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자는 야앵이라는 분이다



어차피 국정화된다고 해 봤자 그냥 대부분의 검정교과서들에 비해 박정희 사진 몇장 더 들어가고 김일성 사진 좀 빠지고 김대중-노무현 지금보다 좀 더 부정적으로 다루어지고 이런 식으로 바뀌고 끝날 게 뻔한데 '역사왜곡' 운운하며 지랄하는 꼬라지가 참 웃기다.


아니 그냥, "한반도는 1894년까지는 중국의 속방이었다가, 청일전쟁의 결과로 잠깐 독립한 다음 러시아 응딩이 뒤에 숨어서 제국놀이 좀 하다 1905년 러일전쟁과 일본-미국간의 합의(가쓰라-테프트 조약)로 이후 40년간 일본의 영향권 안에 있다가,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의 결과로 한반도 남쪽은 미국의 영향력 안에 들어갔으며 지금까지 그 안에서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로 정리될, 고도성장 이전까지만 한정한다면 기실 키르키즈스탄이나 체코슬로바키아급의 역사에 불과한 걸 가지고 왜이리 다투는지 모르겠다. 한반도 역사를 언급하지 않고도 세계사 서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한국사는 세계사적으로 별 가치가 없다는 방증일진데...


그리고, 교육의 다른 관점을 본다고 해도, 이미 국민교육 내지는 민족교육은 세계화, 탈민족화 시대인 지금 시대착오적이 된 지 오래이고, 대중의 역사인식은 학교나 학계가 아닌 언론과 문화계가 이끈 지 오래인데, 솔직히 교과서를 좀 바꾼다고 해서 별 영향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게 다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인식의 다양성은 학교당 하나씩 선택되어지는 교과서가 아닌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수업 자료를 만드는 각 교사가 제공하는 것이고, '너무나 객관적으로 만들어진' 수능시험의 존재 때문에 결국 출판사가 몇 개든 간에 어차피 국사교과서의 내용은 대동소이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국사 자체를 폐지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국민교육이 의미가 없어진 지금, 오로지 어떤 일이 있었고 그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를 배운다는 관점에서 역사를 접근해야 한다면 당연히 자국 중심적인 역사교육이 아닌 주변국들과 주고받은 영향이 종합적으로 다루어지는 역사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사 대신 조금 더 탈민족적인 동북아사를 종합해 과목을 만들어서 가르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아침드라마와 다를 게 없는 왕사나 '현 대한민국 1%의 삶'과 다를 게 없는 귀족-양반사 대신 사실에 기반하여 일반 백성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삶의 변화가 있었는지, 개선되었거나 악화되었다면 그 이유는 동시기의 어떤 경제적 변화 때문인지, 그래서 우리는 그런 것들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과거는 양반이나 왕족들에 감정이입이 되어 바라보면서도 현재는 그에 대응되는 '대한민국 1%' 내지는 '기득권층'에 대해 증오의 눈길로 바라보는 대다수 시민들의 이중적 관점이 없어지지 않겠는가. 그 대신 과거의 쌍놈들과 현재의 일반 서민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되어야 비로소 지금 대한민국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왜 소수 기득권층뿐만이 아닌 모두에게 소중한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 더불어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지는 피해망상적 역사관 - 우리는 이렇게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데 그저 중국과 일본인들이 나쁜 놈들이라 지금껏 괴롭힘을 당한 것이니 우리 역시 그에 대한 보복으로서 그들에게 좀 경우없게 대해도 된다 - 역시 고쳐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더 불어 진짜 '다양한' 역사관이 학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면, 역설적으로 국사가 수능에서 빠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결국에는 수능을 위해 공부하므로 여유가 없을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 시절이므로, 비록 다양한 역사관을 배울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수능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에 초점을 맞춰 다른 건 다 쳐내고 공부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공부 안 하는 놈들은 어차피 안하는 것이었으니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든 노상관이고). 물론 국사가 수능에서 빠지면 더더욱 고등학교 시절에 다른 과목에 투자할 시간을 아껴 굳이 국사공부를 할 이유가 없어지므로 딜레마가 된다. 그렇기에 다양한 역사관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 배우도록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