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뭔가 좋아하는게 아주 많아서 취미생활들을 하다보면 진짜 24시간이 부족하다. 진심 회사가 내 덕질을 방해하는 느낌임.

공연도 정말 열심히 보지만 수예, 종이공예, 음악쪽도 집요하게 파는 다방면 자랑스러운 더쿠야 ㅋㅋ

... 하지만 나만의 비밀. 가족한테도 굳이 말하지 않고 그냥 혼자 재미지게 살고 있지.

 

 

오늘 외출했다 귀가했는데 엄마가 어떤 TV 프로그램을 레알 열심히 보고 있는거야.

그 TV프로그램은 어떤 중드였어. 요 몇주간 거실에 나가면 언제나 그 중드가 플레이되고 있었지 ㅋㅋ

마마님은 그 중드를 보고 또보고 보고 또보고 보고 또보고 보고 또보고...

 

엄마.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왔음.

알고 있음. TV앞에서 비키셈. 안보임.

뭔데 글케 재밌음?

랑야방. 초대박임. 미침.

 

랑야방의 잘생긴 주인공에게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한 자세로 나를 훠이훠이 내쫒는 엄마의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문득 깨달음이 밀려옴.

 

 

우리 엄만 아주 예전부터 중국을 정말 좋아했어.

엄마가 중학생 시절, 여중생 교복 입고 혼자 당당하게 영화관 가서 이소룡의 콧소리와 발차기에 두손을 발발 떨었고

대학교를 사학과(동양사) 전공으로 들어감 ㅋㅋ

결혼 후 이연걸이 뜨자 애(나)가진 몸으로 남편 끌고 저건 꼭 영화관 가서 봐야한다며 황비홍시리즈 섭렵.

애(나)가 초등학교 들어갔을 무렵, 슬램덩크 만화 비디오와 이연걸 소림사 시리즈 1+1 대여. 애는 슬램덩크 다 보고 나선 소림사도 강제 시청. (기억남..)

애는 중딩이 되었고 비디오대여점 셔틀 시작. 그때 당시 범람했던 비디오대여점의 모든 중국영화 코너의 목록을 다 외우게 됨...

다른애들이 디카프리오 옵빠 얘기로 재잘거릴 때 난 한쪽에서 주윤발과 장국영 필모 강제암기.

애가 성인이 되자 중드 다운로드 셔틀 시작(...) 미드를 좋아했던 아이는 한쪽창엔 내 미드, 다른 한쪽창엔 엄마용 중드 동시 다운 스킬 시전...

 

그래.....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이 마마님....... 더쿠 오브 상더쿠 아님??

이소룡 정무문 보겠다고 1970년에 여중생이 교복입고 혼자 영화관 꿋꿋히 가서 앞줄에 앉겠다며 아저씨 비집고 들어가 중블 중앙 꿰차더니

대학전공 동양사 ㅇㅇ

애 낳고, 그 애가 시집갈 나이가 된 57세 아줌마가 이젠 한쪽손엔 외장하드, 한쪽손엔 USB지원 TV를 끼고 애 다운로드 셔틀 시켜가며 한국에 수입도 안된 온갖 중드 섭렵.

 

......

 

 

 

 

소파에 앉아 랑야방 주인공의 눈짓에 일희일비 동공지진을 일으키고 있는 엄마 옆에서...

나는 조용히 위와 같은 생각을 정리하며.. 덕NA는 진정 피에 새겨진 유전이었다는 큰 깨달음을 얻고 있었는데(진지),

외출했던 아빠님 귀가.

 

나님: 아빠, 다녀오셨어요~

아빠: 헉. 이거 랑야방이야? 지금 이거 몇회야? 에헤이! 앞에 놓쳤다!!!

나님: 헐. 아빠도 봐여?

아빠: 야. 나 이거 본다고 어제 회사도 안갔다!!!

 

 

 

............... 아빠도 더쿠였다.

 

 

(((((((나, 미래의 내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