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아서 보고 왔어! 보기 전엔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봤던 것 같다

극의 메세지도 꽤 좋고, 얼핏 지루할 수 있었을 흐름을 마지막에 환기시켜주는 요소도 있었고(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ㅋㅋ).


혹시 궁금한 횽 있으면 끝나기 전에 한 번쯤은 보러 가는 것도... 음...

만약 보러 갈 사람이 있다면 자리는 2열 통로가 좋았다 왼오 상관없음

1열은 고개를 들어서 봐야 하는데다 이벤트가 많아서 솔플은 비추, 3열은 아컨 가능한데 난 직접적으로 시야 마주치면 감정이 막 흔들려서ㅋㅋ




이렇게 작은 극장에서 연극은 몇 번 본 적 있지만 뮤는 처음이었다.

그런데도 등장인물이 꽤 많아서 흥미로웠고,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들이 있고 나머지 배우들이 멀티 역을 하는 거라 크게 헷갈리지는 않았다.

음 이걸 뮤지컬이라고 해야 하나, 무대 왼쪽에서 두 분이 악기를 연주하고 계셔서 뭔가 살짝 <해지는 아프리카> 생각도 났고? ㅋㅋㅋ


연뮤덕질 하면서 흔히들 '감정을 돈으로 사 온다' 하잖아. 나도 이 덕질 하면서 공감능력도 늘고 눈물이 엄청 많아졌거든.

그래서 마음에 드는 넘버마다 손수건 꼭 잡고 글썽글썽하고 있었는데 배우분이랑 눈 마주치고 눈물 고이는게 또렷하게 보여서 헠 나도 저렇게 잘 보이는 건가 당황하기도 했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여유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나가는 용기"

극을 보고 나오면서 이 한 문장은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 되뇌었던 기억이 난다. 이게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내가 <빛길로>를 <인연의 숲>보다 훨씬 즐겁게 본 게, 물론 기대를 내려놓고 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인연의 숲은 그 주제가 '희망을 가지고 꿈을 찾아 떠나요' 같은 느낌이라 거부감이 심했기 때문이었거든. 뭔가 아동극? 에 가깝기도 했고.

하지만 빛길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게 아니야. 우연히 한 카페에 모인 상처받은 세 여자.

나이도 다르고 처한 환경도 그들이 살아온 인생도 달라. 하지만 서로가 상처투성이임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해

볼 때는 별 생각 못 했는데 후기 쓰다 보니 여보셔 생각난다ㅜㅠㅠ

이들 중에는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도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도 있어서.

그래서 저 여유와 용기에 대한 이야기가 그들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 같아서 따뜻하고 좋았다.

급식이가 보아도 좋고, 학식이 봐도 좋고, 직장인이 봐도 좋을 것 같고 언젠가 어머니 아버지랑도 같이 봐도 좋을 그런 극이었던 것 같아

그래도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건 고등학생들!




아래로는 의식의 흐름 및 장면 기록

세세한 장면들 스포가 있으니 내용 스포 싫은 횽은 아래로 쭉 내려줘~

벌써 며칠 지나서 상당한 기억 왜곡 주의



스포 시작!


- 무대가 밝아지며 극이 시작하는데, 아마 오프닝 넘버인가 봐. 배우들이 여섯 명 쭈르르 늘어서서는 갑자기 노래를 시작해서 살짝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 넘버는 넘버인데 뭐랄까 넘버 중에 '통화는 안 돼요' '앞자리 발로 차면 안 돼요' '뭐 먹으면 안 돼요' 같은 부분이 노래로 들어가 있어서 당황ㅋㅋㅋ 그러니까 한 사람이 뭐 먹는 척 하면 나머지가 우우우~ 하면서 말리는 느낌?ㅋㅋㅋ 

- 그런데 그 떼창이 빛길로에서 내 최애넘버ㅠ 가사가 기억 잘 안 나는데 리플렛 보니까 사랑했던, 사랑하는, 살아가는~ 부분이랑 앞에서 말했던 여유와 용기의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넘버 합도 잘 맞고 뭔가 흐뭇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라 참 좋았어

- 그 넘버 끝나고 여섯 배우분들 무대 앞에서 파이팅! 하고 무대 뒤로 들어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 암전, 진짜 극 시작과 함께 연주가 시작돼. 소리는 피아노와 기타 반주로 잔잔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가사나 음은 기억 안나도 보들보들 기분 좋은 노래였던거 같다

- 카페가 문을 열고, 설란이가 무대 의자에 앉아 있는데 뭔가 비닐봉지 같은 걸 들고 누군가가 무대 뒤에서 우다다 들어왔다.

