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덕이라 부를만큼 많이 보진 않아서 어떤 평가를 내리긴 뭐하지만, 장르물이 아닌 로맨스가 주축인 드라마중에서 내가 즐겁게 막방까지 챙겨보던 드라마가 몇개 있어.
첫사랑의 배신과 죽음이 트라우마가 되어 난독증에 걸린 냉혈사업가가 귀신을 보는 처녀와 만나 사랑을 다시 일깨우고 인간적으로 성숙해가던 드라마.
친족의 배신이 부른 부모의 죽음 이후 복수에 눈 먼, 병약미와 똘끼넘치던 M&A전문가가 심장이식 후 셀룰러메모리 증후군을 겪으며 지난 과오를 바로잡으며 사랑에 눈 떠가던 힐링로맨스 드라마.
어릴적 왕따의 경험이 있던 컴플렉스를 가진 유명요리사가 영매의 기질이 강해 실생활에서 늘 피곤해하고 소심한 모습을 보이는 견습요리사와 얽히며 사랑을 느끼는 드라마.
첫드라마는 원래의 방영분에 급하게 한 회 연장을 가하며 굳이 필요없는 감정선을 느슨하게 표현했던 한회차를 빼곤 무척이나 재밌었던 드라마야.
두번째는 화면의 색감과 의상이 아름답고, 벽화와 소품에까지 의미를 부여한 연출이 돋보이고, 가슴에 닿는 대사들이 연기자들의 출중한 연기에 생명을 얻은 최고의 드라마였지.
세번째는 흥미로운 소재를 잘 표현한 여주인공의 1인 2역을 오가는 멋진 연기와 허세끼 넘치는 매력적인 남주간의 갑작스런 로맨스에 개연성을 부여해준 귀신으로 인해 코믹과 서스펜스가 적절하게 버무러져 재밌었던 드라마였지. 특히나 주변인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들이 양념처럼 맛깔나게 더해져 보는내내 즐거웠어.
이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이 완벽하진 않아. 그렇다고 또 평범하지도 않지.
어딘가 상처가 깊이 각인되어 트라우마로 남거나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성장해버린 사람들이지.
얼핏 보면 성공한 이들처럼 보이지만 그 속엔 무언가 결핍되고 결여된게 안쓰러운 주인공들이지.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짝을 맞으며 사랑이란 감정을 깨닫고 지난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극복하고 성장하지.
이들 드라마는 삼각관계의 여지가 보이면 철벽방어를 보이며 꽉 닫힌채로 남여주인공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케하고 납득이 되는 자연스런 감정의 흐름을 보였어.
솔직히 난 삼각관계가 되면 필히 한명 이상은 상처를 받기때문에 좋아하지 않아.
럽라가 서브로까지 연역이 확대되면 그들의 갈등을 설명하기 위해 각자의 사연이 오히려 줄어들고 서사적 단절이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언급한 드라마들은 굳이 불필요한 삼각관계에 천착하는 대신 주인공들의 이해와 성찰 그리고 치유와 회복으로 성장하는거에 중점을 두었지.
서브를 비롯한 조연들도 모두 소홀함이 없이 각자의 이야기에 개연성을 실어주고 더욱 온전해져서, 더불어 함께 어우러져 드라마를 윤택하게 하였어.
처음 치인트 드라마를 접했을 때 내가 또 하나의 인생드라마를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어.
근데 9회를 기점으로 궤도를 조금씩 이탈하는가싶더니 이젠 고개를 갸웃하다못해 자꾸 안타까운 마음만 들게 하네.
솔직히 11회를 보면 여주를 비롯하여 섭남과 가족까지 갈등과 상처의 근원이 뿌리채 들어나고 봉합되며 서로 화해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
오영곤에 대하여선 비록 순간의 기지로나마 사이다를 먹이고 유정에 대해 가드를 치고 인하와 대면하는 등 강인해진 모습도 보이지.
