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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풀썩! 카톡! 푸하하하하! 폰 끄는 소리...

오늘 예당 3층 올라가자마자 여길 봐도 어르신, 저길 봐도 어르신 사방이 어르신어르신해서 아 오늘 위험하다...했는데 

왠걸, 오늘 관극 분위기는 그 어떤 때보다도 덕덕했다. 

근데 미도롯데 주저앉고 나서 생각지도 못하게 울려오는 카톡 소리에 어르신들 봉인 풀려서 오블에서 웃음 다 터지고 덕존에서는 싸늘한 기운만이..

내 옆에 관객 휴지 들고 조용히 훌쩍이며 보다가 그 순간 본인도 어이터졌는지 작게 육성으로 짜증내고.....

급하게 핸드폰 끈거 보면 지도 당황했겠지 나는 웃음도 안 나오고 화도 안 나오더라 어이가 터져서ㅋ

오죽하면 나가는 길에 어르신이 어이없어 하더라구. 하필 그 타이밍에 절묘하게 카톡이 울렸다며.


오늘도 엄베르는 참 많이, 저러다 눈물 다 마르겠다 싶을 정도로 많이 울었어. 

그래서인지 오늘 유독 대사칠 때나 넘버부를 때 평소보다 잡음이 많이 섞이더라. 

뭐였을까나 1막 마지막 내 발길에서 뭔가 씁은 아닌데 '스으~'하는 소리의 지분이 좀 있더라구. 

게다가 초반 어쩌면 이발길 때 목이 좀 잠겨있는 거 같아서 추워서 감기인가, 레베카랑 병행하느라 목이 안 좋은가 했는데 울면서 부르지 않는 넘버나 2막 때는 또 멀쩡하고.... 

평소에도 충분히 잘 울고 있으니 대사 칠 때나 넘버 부를 때 지장받을 만큼 울지는 말아주길, 엄마는 좀 덜 울어도 됩니다. 

오늘 평소보다 많이 울었지만 그래서 인가 1막 마지막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이 정말 인상적이더라. 

이번 시즌 들어 그 넘버에서 저음에 힘을 실어 강조하다가 바로 울음섞인 애절함이 돋보이는 음색과 감정의 변화가 넘나 잘 드러난다 싶었지만 

오늘은 너무 울다 못해 마지막에 목이 너무 메인 나머지 '발길을 뗄 수가 없으면~'을 '없. 으. 면'을 꾹꾹 눌러가며 단음절로 힘겹게 내뱉는데 엄마 올ㅋㅋㅋ

신기한게 엄베르는 두시간 내내 참 많이 우는데 공연장 나오면서 내 머리 속에 남는 엄베르의 이미지는 자살하기 전에 해맑게 웃음짓는 모습이야. 

아마 최선을 다해 롯데를 사랑하고 롯데에게 애원하고 롯데에게 절망하면서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눈물과 함께 쓸려보내서 

해바라기를 내려다볼 때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진 듯, 후회하지 않는 듯 싶었어. 

어쩌면 불행한 것은 세상을 떠난 베르테르가 아닌 남겨진 사람들이겠지. 

사람의 죽음을 주변에서 많이 보는 사람들은 자살한 사람의 주변 사람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절대 자살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베르테르는 참 이기적이야.


미도롯데는 감정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솔직하고, 문학적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영리한 사람인가 싶다가도 

자기 자신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헛똑똑이 같은 롯데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주저없이 우산을 씌워주고 클롭슈톡의 시와 자신의 초상화에 감동하고 꽃을 뒤에 숨긴 채 쓸쓸히 떠나는 베르테르의 뒷모습을 보며

당황하고 쓸쓸해하다가도 금방 알베르트 해바라기 모드로 돌아가. 

그래서 보는 나는 롯데가 베르테르와 통하긴 했지만 알베르트 오면 바로 지워질 수 있는 정도의 유대감이었나보다 싶다가도 

2막 때 또 쓸쓸해하고 나무인형에게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고싶어 하는 미도롯데를 보면 대체 저 분의 심리는 뭔가....싶단 말이지. 

