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불호에 가까워. 그렇다고 다 불호는 아닌 호도 좀 있는 불호쪽임..


극을 보면 보통 호면 호, 불호면 불호인데 지금까지 이런걸 벗어나서 

개인취향적으로 오묘했던 극이 몇 개가 있는데 그 몇개가 전부 지루하지는 않는데 노잼이다 싶어서

오묘하다 싶었는데 오늘 오케피는 중간 중간 빵빵 잘 터지는데 지루함...


보면서도 희안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중간에 터질 수도 있는데 내내 지루할 수도 있다는게 희안했어....



극은 그야말로 일본식 드라마였어. 한때 일어 공부 좀 하겠다고 일드 보다가 방바닥을 몸서리치며 

굴러다녔던 요소가 2막에서 마구 펼쳐지던데 너무 힘들었음.




그리고 우선 유치하다 느꼈던 점은 오케피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뮤지컬 제목은 보이밋걸이라며.

그런데 여주인공 혼자 아주 패악질을 부리며 오케피와 대적하고 있음.



기분이 별로였어. 차라리 여주 원탑극이라고 설정을 하던가. 원탑극도 아닌 멜로 뮤지컬 같던데 왜 거기서

신경질적이고 스타병 걸려서 착하고 인간적인 오케피를 달달 볶는 일본 만화의 '모두의 타도해야 할 악당'으로

나오는걸까. 그마저도 일본식 악녀 그대로 표현되었더라고 ㅋㅋㅋㅋ 아 유치 ㅋㅋ



이 악녀로 인해 흩어져서 전개되던 에피들이 통일되고 결국 인간 승리 드라마가 펼쳐짐. 



난 솔직히 이 극작가한테 좋은 평을 줄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오는 '관객은 신경쓰지마' 대사들. 이것도 기분 정말 별로였다 ㅋㅋㅋㅋㅋㅋ

계자 마인드 쩔어요 ㅋㅋㅋㅋㅋ 실수야 할 수 있어. 근데 오케피 단원들은 그게 너무 당연해.

프로들이라서 실수 한두번으로 신경쓰다가 더 큰 실수 하느니 빨리 대응하겠다는 그런 마인드를 혹시 보여주려고 했던걸까?

하는 오지랖을 떨어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극 안에서는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서로 옹호하며 단합하는 모습이야.



오케피 실상을 보여주는거니 그럴수야 있지. 나라도 내가 단원이었으면 '아 신경쓰지마.' 하긴 했을거야.

근데 그게 아름답게나 혹은 아무렇지 않게 그려지는건 좀 아니다 싶었어. 



예로 경찰 드라마가 있어. 찌들대로 찌든 선배들을 보며 분노하며 혼자 정의를 실현하려다 실수하고 좌절하는데

찌든 선배들이 각잡고 나서서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나름의 프로의식을 보며 멋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건 찌든 선배들이 어떤 각잡고 나서서 그래도 우린 프로야. 우리가 일할 땐 제대로 일한다! 이런 모습이 전혀 아님.



1단계 : 여배우가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징징대는거에 맞춰주는 모습 - 시달리는 모습 보여줌.

2단계 : 그러다 오케피 단원 가족이 와서 컨닥이 지 맘대로 한 넘버의 주 악기를 바꾸고 곡도 어레인지함. - 대항하는 모습

3단계 : 여배우가 히스테리 부리니 단호하게 그걸 끊어버림 - 환호하고 응원하는 오케피팀 - 악에 대한 팀의 승리


이게 오케피 줄기를 크게 엮어나가는 사건임. 그런데.



1단계에서는 여배우가 직장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있긴 하지. 얼마나 이게 현실성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2단계는 난 오케피팀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배우와 오케가 함께 일하는건데 정작 노래해야 하는 사람이

아무리 음에 영향 없어서 악기가 바뀌고 곡이 어레인지 되면 무대에서 당황을 안할 수가 있나 ㅋㅋㅋㅋ 더구나 녹화도 아니고

현실이라면 실제 공연이잖아. 똑같이 무례한거 아닌가.



근데 그게 정말 휴머니즘으로 표현이 됨. 그리고 실수할 수도 있는데 적어도 실수는 실수로 인정하고 나아지려는 일말의 노력이라도 해야지.

적반하장식으로 관객을 왜 신경쓰냐고 하고 넘어가고 실력 안되는 피아니스트가 따뜻하다는 이유로 같이 일해야하고 그러니

실수해도 넘어가란 식으로 나옴 ㅋㅋㅋㅋㅋㅋ 극중 그 극을 보러간 관객들은 무슨 죄로 돈내고 허구헌날 틀리는 오케를 들어야 하나.

그 극의 회전문러들은 'ㅅㅂ 오늘도 오케 또 틀림. 이 생퀴들!!' 이러고 있을텐데 ㅋㅋㅋㅋㅋ



위플래쉬였던가. 그 영화의 진짜 메시지는 경쟁시대 속 치열함이 아니라 완벽해지기 위한 뮤지션의 광적인 모습이라고 하던데

오늘 보면서 그게 많이 떠올랐어. 그 영화에서 정말 사람이 미쳐갈 정도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완벽이던데

이게 실제로 재즈 뮤지션들 현실이라고 하더라고. 현실 냉혹한 세계라고. 



일반 직장도 냉혹하게 일하는 사람도 있고 널널하게 일하는 사람도 있듯이 뮤지션이라고 누구나 완벽을 추구하지는 않겠지.