사실만 말하는 유정의 특질때문에 자길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임을 알면서도 오영곤의 문자를 시인한 이유가 혼란스러워 힘겨울뿐이지, 유정을 밀어내거나 꺼리는 마음은 없으니 남친을 욕되게 할 수 없어서 용기있게 나선거지.
하룻밤 가출 이후 서로를 더 이해하고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이 드러나고 깊어진 가족과의 유대감이 표현된 것도 적절하다 할 수 있어.
그래..비록 삼각관계를 싫어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쩔 수 없으니..힘겨워도 열심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홍설이 빛나보여 마음이 가고, 자기로선 홍설의 마음을 지켜주고 위안을 주지 못한다 되뇌이면서도 본능적으로 설을 걱정하고, 결정적일 때 설이를 위로하고 함께해주는게 유정의 몫이란걸 절실히 느끼면서도 자기 마음을 단속못하는것도 이해할 수 있어.
곁다리일지언정 홍설의 가족에 둘러싸여 따뜻함을 느끼고 감동하며 잃어버린 가족의 온기로 무언가를 충족시키는것도 괜찮아.
비록 세세한 장면에서 과하게 느껴지거나 불필요한 장면들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여기까진 뭐 다 이해할 수 있어.
다만 이런 부분들이 보여진만큼이나..정당한 남주 유정에게도 제대로 된 사연을 부여해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고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여졌어야 하지 않을까.
그도 안된다면, 인턴기간이라 홍설의 곁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어서라는 이유로 보기엔 정말 짠내나는 분량은 차치하고..
그의 트라우마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위한 과거라도 조명해줬어야 하지 않나?
그의 선악기준에 따라 잘못되고 불합리한 점은 유정에게 참을 수 없는 바야.
이전 회차에서도 자신에게 일을 전가하고 과실만을 탐하는 직원의 지시를 듣고는, 아버지와 대화하며 주위 사람들의 평판을 살피라는 말에 그런 안좋은 조직내 생태를 말하지도 못하고 분노로써 삼켜야만 했지.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각종 불공평한 처사를 일삼는 그 직원에게 빅엿을 준비한 느낌이 일순 바뀌는 배경음악으로도 미루어 짐작되긴 하지만, 그런 불합리에 대한 분노조차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게 하는 주위의 시선들이 그의 몸을 옥죄고 갑갑하고 숨막히게 하지.
이 장면에서 아버지의 말과 더불어 쏟아지는듯한 눈길이 교차되어 그를 짓눌러.
여기 숨어있는 키워드는 '아버지'와 '감시'라는 두 단어야.
이전 아버지와의 대화신에서도 스치듯 암시되었던 이것이 유정의 트라우마와 깊이 연관돼있단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어.
그럼 회사에서의 그 씬 이후로 바로 과거의 트라우마가 된 부분을 교차편집해서 시청자에게 유정의 현재상황을 설명해주는 적절한 개연성 부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인호의 회상씬에선 진심으로 인호와 친구처럼 교감하고 백남매와 따뜻하고 허물없이 지내는것처럼 보였는데, 왜 유정의 과거씬에선 싸늘한 얼굴인지를 설명해줄 단서가 말이야.
감시라는 키워드에서 발생하는 유정의 숨막힘과 틀어진 인호와의 관계를 엿보게라도 할 장면이 잠깐이라도 나와야 현재 유정의 심리를 더 공감하게 했을텐데..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남녀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는데 그어떤 이입할 빌미를 주지않으니 유정은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그려져 시청자가 공감은 커녕 괴리만 느끼게 하고 있어.
믿었던 가족에게 일말의 기대조차 속절없이 무너져 한계에 몰린 홍설이 그토록 간절하던 누군가의 위로와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던 때.
차마 절친이 아빠와의 시간을 보내는걸 방해하기 미안하던 홍설은 자신의 가족과 대비되어 보라가 부러웠기에 더욱 힘겨웠을 그 시각.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여 달려와 눈앞에 서있던 유정이 그립고 고맙고 소중해서 그토록 애절하게 포옹으로 해후한 그 밤.