- 1열 관객 무릎에 어이구야! 하면서 그 비닐봉지를 내려놓듯 넘겨줌. 설란이한테 이게 우리 딸 노래라고 막 자랑하는데 귀엽ㅋㅋ

- 그러면서 퇴장하려다 1열 관객한테 어이구 아가씨 이거 안줄거에요?! 하면서 빵 두 개 들어있는 비닐봉지 다시 빼앗아서 퇴장하는데 짱귀엽ㅋㅋㅋㅋㅋ

- 소리 입장, 아까 그 아주머니가 다시 들어왔다. 서로에게 태연하게 인사하길래 왜 자기 딸을 못 알아보는 거지?! 라고 당황했던 기억나ㅋㅋ

- 아 다른 사람이구나 하는 걸 잠시 후에 깨달음. 아마 그동안 의상 변화가 있었나봐 좀 일해라 내 눈

- 슬아가 막 훌쩍훌쩍하니까 전혀 관계 없던 두 사람이 달래주는데, 모르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저런 모습은 겪어본 적 없던 일이라 낯설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던 장면

- 술 한 잔 마신 것 같은 슬아가, 범수는 진짜였어요, 범수는 진짜였다고요 하면서 막 울먹거리다 슬아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음 뭔가 좀 갑작스럽다는 느낌?ㅠ

- 범수가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ㅎㅎ 하니까 슬아가 우왕 누군데? 누군데?? 하는 모습에서 갑작스런 불안감이 확 다가옴

- 아직도 모르겠어? 너야... 하는데... 으음... 으으음.... ((((손발))))

- 너까지 가짜가 되는 건 싫어 거절하고 떠나는 슬아, 슬퍼하는 범수ㅠ 아직은 두 사람 중 누구한테도 이입 못해서 그냥 그러려니 보고 있던 기억이 난다

- 극은 더 이전의 과거로 넘어가고 여(?)고생 세 명이 나와서 대박사건대박사건대박사건!!! 하면서 우르르 몰려다님. 그중의 한 명은 아까 카페주인이었던ㅋㅋㅋ

- 물론 웃기긴 웃겼는데, 쓰루에서도 그렇고 남성의 여장이 항상 이런 식의 코믹요소로 쓰이니까 거미에서 머글들이 웃는걸까 하는 딴생각 잠깐 하고

- 어 이름 기억 안 나네 싸가지니까 가지라고 부르겠음. 가지랑 슬아가 사귄대! 대박사건 대박사건 하면서 한 사람이 1열로 뛰어듬

- 여고생a가 오빠오빠오빠 어떡해어떡해어떡해 언니언니언니 어떡해~ 하면서 보는 내가 정신없는데(1열 안 앉은 과거의 나 쓰담) 여고생b가 정신없다고 고나리해서 피식ㅋㅋ

- 했나 했네 했어 하면서 떠드는데 범수가 들어와서 야 니네 뭐라고 했냐? 하면서 쫓아내길래 통-쾌

- 가지랑 슬아가 이야기하다 가지가 자기 집 오늘 비었다고 말하는데, 범수한테 전화가 왔다

- 핸드폰이 폴더폰이라서 우왕 시간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소품이다 하고 생각

- 가지가 범수한테 '야, 너 슬아 좋아하냐?' 하고 탁 끊어버려서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나 생각했고 '무슨 전화를 그렇게 끊어...' 하는 슬아가 안타까웠다

- 카페였던 곳이 떡볶이집? 인가로 변해 있는 상태였는데, 걸려있던 떡볶이집 간판이 덜렁덜렁 떨어져서 '빛길로 cafe'가 보이는걸 배우분 나중에 알고 현실당황ㅋㅋ

- 그러다가 가지가 로미오와 줄리엣은 14살? 에 사랑했고! 하면서 랩을 시작하는데 뜬금없고 갑작스런 랩에 다시 한 번 당황했고

- 춘향이는 16살인가? 15살인가 였다고 말하면서 이~리 오너라 업고놀자~ 하는데 살짝 피식, 저렇게 뻔히 보이는데 그걸 또 좋다고 나가는 슬아도 불쌍하고 답답하고

- 어쩌면 당연하게도 슬아는 가지한테 버려짐. 직접적으로 장면은 안 나오지만 아까 그 여고생들이 나와서 다시 떠들기 시작.

- 그럼 슬아는 나가리 된 거네? 하는데 나가리라는 말을 '이번판은 나가립니다 다음판을 기대하세요~' 할 때 말고는 실제로 처음 들어서 인상깊었다

- 그 말 우연히 들은 범수는 빡쳐서 가지한테 달려가고, 인연의 숲에서 왕자 연기했던 배우가 가지 맡으셨는데 진짜 능글능글 잘 하시더라

- 튕기더니 별거 없던데? 하니까 범수 머리가 확 돌아서 때렸나? 그랬는데 가지가 허 너 진짜 슬아 좋아했냐? 되묻고 범수는 침묵.