그래서인지 다만 지나치지 않게에서 매우 내적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롯데이기도 해ㅋ 

누구 눈에는 구질구질해보일 정도로 매달리는 베르테르에게 담담하게 아픈 상처만 남겨줄 뿐이라며 내치다가도 

또 베르테르가 떠난다니 다만 지나치지 않게 자기를 만나달래 어쩌라는건지ㅋ

롯데를 보고 있다보면 나도 여자지만 저래서 여자 마음이 갈대라고 하는구나 싶어. 롯데가 꿈꾸던 남사친, 그거슨 바로 세상에 있을 수 없고 넘나 어이없는 신기루 같은 것...

그런데 이전부터 계속 궁금했는데 자석산의 전설 연극 끝나고 미도롯데 표정이 왜 후련해보이지 않는지 아는 사람 있니...대체 그 순간 미도롯데의 심리는 뭐죠?


문알베는 간만에 봐서 반갑더라고. 콧소리는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공연 초반에 봤을 때보다 목상태는 훨씬 나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 

이전에 볼 때는 취향 아닌 콧소리+안 좋게 들리는 목상태에 솔직히 괴로웠거든. 

롯데와 러브러브모드일 때 문알베의 느끼함에도 적응이 된건지 이제 문알베가 평소보다 더 많이 보이더라. 

문알베는 베르테르 자살 소동 후에 짐작만 했던, 자신이 일어나지 않길 바랬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에 대해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 느낌이었어. 

법관으로서의 위엄과 권위보다는 남자로서의 당혹스러움이 더 많이 보였던 거 같아. 

성욱카인즈는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초반에 발랄한 모습 잘 살리고 좋은데 괜찮아요에서 감정을 터뜨려줬으면, 애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


나는 구원과 단죄 볼 때마다 베르테르가 속터지게 근거도 없이 알베르트의 인정에 호소하지 않고 

화훼농장 마님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으면 카인즈는 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대체 화훼농장 나님은 자기 지키려다가 애가 죽어나가게 생겼는데 입 꾹 다물고 있나...좀 화나기도 합니다ㅋ

애초에 베르테르가 카인즈를 변호하지조차 않았다면 카인즈도, 베르테르도 가장 최악의 마무리는 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아마 베르테르가 발하임에 오고 나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후에 발하임은 예전의 발하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알베르트가 처음부터 베르테르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는 말에 경악한 오르카는 이제 예전처럼 알베르트와 롯데를 대하지 못하겠지. 

카인즈 뿐만 아니라 베르테르마저 잃은 발하임에서는 한동안 꽃파는 처녀를 볼 수 없었겠지. 

오늘은 유독 떠난 사람들보다는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더 마음이 쓰였던 관극이었던 것 같아. 


엄마는 우체부 앙의 씽크빅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체부앙은 지난 번 따발총에 이어 오늘은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고 들어갔는데 

엄마는 언제까지 어퍼컷 세리모니를 고수할 건가요ㅋ

그리고 구음감님이 베르테르한게 몇년인데 뭘 새삼스럽게 잘해내었도다래 어련히 알아서 잘하실까ㅋ

앙상블들 인사할 때 뒤에 리프트에 앉아서 미도롯데 보면서 뭔가 치즈가 늘어지는 제스쳐를 하면서 수다 떨던데

오늘 유독 많이 우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설마 콧물이 늘어졌다고 하는건가...침이 늘어졌다고 하는건가....

미도롯데는 깜찍하게 한쪽 다리 들고 문알베 볼에 뽀뽀하고 손잡고 퇴장했고 성욱카인즈는 오르카 누나한테 볼에 뽀뽀해달라고 도발하다가 

오르카 누나가 덥치려고 하니 식겁해서 도망감....ㅋ

암튼! 오늘 공연도 참 좋았다! 카톡소리 빼고는 2막 마지막 얼어붙은 발길에서 엄마의 표정도, 목소리도 좋고 

그 흔하던 기침소리, 훌쩍이는 소리 하나 없던 클린한 마무리였음!


ㅎㅈㅇㅇ 베르테르와 카인즈의 젊은 날이 행복했기를, 발하임의 남겨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불행하지는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