이전보다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며 핫바 들고 장난도 치는 평범한 연인같은 모습뒤에, 어느 정도 감정이 진정된 설과 정이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음 어땠을까.
자기가 왜 울면서 그 거릴 걷고있었는지, 무엇이 그토록 그녀를 힘겹게 했는지, 집에 들어가고싶지않은 이유가 뭔지..
정말 사랑하는 사이엔 이런 대화가 당연한것이 아닌가?
그래야 무려 유정선배가 보라에게 직접 전화해서 부탁했다는것도 이유가 설명이 되고, 유정의 집에서 하룻밤 외박한 타당한 개연성이 확보되며, 내밀한 속마음을 드러내어 서로 더욱 교감하고 가까워진 사이란게 자연스레 보여졌지 않을까싶다.
근데 실제론 그저 드라이브씬 이후에 바로 다음날 아침씬으로 연결되니 그 감정선이 뚝 끊겨보이기만 해.
하룻밤 쿨쿨 자고 난 설이 잠을 못잔 유정에 대해 애틋한 눈길을 보내는것도 없고, 고맙고 설레는 감정이 느껴지는 설의 손터치같은 것도 없는 침대씬이 그닥 납득이 안돼.
그보단 연락해도 되냐며 부정적인 대답을 못하게 입맞춤으로 막고 그래도되지 물으며 재차 키스로 답을 강요하는 사랑꾼같은 유정의 모습을 연출하니 기존 이미지와 어울리지않아서 자꾸만 이상하게 여겨지더라고..
인물의 일관성을 해치면 캐릭터가 붕 뜨고, 왔다갔다 하면 캐릭터의 아이덴티티가 모호해져.
왜 자꾸만 자연스레 변하는 인물변화의 개연성은 생략한 채, 유정이란 캐릭터를 이해하기 힘든 안개속의 인물처럼 만드는지 모르겠다.
인호의 쓸쓸한 감정과 가족애를 느껴 흡족한 심적 변화를 왜 음악교수의 친절한 드립에 의해서 시청자에게 강제했나 하는것도 이해가 어려워.
감독이 베토벤성애자여서인지 줄기차게 들리던 엘리제를 위하여란 곡 하나로 그 감정을 해석하기엔 내 귀가 막귀여서인지, 그저 부드럽게 친거와 끊어치듯 빠른 박자감의 차이만 느꼈을뿐인 나같은 시청자를 위하여 때맞춰 중얼거려주는 교수의 친절함이 웃겼어.ㅋㅋ
정과 설의 해후 이후 하룻밤을 같이 보낸걸 알고 쓸쓸함과 우울함을 느끼는걸 표현하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사랑의 슬픔'이란 부제를 지닌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정도는 연주하고..
가족애를 느끼고 흡족한 상태로는 리스트의 라캄파넬라 정도는 연주하며 기쁨을 화려하게 뽐내며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는 업된 감정을 보이는 정도로 표현해야지 않나?
아무리 쉬었어도 이 정도는 보여주어야 천재다운 음악성이 감정변화와 대비되어 드러나지 않는가 말이야.
마치 우연찮은 학관식당의 불편한 마주침을 연출하기 위해서인듯한 눈에 보이는 뻔한 의도가 교수의 드립과 맞물려서 좀 웃겼어.
여전히 서로가 싫은 정과 인호는 각자의 성격으로 맞서며 으르렁거리고 그동안 떨어져지낸 동안의 일을 말할 타이밍을 놓친 설은 마치 삼각관계의 구도를 심화시키는 장치처럼 긴장을 유발해.
설의 주변을 배회하는 인호가 싫은 정은 마치 영역표시를 하듯이 과시하기 위한 몸짓으로 설의 소매에 붙은 밥알을 떼어주었지만..
