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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어학원 기숙사에서 살았던 프랑스 룸메가 만들어 줬던 자칭 "닭볶음탕")


미안 외식하고 왔는데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다. 어디까지 내가 이야기 했었더라?? 아 그래 내가 B반에 편성된 것까지 이야기 했네.


학원에 레벨 테스트를 보고 난 바로 다다음날 돌아온 월요일 나는 처음으로 B 클래스에 들어가게 되었어. 내가 다닌 어학원은 여러가지 코스가 있지만


그 코스마다 크게 A~C까지 단계를 두고 또 각 단계마다 또 A, A+ 식으로 클래스를 나눴는데 A 보다는 A+가 더 높은 수준의 클래스였으며 A < B < C < Academic


으로 일반영어반을 나눈 상태였어. 그러니 사실상 중간이라 해도 그냥 영어 읽을줄만 알지 말하고 듣고 쓰는건 그냥 병신수준인 사람들이


모이는게 B였어. 그럼 A클래스는 수준이 어떻냐고? 일단 기본적으로 선생이 말하는 얘기를 못알아 먹는 애들이 허다하고 문법의 기초부터 가르침.


각 클래스별로 선생들이 말하는 속도도 다른데 투수 구속으로 치면 A 클래스 선생은 유희관 던지듯 말하고, B클래스 선생들은 송씹새 정도되고 


C 클래스 선생들은 누핸진 던지는 정도 되고, Academic이 되면 이제 채프먼급으로 확 뛰어버렸지. 아무튼 우리학교 커리큘럼 이야기는 이정도로 끝내고


내가 한국인 수용소라서 좆됐다는 부분에 대해서 이제 이야기 해볼게.


내가 나중에 알아보니 우리학교에 한국인만 20명이 있는데 그 20명중 13명인가 14명이 B 클래스에 속해있었음. 나머지는 A, C 이렇게 분포했었고


내가 들어갔던 클래스에도 한국인이 나 포함 6명이었어. 그러니 그냥 15명 정원인 클래스에서 그 절반이 코리안들이니 교실 내에 김치냄새가


얼마나 진했는지 너희도 실감할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B반은 가장 인원변동이 많은 구간이라 외국인 친구들이 왔다가 자기 사정으로 바로 고국으로


돌아간다든가 아니면 더 낮거나 더 높은 반으로 이동해버리는 등 변동이 되게 심했어. 그러다보니 B반의 터줏대감인 한국인들끼리는 서로 그룹처럼


몰려서 놀러다니는 현상이 비일비재했어. 우리 반도 그런 반 중 하나였지. 


뭐 어학원 가면 한국인과 친하게 지내지 마라는 이유의 근거는 바로 언어 습관 때문이야. 영어권에서 영어를 가장 효율적으로 빠르게 습득하는 방법은


최대한 영어를 사용하거나 받아들이는 환경을 자신이 만드는게 해답이야. 근데 학원에 기껏와서 선생이 수업을 해도 너님들이 평소에 한국인들이랑만


어울려다니면 영어가 늘겠어? 그래서 사실상 저 말은 어학원 다니는 모든 한국인들에겐 "꼴레발은 죄악이다" 급 바이블의 구절이었어.


하지만 머리가 이해해도 몸은 따로 놀듯이, 당연히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 혹은 외국인이 포함해도 아시아 동양권들끼리 모여서 놀러 다녔고


당연히 학원 내에서는 한국인들은 폐쇄적이다라는 스테레오타입이 박혀버렸던 상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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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인들의 그런 폐쇄성에 대해서는 영국 오기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최대한 한국인보다는


새로 들어온 외국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려고 많이 노력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한국인들이랑 아예 남남처럼 지냈냐면 그건 또 아냐.


내가 B 반에 들어온날 같이 들어온 Y양이라거나 어학원 1년차가 되어가던 L 형과 K 형, 그리고 Y양보단 먼저 들어왔지만 Y와 동갑인 P양


그리고 내가 학원에서 적응할때 많이 도움을 준 J 양 이렇게 5명이랑은 가끔씩 술마시거나 놀러가거나 하는 등 관계를 유지했지만


나머지 한국인들과는 그냥 인사하고 어디 술집이나 행사 등에서 이야기나 가끔 하는 정도의 가벼운 느낌의 관계를 유지했어.


아, 그러고보니 저 짤방의 미소년이 누군지 설명을 안했구나. 쟤는 공식적으로 내가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외국인 제 1호야. 


나의 외국인 친구 아다를 떼준 친구지. 이름은 Marcel Lopez Gauzza. 이름 어렵지? 딱 보면 알겠지만 스페인 사람이야.


