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해변가에서 있었던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하나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하루아침에 천애고아가 됐으며, 사랑하는 부모님을 두번다시 볼 수 없으리라는 사실이었다. 


옴닉사태이후 불안해진 정세와 경제상황 탓에 친척들도 모두 하나를 맡을 수 있을만한 처지가 되지 못했다. 그나마 하나를 가장 예뻐해주었던 할머니 역시 아버지의 사망소식이후 시름시름 앓다가 이듬해 세상을 떠났고 하나는 그대로 고아들이 있는 기관에 맡겨졌다.


배우던 체조 역시 그만둬야 했다. 하나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기관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기까진 다시 제법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던 하나에게 말을 걸어준 한 친구가 계기였다. 


" 할일 없으면 게임 가르쳐줄테니까 게임이나 해볼래? 재밌어."

스타 6 발매를 2년 앞둔, 하나가 스타 5를 접하게 된 날이었다.  











" 사퇴하겠습니다."


" 송병구 협회장님! "


" 저는 순수한 그 마음 그대로 즐겼던 스타를 좋아한 것이지, 당신들 군사적 목적에 놀아나려고 프로게이머와 감독을 거쳐 이 자리 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

" 스타 5 시작부터 계획된 일이었습니다. 아니, 이제와서.. "


" 게임회사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블리자드가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게 놀랍군요. 제가 평생동안 좋아했던 게임회사라곤 생각하고 싶지 않을정도로요! 

게임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 하는 게임은 그런 것이 아니에요. 사퇴 뜻은 무를 생각 없습니다. "




병구는 거칠게 문을 닫고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병구는 2051년 무렵부터 수년간 협회장을 맡고있다. 오래 전 옴닉사태, 로봇들의 반란과 전쟁 이후 이스포츠 역시 큰 불황을 겪었다. 전세계가 전시태세로 돌입한 그때 대부분의 중소규모 스포츠들은 문을 닫아야 했다. 오버와치들의 진압이 한창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로봇으로 인한 소동과 사고가 더이상 대서특필할 만한 사건이 아니게 됐을 무렵 블리자드는 스타 4 발매이후 긴 침체기 끝에 스타 5를 내놓았다.


50년도의 일이다. 불행한 시대지만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 스타 5와 게임산업은 천천히 다시 일어섰다. 선두에 스타 5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5는 이전까지의 스타크래프트, 아니 여타 게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RTS 게임이었다. 


게임용 안경을 끼고 홀로그램을 통해 맵과 유닛을 3d로 구현하는 기술은 스타 4에서 부터 도입되었지만 스타 5는 한발자국 더 나아가 '영웅유닛'시스템 그리고 '뇌파 개입'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게임의 결정적 키를 쥘만한 영웅 유닛이 게임의 중반부 이후에 생산된다. 


이는 유저 자신이나 다름없다. 나머지 유닛들은 이전처럼 키 조작을 통해서 다룰 수 있지만 이 영웅 유닛은 게이머의 정신을 통해 컨트롤 된다. 영웅유닛 모드인 게임이있고 일반게임 모드가 있지만 아이들은 화려한 전투가 개입가능한 영웅유닛 모드를 보다 선호하는 듯 했다. 단순 상상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동작이나 집중력, 정확도 등에대한 정밀한 판단과 연상력이 요구되는 컨트롤이었다. 



또한 스타 5부터는 조작방식이 바뀌었다. 기존 키보드 방식으로도 조작가능하지만 마치 '사령관' 기분을 낼 수있는 듯한 전투조종실 느낌의 조작 패드가 마련되었다. 어차피 홀로그램 키보드로 띄우거나 하기에 새로 스타 전용 키보드를 살필요는 없었지만, 이또한 큰 인기였다.


병구는 처음엔 그저 기술력의 크나큰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스타 5가 흥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방송국이 자리잡고 스폰서가 붙었으며, 프로를 지망하는 아마추어들이 늘어났다. 감독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사업을 하고 있던 병구는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케스파 협회장 자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게되었다. 병구는 승낙했다.



그리고 다시 스타 리그는 흥하고있었다. 아무 문제가 없는 줄알았다. 오히려 불안한 이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한민국 국군에 기갑부대가 생겼다.



얼마 뒤, 폼이 떨어져가던 20대 후반의 게이머 몇이 갑작스레 은퇴를 하고 기갑부대로 입대를 결정했다. 커뮤니티에서는 처음들어보는 부대이름에 모두들 어리둥절했다. 인공지능 로봇부대는 있엇지만 인간이 로봇에 '타는' 부대의 신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병구는 한 팀의 감독일을 맡고있다 은퇴한 민수에게 연락을 받게 되었다.


 ' 여보세요.'


 ' 형 그얘기 들었어요? "

 
 ' 깜짝이야. 오랜만이다. 민수야. 무슨일이야. '


 ' 새로 신설댄 기갑부대 얘기.'


 ' 그래.. 거기 이번에 은퇴한 애들 많이 들어갔던데. 사람이 부족한가. 왜그리 위험한쪽으로...'



 ' 그거, 조작 방식이 스타 5랑 엄청 유사하대요. 우리 팀에있었던 애 한명도 직업군인되어서 그쪽 부대로 이동했는데.... 

 스타 5 전용 키보드 있죠? 기갑병 내부 조종 생김새도 그거랑 거의 똑같다고..  스타 잘하던애가 잘 다룰 수밖에 없다던데? 


다른 나라에도 갑자기 기갑부대 우후죽순 생겼대서 봤더니... 대부분 게이머한테 컨택가고 있다고 찌라시 떴어요. '



 ' 뭐? '


 

 '.... 이거 완전 군인 육성 시스템 아녜요, 스타? ' 





병구는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충격을 느꼈다.















병구안죽었다. 친아빠가 아니라는 설정임 

설정은 예전에 드론 조종에 게임 잘하는 애들이 유리하다는 얘기 + 어릴때봤던 만화 엔젤릭레이어 살짝 짬뽕

어쩐지 산으로 가는 거 같지만 아무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