- 그 와중에 다른 여고생이 들어와서 가지야ㅎ 로미오와 줄리엣은 열네살에 사랑했고ㅎ 하면서 데리고 나가서 우와;;; 하는 생각했다ㅋㅋ

- 그걸 보고 있던 범수가 홀로 넘버 시작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 있길래 음 사랑도 잃고 친구도(개새끼지만) 잃고 좀 불쌍하긴 하다 생각.

- 그리고 아마 몇 년이 지났는지, 누군가와 통화하는 슬아의 모습이 보였다. 뭔가 가구 같은거 준비하는 내용이라 엉 얘 결혼하나? 생각

- 역시나 결혼한다는데 무슨 만난지 3개월만에 결혼이야ㅋㅋㅋ 그래도 그 가지 이후로는 이런 감정 처음이라고 말하며 반지 만지작거리는 얼굴이 행복해보여서 그래 행복하면 됐지 범수만 불쌍ㅠ 하다고 생각했는데...

- 파ㅋ 혼ㅋ 그 사실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정확한 사건의 앞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진짜 인복 없는 사람이구나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무튼 뭔가 안쓰러워서 슬아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그렇게 소중히 만지던 반지를 빼서 내다버리는 모습에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 고이기 시작.

- 범수가 손에 반지같은거 들고나와서 1열 커플한테 여자친구 좀 빌려도 될까요? 하니까 남자가 아니요(단호) 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어... 그래야 진행이 되는데...ㅠㅠ 하면서 커플(여)에게 슬아야, 라고 고백 연습하는데 커플(남)이 너무 단호해서 그 상황이 좀 웃겼다ㅋㅋㅋ

- 아무튼 그렇게 마음준비 하고 고백했는데 단칼에 거절하는 슬아에게 서운했다

- 여태 그렇게 오래 봐 왔는데 범수는 진짜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을 거고, 그냥 두려워서 도망친다는 느낌?

- 하지만 그러면 그동안 그토록 오래 보아오다 끝내 고백한 범수의 감정은 정말 뭐가 되는 거야 도망치는 건 비겁해ㅜ

- 하긴 스스로도 알고 있었으니까 모르는 사람 두 사람한테 울먹이며 '범수는 진짜예요ㅠ' 라고 말할 수 있었겠지?


- 옷 갈아입을 시간 확보 위해 퀴즈 및 추첨 진행하는데, 당시에는 크게 거슬린 건 아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슬아 이야기랑 설란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할지 궁금한데 살짝 아쉽다


- 그리고 설란이 얘기 시작. 아마 고아인가봐 무대 오른쪽 뒤 벽 앞에서, 후원자(뒷모습만 보임)랑 설란이가 서 있었는데 손에 뭐 들고 있더라.

- 설란이는 또 옷 선물 받고 좋겠다~ 후원자님이랑 영화보러 가기로 했어~ 하는데 뭔가 쎄한 느낌

- 아니나 다를까 임신했네ㅜㅜ 얘를 어쩌면 좋나 정말ㅜㅜ

- 원장은 노발대발, 후원자는 당장 지우라고 난리고 설란은 도망가

- 도망가서 처음 정착한 강원도. 또 갑작스럽게 랩이 나오는데, 뭐 랩 자체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한다만은 동물잠옷이나 발랄한 옷을 입은 이웃들이 밝게 노래하며 춤추는게 귀엽고 좋았어

- 하지만 그 갑작스런 여장은 이해하기 어려움. 웃기려는 건가? 싶긴 한데 별로 웃기지는 않아서 의도가 의문스러운 장면이었다

- 아무튼 그러던 와중에 이웃들은 어느새 설란이가 미혼모임을 알게 된다. 발랄하고 밝던 노래는 계속되지만, 노래를 부르는 건 설란이 뿐. 이웃들은 '울엄마가 아줌마랑 얘기하지 말래요!' 라는 말처럼 그녀와 아들을 멸시한다. 갑작스런 랩에 대한 내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이 대조가 정말 좋았다.

- 그렇게 떠밀리듯 강원도를 떠나서 서울 분식집에 정착하는데, 안쓰럽기도 하고 가엾기도 하고

- 인연의 숲에서는 나뭇잎으로 가려져 있던 벽의 구멍에 얼굴을 쑥 내밀고 아 언제 방세 낼거야~ 하면서 짜증내는 집주인 연기가 정말 일품

- 분식집 아저씨가 설란이 겁탈하려고 하는 모습 딥빡, 설현이 의자 내리쳐서 소년원 가는 것도 결국 찝찝함이 가득 남아있는 이야기였다


- 그리고 소리 이야기.

