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저번에 쓴 글이 어찌해서 개념글 갔는데요. 요즘에 26,27,28,29살 등등..20 후반에 폴리텍 가면 어떻냐는 글이 부쩍 늘어서 경험담을 쓰고자 합니다.
양질의 정보와 조언을 원한다면 공기업,대기업 취직한 분들의 얘기가 가장 좋겠지만,
저처럼 다른거 하다가..혹은 놀다가 20대 후반에 유턴해서 폴리텍이나 전문대 가려는 분들이 읽고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답은 아니고 절대적으로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시발 저번에 글 너무 자세히 썼다가 한번 신상 저격당했는데, 그거 감수하고 제가 했던 고민을 지금 하시는 분들을 위해 그냥 또 씁니다.
얘들아 형 누군지 알아도 제발 게시판에 저격하지 말고 카톡남겨라..

저는 27살 1월까지 총 3년간 사무직에 종사했습니다. 전기나 기타 기술과 전혀 무관하고 업무로 따지면 좆소의 인사 내지는 총무에 관련된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27살 3월에 폴리텍 전기과에 입학하고, 첫 여름방학때 전기기능사를 따고 2학년때 전기산업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를 따고 3학기동안 평점 4.38 정도를 유지했습니다. 그 후 토익도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면접 볼 기회가 왔고, 생산라인 정비기사 직무로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일편하고 근무강도 낮고 기숙사에 밥도 주니 돈 쓸일도 없고 참 좋았는데, 뭐 여러가지 저 나름의 이유들과 고민끝에 동료들과 인사를 하고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현재는 입학 전 부터 줄곧 생각해왔던 전기시공회사에 와있고 현장에서 공사관리자로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시공사에 들어가면 토목이든 전기든 공사는 공사기사, 공무는 공무기사..이렇게 기사(사원급)부터 시작합니다. 기 후에 공사대리니 공사과장이니 이렇게 올라가죠.
(전기공사업체 관심있으신 분은 학교다니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건설사 출신 교수님들과 상담했던 내용들, 현장와서 보고들은 내용들 아는 대로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여튼 저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현재 제 발로 4천 주는 대기업을 나와 800만원의 연봉을 손해보고 시공회사에 와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위 해당하는 분들께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나처럼 시공사로 와라! \"
가 아니라 어쨌든

\"대기업에 최종합격해서 근무할 수는 있다\"
는 겁니다.

물론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분명 동일 스펙의 초대졸기준 25살, 24살 보다는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입사 후에도 족보정리 때문에 골치아픈 부분도 있구요..그러나 적어도
전문학사라도 따서 초대졸 전형에 넣어볼 기회정도는 주어진다는 겁니다.

폴리텍 가봤자 노예행이라는 말 참 많이 듣습니다. 근데 맞는 말입니다. 폴리텍 나와서 사장이라도 될 꿈을 꾸시는지.. 그렇지만 중견/중소기업에도 학력별 연봉테이블이 있고, 고졸 초대졸 맡는 직무가 다르고, 자격수당도 기능사보다 산업기사가 높습니다. 2년 버린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실질적인시간 따져보면??
1년 2~3개월 정도입니다.
2학년 1학기 말쯤 돼서 취업나가면 되죠. 등록금 버린다구요? 폴리텍 한학기 110입니다. 가서 국가장학금 받고 공짜로 다니세요. 20대 후반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폴리텍 왔으면서 국가장학금,성적장학금,근로장학금 셋 중 하나라도 못받으면 그거 문제있는 사람입니다. (집이 부유해서 장학금대상에서 벗어났다면 제외입니다.)

물론 그 나이에 학교가서 쌍산기 따고 대기업 간다 쳐도
고졸전형으로 20살에 대기업,공기업 간 사람이나, 4년제 나와서 대기업공기업 대졸사원으로 들어간 사람보다는
경력이나 연봉 면에선 당연히 후달립니다.
그게 억울하세요? 나 자신이 다른 쉬운 일을 하거나, 삶을 낭비하는 동안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 더 달콤한 열매를 먹는건 당연하고 정의로운 현상 아닌가요?
20살에 대학가서 착실히 공부한 사람보다는 좋은 회사,높은 연봉 못받습니다. 인정할건 인정해야죠.. 그렇지만 남들과 비교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비교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졸에 무자격인 나 자신과, 1살 더 먹었지만 (2학년에 취업하면 되므로 절대 2년 버리는거 아닙니다) 전졸에 산업기사라도 한 두개 있는 나 자신.. 둘 중 누가 더 나은 삶과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까요?
운좋게 대기업 가면 그래도 4천 이상 벌면서 사는거고,
대기업 못 가더라도 중소나 중견 가면 3천은 받고 사는겁니다. 당장도 당장이지만 45세쯤 되었을 때
해당 분야에서 기술자로 1년 버리고15년의 경력을 쌓아온 자신과, 무자격 무경력 고졸로 이일 저일 기술도 제대로 못 배우고 단순반복작업만  16년 해온 자신.. 뭐가 더 나을까요 1~2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정 학교다닐 상황이 아니라면, 단순작업 할 생각 보다는 기능사라도 꼭 따고 기능직부터 시작해서 3~4년 경력 쌓은 후 기사자격증도 따고, 기술직무도 배우시길 바랍니다.
기능직이나 기술직은 나이가 많아도 그만큼의 경력대우를 받지만, 단순반복작업은 나이가들면 가치가 하락하고, 자동화시스템에 밀리기 마련입니다..

여튼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1. 학교 갈 여건 되면 가고, 장학금 받고, 자격증 따세요
2. 학교 가지 못할 경우, 단순작업 하지 말고 국비지원 교육으로 기능사를 따서 기능직을 하거나, 해당분야 협회에서
(저같은 경우는 전기공사협회) 기술교육을 받은 후 일을 시작하세요.

20대후반에 폴리텍? 늦었습니다. 많이 늦었죠. 근데 그거조차 안하면 나중엔 늦은 기회마저 없어질 수도있습니다.
자신이 영업이나 장사에 천재적 소질이 있는게 아니라면 ,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뭐 하나라도 더 배우는게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폴리텍이라도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흔들리지 말고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