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올렸던 아이들은, 우리집에 우연히 들어온 어미 녀석이 낳은 아이들. 녀석들을 다 입양 보내고 어미는 홀연히 창문을 열고 사라져버렸고.. 나는 차마 용품들을 치우지도 못한채로 살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친구에게 전화가 온거야. 집 앞에서 며칠째 울던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자기네 집은 푸들이 있어서 안되겠으니 내가 맡아달라는거지. 전화기 너머의 삐약삐약 소리와 우리 애기들과 쏙 빼닮은 외모.. 나는 기꺼이 알겠다고 했고, 친구 부모님이 애기 예방접종, 건강검진에 사료도 오가닉으로 사다주셨어.. 애기가 워낙 예뻐서 금방 갈 곳도 정해졌고.. 우리 애기들 키울 땐 새주인이 이름을 지어줬으면..하는 마음(+이름 정해도 구별 못함ㅋ)에 안지었는데 이 아이는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는 뜻으로 만별이라고 지어줬어.. 정말 예뻣는데.

일주일 정도 우리집에서 지내다가 드디어 입양을 갔어. 그런데 그날 새벽 4시쯤? 그날 따라 상실감에 잠을 못자고 있는데 문자가 오더라구..아가가 지금 범백으로 사경을 헤맨다고...우리집에 있을 때 많이 마른거 빼고는 건강에 이상이 없어보이는 녀석이었는데.. 심지어 건강검진도 받았고.. 의사 선생님 말로는 잠복기에는 검진에 안걸리는 겨우도 있다더라.. 나는 문자를 받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결국 아이는 무지개 다리 건너..

그 날 이후로 왜 이름을 만별 이라고 지었을까 하고 스스로를 얼마나 탓했는지 몰라. 그냥 아가들 사진 올리면서 칭찬 듣다보니 이 아이도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많이 사랑 받고 자랐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 부디 길고양이들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 모두가 깊은 책임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봐서.. 이런 슬픈 일이 없었으면.

사진은 아이를 처음 발견했을 때 친구가 보내준 사진, 우리집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입양 가서 "이렇게 있어요~"하고 받았던 만별이의 마지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