- 소리 이야기는 좀... 뭐라고 해야 할까.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해.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진부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되지. 그 공감과 진부함의 경계를 잘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 자식의 꿈을 대놓고 끝까지 반대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도 그 꿈을 지지하고 있는 아버지라는 것은 클리셰 중의 클리셰라 지나치게 케케묵은 발상이 아닐까

- 소리 프로듀셔가 진짜로 영화 스폰서들 데리고 와서 오디션 보려고 했다면 왜 그렇게 성상납을 암시하듯 이야기해야만 했을까;; 오해하게 떡밥을 던진거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데

- 그런데 꼭 여성을 괴롭히는 것이 성적인 것만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이 살짝 짜증나기는 했다. 극의 거의 모든 악역은 남성이며 여자의 성만을 빼앗아갔거나 그러려고 했으니까

- 아무튼 모두의 이야기가 끝나고, 모두의 오해가 풀렸다. 슬아는 그래, 범수는 진짜였어요 라고 말하며 움직인다.


이후 극스포, 드래그하면 내용이 보임


- 슬아가 다가갔을 때, 범수는 슬아의 영정을 들고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었다.

- 그 모두가 죽어있었다는 반전은 정말 전혀 예상조차 못했기 때문에 난 진심으로 너무나 당황했다.

- 하지만 그 당황이 놀라움! 보다는 황당함! 에 가까운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관련 복선을 조금 더 넣어준다면 좋을텐데. 아니면 좀 더 눈치채기 쉽게 이야기해 준다면 좋았을 것 같다

- 아무튼 그들이 있는 빛길로는 이미 죽은 이들이 오가는 곳. 그 때문에 소리는 새파랗게 질린다

- 내가 소리라도 내 어머니가 저승 앞마당에서 왔다갔다 하시면 당장 집에 가시라고 막 뭐라고 할 것 같으니까 이해가 갔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리프라이즈 되었다. 이미 죽어버린 이들이 살아가는 살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것이 정말 역설적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그 때문에 더더욱 슬퍼졌다

- 만약 조금 더 다듬어지고 이 반전이 극 전반적으로 녹아있게 된다면 이렇게 뜬금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설란이 이야기부터 뭔가 부실해졌다 싶은 건 슬아 이야기까지는 관극 당일 쓴 거고 설란이는 이튿날 소리는 사흗날 쓴 후기라서 그럽니다 내 기억력ㅠㅠㅠ




스포 끝!





사실 자첫으로는 복선 찾기 어려울 것 같고 하니 한 번 더 보고싶어지긴 했다.

근데 재관람 의사는 있는데 연말이랑 연초에 연극이고 뮤고 볼게 너무 많아서ㅠㅠ

한 번의 종일반에 허덕허덕하던 내 저질 체력가지고는 더 이상 플레이앱에 뭔가 끼워넣으면 안될거 같다. 싹다 휘발될듯


으으 극단 분들 이 글 읽으실 것도 알고 하니까 매몰차게 말하기가 좀 그렇네. 나보다 훨씬 열심히 살고 계신 분들이라...

배우마다 기획사가 붙고 무대와 배경 연출 등에 돈이 어마어마하게 오가는 프로 극들이랑 비교하면 너무 잔인한 일이겠지.

그렇지만 관객에게도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으니까ㅜ

그래서 차마 밥알들한테 보러 가라고 적극 추천을 못 하겠다. 나도 그럼 예매해놓은 다른 극 포기하고 이 극 볼래? 하면 꽤 망설일 것 같으니까.


하지만 중대형 뮤들이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개인적으로 대형 뮤의 매력은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 대극장을 가득 메우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배우들. 대신 스토리 구멍은 비교적 그냥저냥 넘어가는 느낌이고

대형 연극은 거의 없으니 패스

소형 연극의 매력은 엄청난 현장감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단단하고 흡입력 있는 연기 라고 생각해. 작은 공간인만큼 조명이나 도구의 사소한 변화도 관객이 눈치채기 쉬우니 상대적으로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야


그렇다면 소형 뮤지컬은 무엇을 추구할 수 있을까?

사실 좋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저 중대형 뮤들이 보여주는 것들 또한 정말 좋은 이야기거든

여기서조차 자본이 승리한다니 이것 참 정말 아쉬운데ㅜ

가격 경쟁력 같은 경우에도 나름 소극장이었던 충무블랙에서 올라왔던 고흐가 전석 5만원이었고.

소형 뮤만이 가질 수 있는 뭔가 이거다! 하는 장점이 있다면 꽤 먹힐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사실 고흐도 따지고 보면 이런 느낌의 소극장극은 결코 아니니까



좋은 이야기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ㅠ

별 도움은 안 되었겠지만, 언젠가 극단 쓰리콩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매일매일 열연해줘서 고맙고 초대해줘서 다시 한 번 감사해요

모두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글 읽어준 횽들도 행복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