그리고 바르셀로나 출신이고, 당연히 카탈루냐 사람이지. 이 친구랑 나랑 친해지게 된 계기가 또 절묘해. 


너네 런던에서 학원 내 외국인들 한테 "What do you know about Korea?" 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는지 아냐?


절반 넘게가 "Ko.. What?" 이라고 반문하고 5퍼 정도가 "Ah~PSY? K-POP?" 그리고 나머지는 "North Korea?" 이렇게 돌아온다.


박지성 언급이 왜 없냐면 저기가 런던이라서 맨유 얘기가 안나오기 때문 ㅋㅋ 근데 저 Marcel 이란 친구가 뭐라고 했는줄 아냐?


"I know that your country was a colony of Japan" 딱 이러는겨. 내가 진짜 머리에 망치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흥분했었던거 같다.


내가 그래서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물어봤어. 사정은 이랬어. 너네도 카탈루냐 지방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어하는 건


해축보는 친구들이나 세계시사 관심있는 친구들은 잘 알거야. 그래서 카탈루냐 학교나 대학에서는 선생이나 교수들이 


스페인 폄하하는 발언도 많이 하고 카탈루냐처럼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사례들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자기는 그 중에 한국이 제일


관심가는 나라였대. 왜 관심을 가졌냐니까 "태극기를 휘날리며" 영화를 본적이 있어서 그냥 관심이 있었대. 걔네 입장에서는


한때 최빈국이었던 나라가 독립도 하고 전쟁도 겪었는데 어떻게 스페인과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잘 살게 되었는지 신기했대.


괜히 나는 또 외국사람이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 언급해줬다고 또 국뽕에 취해서 수업 끝나자마자 같이 내려가서 서로 맞담배 하고


그날 기분 폭발해서 런던 센트럴까지 같이 나간다음에 펍에서 서로 국가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었지.


는 개뿔 대부분이 바르셀로나 FC 이야기랑 각자 개인 이야기 했었음. 내가 저 때 술마시면서 우리 고향팀 야구단이 너무 야구 못해서


좆같다고 하니까, 얘가 그거 듣더니 우리 지역 럭비팀도 쓰레기야 ㅋㅋ 이러면서 서로 동병상련하고 그랬었다.


나중에 나한테 도움 많이 줬다던 동갑내기 J 양도 같이 합류하면서 우리 3명이서 자주 어울려다니는 일상이 계속되었어. 약 1달간


특히 J양은 Marcel한테 마음이라도 있는건지 학교 끝나면 거의 매일 Marcel 이랑 붙어다녀서 내가 나중에 Marcel 한테 너 J양 어떻게 생각하냐니까


되게 쑥스러워하면서 우리 그런 사이 아니라곸ㅋㅋㅋ새끼얔ㅋㅋ 이랬던 생각이 나네. 참고로 Marcel 은 저때 21살이었어. 나보다 3살 어림..휴..


하지만 Marcel은 이미 나보다 먼저온 친구였고 나랑 만난 1개월이 마지막 달이었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했어. 진짜 이때 내가 느낀


상실감은 아마 이루 말할 수 없을거야. 비록 1달 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오래 보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거기다 나한텐 첫 외궈친구니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친구니까 더 그랬던거 같다. 브로맨스같은거 존나 역겨운 보지들의 환상 이런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걔 보내려고


공항에 같이 갔는데 같이 진짜 힘 팍줘서 포옹했는데 브로맨스가 이런거구나 싶었다.


아무튼 내 첫 친구인 Marcel 은 대학 학기 시작에 맞춰 돌아가버렸고 어느덧 4월을 넘어 5월이 왔고 6월이 되자 학교는 점점 한산해졌어.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각 유럽국가의 친구들은 다들 대학이나 고등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하나 둘 반을 떠나갔고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과 최대한 많은 친분을 쌓으려고 고생했던 내 속마음은 계속 허전하고 상실감만 커져갔어.


사람이 멘탈적으로 이런 부분이 반복되다보니 되게 고독감을 느끼게 되고, 향수병도 살짝 오고 그러더라.


L 형이 나한테 해준 말이 원래 여기 오면 첫 1~2달이 진짜 힘들다고 말한게 이런부분이었나 싶더라고.


마음이 고독하다보니 나도 자지새끼인지라 여자친구가 갖고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어. 문제는 내가 사랑을 느끼는 대상이었지.


아까 나랑 같은 날 들어왔다던 Y양은 나보다 1살 어린 동생인데, 애가 얼굴은 반반하게 귀엽게 생겼고 키도 좀 큰 편이고


또래치고는 성숙미가 돋아나는 타입의 여자였어. 그리고 나랑 같은 입학동기다보니 나랑 가깝게 지내고 서로 할말 못할말 다하는


사이처럼 지내서 주변에서 사귀냐는 의심도 참 많이 받았다. 솔직히 첨에 그런말 들었을때는 그런 소문이나 말 듣기 싫었는데


마음이 고독해지다보니 순수한 마음에 그런 말들도 듣기 좋아지고 나도 괜히 막 의식하게 되고 그런 단계가 오더라.