이 극 속 오케피도 그냥 우리네 일하는 모습 같아. 똑같은 직장인들의 모습.



출근했으면 바로 퇴근하고 싶고 상사가 짜증부리며 일거리 만들면 욕하고 뭣도 모르는 신입이 일에 대한 열정으로 이것저것 

귀찮게 굴면 '야, 야 하지마' 하며 치워버리고 싶은. 근데 문제는 여기서 오케의 고객이 바로 관객이 된다는거 ㅋㅋㅋㅋ



그냥 직장 드라마도 내내 널널하게 일하다가 자기들끼리 상사 골탕 먹이고 무슨 생산성 없이 이야기를 끝낸다면 웃기긴 할테지만

딱히 뭔가 남는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 적어도 무슨 대외적으로 일을 해내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든, 자기들 꿈을

찾아 이루던지 해야 드라마가 만들어질텐데 오케피는 크게 놓고 보면 일에 대한 보람이 아닌 여배우 골탕 먹인걸로 갈등이 해소가 되는걸로 보여.



오케피의 주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계, 그 사람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그런거라도 잘 드러나야 하는데

정작 다들 한단계 성장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난 그냥 일상에서 내 친구가 어제 고민하고 있던 문제를 오늘은 이렇게 해야겠다고

말하는걸 듣는 대수롭지 않은 기분이었어.



바이올린 - 남편하고 헤어진 이유가 자아를 찾기 위함이다란 어떤 갈등도 명확하지 않고 자아에 대한 열망도 크게 나타나지 않음.

             자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니 혼자 살겠다는 말에 무슨 성장이나 자유도도 느껴지지 않음.

하프 - 자신의 실체를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서 고민인건가? 고민의 주 내용이 뭐냐 싶음. 남들에게 자신의 실체를 나타내는 노력도 보이지 않고

        정작 넘버에서나 그 고민이 나타나지 실제 고민내용은 잘 없음. 그리고 결국 트럼펫하고 어쩌고 싶은건지도 지지부진. 


나머지는 그냥 일상 에피 수준. 자기 성격 그대로 가지고 감. 성장 요소고 뭐고 그냥 에피소드격 이야기들.




그러다보니, 무슨 박수쳐줄 성장이나, 단합, 성취 같은 어떤 포인트도 못 느끼겠고 인물들의 이야기에 공감도 되지 않고 그들이 환호할 때

쌩뚱맞은 기분마저 느끼면서 보다 보니 중간에 아무리 터지는 개그 포인트가 있어도 긴 시간 지루함만 남는 것 같다. 더불어서 기분도 약간 찝찝 ㅋㅋㅋㅋ 



개그 포인트는 범럼펫이 거의 다 살렸던 것 같고 만짱이 아내와 이야기할 때 찌질미가 감초처럼 재미있었음. 나레이터 역이다 보니 

전체를 주무르며 가야 하는데 거기 특화되어 있는 것 같았어. 주희 배우는 어투만으로도 재미있었지만 내용상 다른 배우들 거드는 역할이라

크게 앞으로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아서 아쉬웠음. 린아는 보기만 해도 흐믓할 정도로 예뻤는데 연기도 캐릭터에 잘 맞았고 노래도 넘 좋았음.

범사마는 정말 중후하고 멋있었는데.... 노래가 진짜 개취로 성대가 아까웠어 ㅜㅜ 범사마 넘버가 3개였던 것 같은데 그 중 2개가 매우 긴데

개취로 저절로 눈이 감기는 지루한 80년대 감성의 노래였음. 그 노래를 꿀처럼 잘 불러주시니 자장가처럼 잠들고 싶던.. ㅠㅠ



뮤지컬스러운 노래다 싶었던 것은 몬데몬데랑 린아가 부르던 2막 곡. 딱 이거 두개였고 젤 기억에 남았어. 왜 기사가 먼저 연극 같다고 했는지

알 것 같은 넘버들이었음. 



등장인물들 이야기가 산개되는 방식이 자칫하면 극을 어지럽게 만들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연결되던건 좋았음. 다만 2막 갑자기 오보에 솔로

나오는건 정말 뜬금없이 느껴짐. 길기도 너무 길고. 하여간 그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냥 시청하는 기분이지 동감되거나 감정들 하나 하나에 몰입되는건

아닌데다 나중에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여들며 매듭지어지는 방식은 결국 꿈이고 나발이고 그냥 여배우 타파여서 정말 별로. 



주변에서 정말 잘 터지던데 난 오늘 이 극을 보면서 왜 황정민 아재가 회전문러들을 믿지 않는다 한 것인지 알 것 같았어.

극에 대한 분석과 고객층에 대한 분석이 철저히 되었던 것인 듯. 화낼 일이 아니었구나..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이었구나 했다 ㅋㅋㅋㅋㅋㅋ



회전은 정말 못 돌 것 같은데 배우들 보고 싶어서 간간히 보기는 할 것 같아. 배우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다 훌륭하고 좋음. 

아마 황컨닥도 믿고 봐도 될 것 같다. 피할 캐슷이 없이 좋기는 한데 극 자체가 오션스일레븐이 아니다 ㅠㅠ



근데 이거 머글들한테도 통할까 싶더라. 머글들이 이걸 보고 가서 입소문 낼 것 같지는 않던데... 머글들도 뮤지컬 하면 기대하는 어떤 전형적인

모습들이 있는데 이 극은 그런게 거의 없는데다 일드 감성, 개콘 감성 안좋아하면 마찬가지로 지루할 것 같아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