이내 설의 엄마와의 통화를 통해 느껴지는 설의 가족과 인호와의 허물없는 관계와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런 유대감을 엿보곤 깊은 빡침을 느끼며 과거 친혈육인 자신은 소외된 채 한가족같은 화기애애함을 연출하는 아버지와 백남매의 모습을 오버랩시켜.
유정이 꿈꾸지만 가질 수 없던 가족애를 자꾸만 그에게서 앗아가는 듯한 인호에 대한 분노가 느껴졌지.
제작진이 원했던 로맨스릴러라는 단어가 어디에 부합되는지 모르겠어.
오히려 유정을 제외한 설과 인호는 좌충우돌하며 갈등을 겪으면서 화해하고 주변인들과 성장하며 변화하고 있지만, 유정은 과거의 조각조차 보여주지 않아 그의 캐릭터를 이해할 단서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며 불친절한 감정선의 단절과 구색맞추기식 분량 배정만으로 주로 갈등을 심화하고 증폭하는 존재로만 그리고있어.
하다못해 키우던 개도 집에 들어서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어.
유일한 외아들을 둔 친아버지도..
처음으로 마음을 턴 자신의 친구도..
내 남자를 외치며 자신을 좋아하던 여자도..
그의 귀가를 반기는 모습은 조금도 없이 그들만의 이야기에 여념이 없고, 정이 끼어들만한 여지도 없이 그들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취해있다면.
과연 이들이 정상적인건가?
누구라도 깊은 상처와 빡침을 겪을 이 상황을 연출하는 그들 아버지와 백남매가 오히려 비정상이 아닌가?
과연 남은 회차에서라도 이런 어긋난 관계들의 타당한 이유가 제대로 된 과거묘사와 함께 적절히 설명될 수 있을지..
종영까지 얼마 안남은 상황에서 뿌리깊은 갈등구조가 과연 온전히 수습되고 치유될 수 있을지.
남들에겐 그리도 깊은 이해와 오지랖넓은 인간애를 보이면서도 유정에게만 한계를 설정하는 설의 무뎌진 직관과 촉은 유정의 제대로 된 상처를 알아보고 보듬을 수 있을지.
그저 걱정과 한숨만이 늘어난다.
애초 인생드라마가 될거라는 기대가..궤도를 벗어난 탈선열차위에 올라탄 불안한 체념으로 바뀌어 그저 무심한 느낌으로 시청하게 만든다.
글이 따숩다요....
ㅠㅠ 캐공감 공감
이 긴글을 다 읽었다 너무 공감된다
이횽글 읽고나니 유정선배 더 불쌍해져서 안구에 습기가 찬다ㅠ
유정설 감정선이 뚝 끊기는 이감독의 주특기이고 인호는 천재는 나발이고 드라마끝날때쯤 엘리제를 완성해서 엘리제로 발표회하고 쫑일듯..
두번째 들마는 뭔지 모르겠다.. 갈쳐줘. 글은 잘 읽었다
긴글 다 받음
ㄴ58횽..근데 타드 제목 말해도 되나? 혹시나싶어서 제목 말 안하고 내용으로 짐작케만 써놨는데..남주는 ㅈㄱㅎ, 여주는 ㄱ ㅅㅇ이었던 ㅅㅈㅇ ㅂㅎㄷ란 드라마야..그저 안타까운 맘으로 약간의 비교를 위하여서만 언급한거고 타드 홍보때문에 쓴건 아니니 그 부분은 이해해주길 바라.
에효.............
공감 9회까진 설마설마 했는데 슬프다 간만에 보는 들마였는데
으~~~~~, 공감 200% !!!
울고간디ㅠㅠ 긴글 잘 봤다
글좋다....매우 깊이가느껴지고 글쓴홍이 아는것도 많은것같고...왜 홍같은 나이스같은 짜임새로 들마를 한회한회 마무리못하는건지..안타깝다요
결론은 윾정분량 짜다는거네 ㅋㅋㅋㅋㅋ앞으로 4화나 남았는데 그때 해결하겠지 윾정 못잃어 시전해봤자 네이버댓글및 대형커뮤 의견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