또 약 2년간 금녀의 세계에서 살았으니 얼마나 남자가 굶주렸겠니. 의식이 이 정도까지 치닫으니까 어느새 나는 Y를 좋아하는것처럼


생각하게 되버리더라.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한순간의 감정의 불타오름인데, 그때는 뭐가 좋다고 그랬는지 ㅋㅋㅋ 


그런 의식이 생기고나서부터는 Y 앞에서 좀더 행동거지도 조심하게 되고, 의도적으로 챙겨줄려고하고 누가봐도 존나 티나는 짓을


하고 다녔었지. 그런 짓을 약 2~3주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K 형이 나한테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K형이 사는 하숙집까지 쫄래 쫄래 걸어갔지. K형은 흔히 요새말로 금수저 of 금수저였고 집도 분당에 살고 아버지는 어디


굵직한 회사 하나 운영하는 CEO 였어. 그래서 옷이나 시계보면 명품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던 형이었지만 금수저답지 않게 마인드는 ㅅㅌㅊ인 형이었어


밥이나 술도 가끔씩 사주고 자기 동생뻘 되는 애들은 엄청 잘 챙기고 암튼 좋은 형이었어.


그래서 형이 불러서 갔더니 펍에 K형만 있는건 아니었어. 옆에 L형도 같이 있더라고. 사실 그때까지 L형과 나이가 3살 차이나니까


대화하기 되게 껄끄러워서 좀 아직까지 친해지진 못하고 어색한 사이였었거든. 아무튼 그렇게 3명이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대뜸 술마시다가 L형이 나한테 이렇게 묻더라. "야. XX야. 너 Y랑 사귀냐??"


나는 술도 마시고 있었고 그냥 이런 식의 질문은 그동안도 몇번씩 받아왔던지라 "아뇨. 저 Y랑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라고 대답했어.


근데 L형이 표정을 존나 엄격, 진지하게 짓고 있는거야. 그 때 나도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는걸 알아차리고 정신을 차렸지.


그리고 그 다음 L형 입에서 나온 말은 그 당시의 내가 가장 듣고싶지 않은 말이었어.


"나 저번주부터 Y랑 사귀기 시작했어."


순간 3초간 어...하고 머리가 멈추더라. 나랑 Y랑 사귀는건 아니었지만 좀만 더 진행시키면 어떻게 사귈수도 있겠다고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그건 마치 정신적 NTR 시전과도 같은 거였으니까. 그래도 군대에서 나름 표정관리법은 배워왔던지라 대수롭지 않게


'아 진짜요? 축하드려요 형.' 이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었지. 근데 L형이 표정이 아직 안풀리고 나에게 한 마디 더 남기더라.


"xx야. 니가 Y랑 친한건 좋겠는데, 어느 정도 선은 지켰으면 좋겠다."


저 말을 듣고나서 순간 욱하긴 했는데, 사실 남자친구인 L형 입장에선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나중에 더 자세히 듣다보니까


원래 L형은 Y에게 관심이 있었는데, 나랑 Y랑 자주 어울려다니니까 L형은 나랑 Y랑 사귀는줄 알았다고 하더라. 근데 어느 날 주말에


Y랑 L형이랑 K형 그리고 P양 이렇게 4명이서 술을 마신적 있는데, 그때 Y가 술마시고 L형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고 하더라 ㅋㅋㅋ


그러니 L형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좋다고 OK 했다고 하데?


내막을 알고나니까 내가 그동안 했던 행동이 존나 부질이 없고 창피하다고 느껴진건 말할 것도 없었지. 


아무튼 '알겠어요 형. 오해할 행동은 하지도 않았고 절대 안할거에요.' 라고 말하고 펍이 닫기 전에 헤어졌지.


심장이 간질간질 거리더라. 밤하늘은 그날따라 유독 더 맑았고 런던에서는 볼 수도 없는 별들도 몇개씩 보이더라.


집까지 15분 밖에 안되는 거리도 마치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가는 마냥 걸리는거 같았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냉장고에 박아뒀던 먹다 남은 앱솔루트 블루 보드카를 털어서 마시면서 줄담배를 피워댔다. 내가 아직 어리구나. 


여자 마음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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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은 그때 하늘보면서 걸어왔던 노던 햄스테드 역 앞 3거리의 야경. 물론 그때 술마신날 찍은건 아니고 런던 오고나서 마트 장보러


갔다가 찍은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