날이 갑자기 더워졌던 어느 날, 내가 가면 뛰쳐나오던 애가 완전 더위를 먹었는지 정신을 못차리고 몸도 제대로 못가누기에 온 몸에 물을 뿌려가며 살려내면서 마음이 너무 고통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나는 곧 9살되는 진도믹스와 그보다 6달 어린 8살 리트리버를 실내에서 키우는데 첫째가 사람과 둘째 빼고는 모두 다 공격해버리는데다 투잡도 준비 중이고 무엇보다도 진심 거지라서 세 녀석을 책임질 능력은 없다며 어쩌면 회피하고 있었거든..근데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다음날부터 아침 저녁으로 찾아가 돈 줄테니 제발 팔라고 사정사정해서 돈주고 구조해왔다..할아버지가 아들이 데려다놓은거라며 얼마받을지 전화로 물어보더니 삼십만원 준다면 팔라고 했다더라ㅎ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개거지라 돈이 없지만 마침 부모님께서 재난구조금 중 25만원을 현금으로 보내주신게 있어 5만원만 좀 깎아달라며 딜을 쳐보려했지만, 할아버지 마누라가 당장 전화로 자기들이 엄청 예뻐하고 애지중지하며 데려다놓은거라 삼십만원은 받아야된다며 개보다도 못한 소리하기에 혹시라도 안 판다고 할까봐 군말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입금하고 대충 굴러다니는 노끈으로 묶어 뒤도 안보고 탈출시켰다. 우리집을 안다며 강아지 보러 들리겠다는 그 할머니의 뻔뻔함에 나도 뻔뻔한 사람인데 이 사람은 결이 다르구나 기가 막혔고, 산책하다 우연히 만났을 땐 애가 순하고 착하지라며 막 아는척 하길래 이런 애한테 왜 밥도 물도 안줬냐 일단은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말했다. 좁은 동네니까..사람을 엄청 좋아하지만 강아지들은 공격하기에 애카 같은데는 절대 못 데리고 다니는 첫째가 사람 구경 실컷하라고 오픈하려는 우리가게를 아시는 모양인데 그 아주머니가 진짜 오시면 화 안내고 교양있게 긁어놔야하는데 부들거리느라 할 말 못할까봐 걱정이다. 그리고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귀찮으니 다 짜르고 말하자면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우리 첫째가 놀랍게도 잘 받아들여줘 현재는 세 녀석이 실내에서 뒤섞여 잘지내고 있고, 예방접종이 하나도 안 되어있는데다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폐가 안좋아졌는지 염증수치도 두 배 이상 높고 심장사상충도 걸려 있어 병원비만 120만원 남짓 들여가며 치료 중이다. 몇 백이 들던 도와주겠으니 어떻게든 구조해내라고 밤낮으로 들쑤시며 말로만 오지게 참견하던 동네 아주머니는 구조 후 아예 연락이 끊겼고, 결국 독박쓰고 부모님께서 또 도와주신 돈에 보태어 보험해약하고 우리 노견들을 위해 모으고 있던 바상금도 탈탈 털어 얘 병원비는 어떻게든 마련은 했다. 그 밖에도 각종 드는 돈이 많아 우리 할배들 사료도 저렴한걸로 바꿨고 길냥이들 급식소도 그만운영할까 하다가 그건 진짜 아닌것 같아 계속 운영중인데 구조한걸 결코 후회하지는 않지만 더 여유있고 좋은 사람한테 구조되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도 참 박복하구나 미안하다고 다독여본다. 자존심 상하고 수치스럽지만 솔직히 까놓자면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돈 몇백도 나에게는 쥐어짜내야하는 큰 돈이고 지금까지 든 돈은 어떻게든 마련했다지만 앞으로 평생 들 비용들은 감당할 자신이 없다. 열악한 환경과 고통을 견디고 결국엔 탈출해서 멋지게 복수하며 재기에 화려하게 성공한 몬테 크리스토 백작처럼 살라고 풀네임도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라 지어줬는데 나한테는 그렇게 해줄 능력이 없어 좋은 가족이 있으면 언제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그런 좋은 가족을 찾는 것도 쉽지 않겠지..혹시라도 이 아이한테 마음가는 가족들 있으면 연락주고 많이 소문내 주는것도 대환영이다..보내는 조건은 사람이 늘 집에 있고 실내에서 케어해야하며 같이 놀 형제자매 강아지가 있었으면 한다..몬테는 두 살 남짓한 수컷으로 중성화는 안되어 있는데 나는 얘만큼 사람과 강아지 친구들에게 다정다감하고 애교많고 살갑고 착하고 순한 애는 본 적이 없다..무뚝뚝한 아들만 둘키우다 살가운 막내딸 하나 생긴 기분인데 실제로 우리집에 건장한 ㅂㄹ이 붙어있는건 이 녀석 하나 뿐이라는게 아이러니. 글이 끝도없이 길어져 과연 여기까지 다 읽은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혹시 다 읽었다면 내가 졌음ㅎ소중한 시간 내줘서 고맙고 내가 원래 주절대는 스타일이 아닌데 반려견들 이야기만 했다하면 겁나 글쟁이가 되더라는 변명을 하며 줄여본다ㅋㅋ덧붙이자면 글도 이렇게까지 횡설수설 못쓰는 사람은 아닌데 지난 몇 달간 얘네들 돌보느라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지금 또 산책을 나가줘야해서 마음이 급해 휘갈겨보았음ㅋㅋ문장을 다시 고치고 다듬을 정신도 시간도 자신도 없다ㅋㅋ몬테를 이미 너무 사랑하게 되어서 새로운 가족에게 웃으며 보낼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 몬테 좋은 가족 찾게 도와주라들ㅋ

※ 사진은 소농장에 있던 몬테와(그나마 똥을 치운상태) 우리집에 와서 얌전히 목욕하던 몬테, 의젓하게 앉아 차 타고 병원가는 몬테.
나머지는 상글방글 형아들과 함께ㅋㅋ 마지막은 심장사상충 치료받느라 며칠 입원했다 오늘 퇴원하고 힘든지 계속 누워자는 우리 몬테와 그 옆을 지켜주는 형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