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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키가 넘어간지 얼마나 됐지?”


“2주정도 되었습니다.”


“......”


드림은 이노베이션의 눈치를 살폈다. 이노베이션은 눈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민철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병실에서 나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민철을 찾아와 언제나 깨어날까 살펴보는 이노베이션의 근심을 드림도 잘 알았다. 이대로는, 너무 위험하다. 사령부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이노베이션의 반대세력은 눈에 불을 켜고 소울키의 시체를 찾고 있었다. 분명 탄환은 맞았는데, 저그들이 득달같이 달려오는 통에 시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소울키가 멀쩡히 살아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니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노베이션의 동맹군, 소울키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이 상황에서 민철의 존재를 들키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노베이션은 예상하기가 어려웠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민철의 목숨이 위험해질 것이다. 그리고, 만약 민철이 죽으면 소울키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가장 좋은 건 소울키가 그냥 돌아오는 걸텐데요.. 왜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이노베이션의 뒤를 따라 병실에서 나오며 어린 부관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민철이 깨어날 때까지 아마... 돌아오지 않을 거야.”


“역시 지친 걸까요?”


드림의 말에 이노베이션은 특유의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소울키에게 그렇게 말했다가 바로 사과했던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곳에서 김민철로 살아가는 것 역시도 소울키에게는 의무이며 싸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김민철은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노베이션의 말이 이해가 잘 안 갔는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던 드림은 그냥 민철의 이송을 제안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옮길만한 병원을 찾아보겠습니다.”


“아니, 나도 생각해둔 데가 있어.”

 





“그 하얀빵 같은 새끼는 왜 김민철을 안 내놓는 거야!”


라이프의 찰진 테란어 구사력에 솔라가 감탄하며 맞장구쳤다. 회의 개념이 없는 꼬맹이들은 내버려두고 수는 팔짱을 낀 채 고민하고 있었다. 민철의 신변에 문제라도 생기면 소울키에게도 어떤 영향이 갈까 그것이 제일 걱정이었다. 테란군 사령부는 너무 위험했다. 그래서 별과 함께 이노베이션의 사령부에 방문해서 민철을 데려가려 했으나 수차례 실패했다. 


이노베이션이 민철을 쉬이 내놓진 않을 것이라 예상하긴 했다. 표면적으로는 테란군의 의료기술로 관리하는 게 안전하다고 했지만, 그것뿐이겠는가. 이노베이션은 기본적으로 타 종족을 믿지 않았다. 소울키와의 동맹도 어찌보면 기적에 가까웠다. 그는 분명 민철을 내놓는 순간 저그에게 공격받으리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뭐, 아주 오해는 아니야. 난 이노베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소울키를 봐서 가만히 있는 거긴 해.”


“저도요.”


수의 말에 별이 맞장구쳤다. 그리고 둘이 거의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우리 그냥 쳐들어가서 데려오자!”


이거 정말 라이프 말처럼 강수를 둬야할지도 모르겠군. 라이프의 말은 전술전략 관련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수였지만, 소울키를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방법이 없지 않은가 싶었다.


“아니면 우리가 저쪽 세상으로 넘어가서 그 하얀빵이랑 똑같은 애를 데려오는 건 어때? 소울키랑 똑같은 애가 있으면 하얀빵이랑 똑같은 애도 있겠지?”


“좋은 생각이긴 한데...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네 로그.”


소울키의 공백을 오롯이 메우고 있는 수가 피곤에 쩔은 눈으로 로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노베이션이 민철을 어디론가 이동시키긴 할 겁니다. 내부에도 적이 많으니까요. 민철의 안전을 보장하기 점점 힘들어지겠죠.”


“나도 그 생각 하고 있었어. 근데 언제 어디로 이동시킬지가 감이 안 와서 말이야. 그걸 알면 우리가 그냥 지켜보든 중간에 기습을 하든 판단을 내릴텐데 말이지.”


“군 내 세력 다툼과는 전혀 관련없는 곳으로 옮기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 자신과는 연결이 되어있어야겠죠.”


“적당한 후보를 알고 있긴 한데...”


별과 수의 대화에 로그가 손을 번쩍 들며 끼어들었다. 어느새 저글링이랑 노는 데 정신이 팔린 라이프를 제외하고, 모두의 시선이 로그를 향했다. 우리도 다 아는 테란이지. 


“제4의 종족 꼬맹이 말이야.”






“우리가 중립지역이긴 하죠..”


소울키와 똑같은 얼굴에 마루는 흥미로워했다. 이노베이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겉보기엔 작고 어린 소년이지만 그는 테란군령 최고의 용병부대를 이끄는 부대장이었다.


“환자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합니다.”


큐어가 민철의 몸 상태를 체크한 후 마루에게 보고했다. 이어 마루가 손짓하자 병사들이 민철을 의료선에 태웠다. 의료선은 바로 하늘로 떠올랐고 이 모든 과정은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드림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노베이션을 힐끔거렸다.


“믿을만한 겁니까?”


“글쎄, 하지만 저그가 보기에는 나보다는 믿을만하지 않을까? 나도 저그보다는 믿을 수 있고 말이야.” 


그야말로 중립지역, 제4의 지역이었다. 이노베이션의 사령부보다는 안전하고, 타 종족진영은 아닌 곳 말이다.


“하지만.. 마루는 소울키에게 감정이 좋지 않을 텐데요? 그의 부대원들이 소울키에게 좀 많이 희생되었어야...”


“걱정 마, 어려보여도 그는 프로니까.”






“큐어..”


“왜 그러십니까 대장님?”


“나 얘 한 대만 때리면 안 될까여...?”


“안 됩니다.”


민철의 옆에서 마루가 빼애애액거렸지만 큐어는 단호했다. 부관이 안 볼 때 괴롭힐 거라면서 으름장 놓는 상관을 보며 큐어는 차라리 민철을 프로토스군에 넘기는 게 안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