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정유주를 팔았는데, 그거 믿고 샀다가 좌절한 친구들이 많을 것 같네요.


역시 단기적인 전망은 너무나 어려운게 시장인 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 할 이야기는 단기투자가 아니라 장기투자적 관점에서 왜 정유주를 사야하는지 설명하는 글입니다.


단, 원유를 예측하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고 틀릴 수 있음을 명심하시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20% 이내로 들고 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참고로 제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18%가 정유주입니다.)


1. 코로나 이후 상황


우선 유가상황입니다. WTI 중질유의 1년 차트입니다. 보다시피 3월 -37달러를 갔던 유가가 어느새 56달러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이는


1)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 감축


2)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생산투자 감소


3) 바이든 정부의 셰일오일 규제 우려로 인한 원유공급량 감소


등등의 문제가 있어서 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중에서 오늘 바라볼 것은 바로 2)와 3)입니다. 즉, 공급의 문제죠.


자, 원유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입니다. 

위의표를 보면 알겠지만,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은 하락합니다. 반대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오르게 되죠


사실 이 간단한 원리가 모든 시장을 지배하는 원리입니다. 다만 원유는 특성상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변수가 많은 것이 문제죠.


오늘은 수요와 공급만 보겠습니다(사실 다른 변수는 추측 불가임. 전문가도 모르거나 틀림).



위 기사는 국제 에너지 포럼에서 셰일오일과 석유 투자 저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유가를 안정화하려면 석유가스에 매년 25% 투자를 늘려야 하죠.


그럼 현실은?



2. 석유가스 투자 상황



아래 그림은 코로나19로 인한 에너지 수요 및 투자량 증감입니다. 우리가 주로 볼 것은 가스, 오일, 그리고 Energy investment, 즉 투자량입니다.



보다시피 가스와 오일에 대한 수요가 -3 ~ -8%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에너지 투자량 감소는 어떻죠?


무려 -18% 감소입니다. 물론 이것이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석탄, 석유와 가스를 모두 포함한 것이지만 현재 정책으로 봤을 때


가스와 원유의 투자감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위 글은 IEA(국제 에너지 기구)에서 발표한 에너지에 대한 전망입니다. 붉은 색 글씨를 보면 알겠지만, 미국 셰일산업은 석유 및 천연가스 수요 증가분의 60%를 충당하였죠.


그런데 이 셰일을 막는다면? 공급량 감소가 불보듯 뻔한 거죠. 이는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공급 투자가 무려 1/3이 축소되었고, 신재생 에너지 탄소배출제로 정책으로 인하여 이 투자량 감소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은 북미 E&P(exploration & production) 기업, 즉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담당하는 기업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네, 지속적인 저유가로 인하여 파산하고 다들 꺼려하고 있죠. 특히 BP나 더치쉘, 엑슨모빌까지 자사의 E&P 기업을 매각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 그림은 가장 탄소배출제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딥워터 호라이즌 사건때문에 영혼까지 10년째 털린) BP가 발표한 자료입니다.



빨간 박스로 표시한 그래프는 석유가스에 투자를 안할 경우의 원유공급량(좌측), 가스공급량(우측)입니다.


녹색은 다들 배째라하면서 탄소배출 감소 안하는 경우, 노랑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경우, 파란색 선은 탄소제로배출을 위해 미친듯한 노력을 하는 경우입니다.


자, 보세요. 어느 시나리오에서든지 공급투자가 없으면 석유가스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사실 인도와 중국, 신흥국의 저항으로 녹색과 노랑 그 사이 언저리에서 탄소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그럼 늘리면 되잖아? 무슨 문제야?


E&P가 쉬우면 기업이 안만들어졌죠. 예를 들어 봅시다.


심해 어딘가에 기름이 있을 거 같아요. 찾습니다. 그리고 몇달에 걸쳐서 원유량이 어느정도인지 파악합니다. 여기서 애초에 적으면 뚫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뚫어봤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깊어요.... 시추를 하는데 단가가 안맞아요. 그럼 어떻게 될까요? 폐기합니다.


이 작업을 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죠.그리고 이 개고생을 해서 겨우겨우 파도 수지타산이 안맞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사실, 하나의 유전을 발견하는데 3~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됩니다.


지금 엑슨모빌이 가이아나 유전을 찾은지 언제인데, 목표 적정 샌상 목표를 20년대 중반으로 잡을까요?


즉, 공급을 늘리려고 해도 최소 3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금액, 노력이 든다는 겁니다.



4. 결론


결국 현재 상황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1) 바이든의 정책과 친환경, ESG에 대한 관심이 역설적으로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2) 실제로 세계적인 석유 리서치 기업 '우드맥킨지'의 부회장인 'Tom ellacott'의 의견에 따르면, 2020년 말기에 이르러서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상황이 다시 발현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3) 원유가스 수요는 어떤 시나리오든 2030년~2040년에 절정을 맞이합니다. 심지어 탄소배출제로에 도전하더라도요.


4) 그런데 중요한 점은 친환경 에너지는 미래이고, 석유가스는 '현재'라는 점입니다. 당장 필요한 게 석유가스인데 이걸 어떡합니까?


결국, 원유발 '하이퍼 인플레이션'까지도 생각하는게 제 뇌피셜입니다. 그 시기는 2020년대 중반~ 2030년대 초반으로 봅니다.


그리고 사실 유가가 올초에 이만큼 오르고, 백신 보급도 원활한 만큼 3~4분기는 수익이 다시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정유주가 역사적으로 싼 시기, 투자하시겠습니까?



세줄 요약


1. 원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적어


2. 원유 공급 존나 힘들어


3. 2020년대 중반에 유가 오르고 수요도 건실하니 미리 쌀 때 사두고 잊는 거도 방법이야.



p.s. 글 쓰느라 힘들었는데 추천 좀 해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