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좀 많이 늦게 왔네.... 2편이야... 아직도 남았어.....



이제 관객 질문 받겠다.
 
Q. 연출가에게 질문 하겠다. 이 연극이 보고 싶어서 책도 읽어보고 인터뷰 기사, 페이스북에서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았다.
되게 기대를 많이 했었고 새로운 형태의 극, 그리고 다소 정적인 부분이 있긴 했지만 재밌게 보았다.
인터뷰 기사를 봤을 때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 여관씬을 찍을 때 남자 두명이 같이 샤워를 하는 씬이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어떤 동성 코드라고 보지를 않았지만 서양에서는 그 부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약간 당황스러웠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이 연극에서 영상 상영을 같이 할 때 샤워씬이 빠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 장면이 같이 나왔었다.
내가 알기로 이 연극이 프랑스에서도 동시에 공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장면에 대한 연출가의 생각을 듣고 싶다.



A. (일동 당황..) 문화적 차이를 단순히 샤워 장면을 통해서 말하는 것은 조금 이상할 수 있지만...
샤워 장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가? (질문자 : 네 그 장면 맞습니다.) 음.. 그게 뭐가 어떤가..?

(질문자 : 내가 본 신문 기사에는 그 씬이 충격이었다. 라고 쓰여져있는걸 읽었다.)

마리가 먼저 가서 씻어. 라고 말한다. 내가 물어보았던건
'여기 한국에 와서 수영장을 간적이 있는데 남자들이 모두 옷을 벗고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만약에 남자 둘이서 샤워를 하는게 이상한가?'
라고 리허설 때 물어본적이 있었다. 배우들은 이상할 거 없는 일이다. 라고 대답을 했다. 그래서 이거 하자. 라고 얘기 했다. 이건 그냥 심플한 얘기였다.
그래 맞아요. 그게 프랑스와 한국의 유일한 차이인 건 맞아요.

즐기셨나요...^^(일동 웃음)



Q. 영상에 관한 것이다. 소지현이 영상에서 처음 나오는 학교 복도에서 기영의 모습이 있는데 복도에는 기영의 모습이 없고 단지 창문에만 모습이 비춘다.
이 때 영상 연출이 기영과 성훈에 대한 어떤 것을 함축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없는 사람의 그림자를 창문에 투영한다는 것이 뭔가 기영의 상황에 대한 표출인가?



A. 정확히 말해주었다. 기영이가 처음 메시지를 받았을 때 그는 그 순간 스파이로서 자신의 정체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 정체말이다.
나중에 기영이 얘기를 한다. 나는 유령이다. 그래서 영상 속에서 그 메시지를 받는 순간 부터 영상 속에서 본인의 모습이 아니라 어느 비친 모습으로 나오는데 학교에서 걸어갈 때 사실은 바닥에도 그림자가 비치고, 코엑스 장면, 지하철에서도 그의 모습은 비치기만 한다.
어찌보면 메시지를 받는 순간부터 이 사람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근데 메시지를 받고 뿐만 아니라 예전 부터 이 사람은 아마도 사라진 사람과 같았을 것이다.
어떤 체계로 부터 너의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를 듣는 순간 부터 단순히 다른 사람으로 정체성을 바꾼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바뀐 것 같다.
아마도 영혼과 같은 존재라던지..



Q. 원작을 읽지 않았고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고 왔다. 스토리라인이 두 사람인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까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인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특히 북한에 대한 기억이라던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처음에는 약간 산만하게 느껴지기는 했었다.
근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북한은 뉴스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 연극을 보면서 서울의 맨얼굴을 본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배우 분들이 나와서 중간중간에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게 우리에게 그런 의도를 가지고 얘기를 가진건지, 어떤 의도에서 스토리라인과 다르게 나와서 잠깐씩 얘기를 한건지 궁금하다.



A. 말씀한대로 이것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맞는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스파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 위한 어떤 핑계거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버려진, 허무해진 사랑이라던가.
거짓말과 비밀 같은 것들이 두사람 사이에 어떤 허구(illusion)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이 밝혀졌을 때 두 사람 사이에 '아 우리가 그 동안 15년을 허무하게 낭비를 했구나'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을 것 같다.
만약에 그 둘 사이에 이런 비밀과 거짓말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은 진실된 사랑을 하는 커플이었을 수도 있다.
그치만 두 사람은 솔직하지 못했고 침묵을 지켰다.
근데 그 침묵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큰, 어떤 역사적인 문제와 관련있는 거 같다.
어떤 두 사람이 분리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없고 이것은 어떻게 보면 이 나라를 둘로 나누는 국경선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질문자와 같이 직접 분단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그것에 좀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이라는 현실은 우리의 인식 속에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배우들 사이에도 세대가 여러개로 나뉘어 지는데 그 분들 한테 자신들의 추억을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말씀했듯이 이 공간 속에서 다시 한번 그것과 연결 시켜보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이 공간과 저 공간 사이에 어떤 경계를 허물어보자는데서 그런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빛의 제국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아니라, 빛의 제국이라는 소설을 그대로 무대위에 재연하는 것 역시 아니라, 빛의 제국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이야기 함으로써 다른 이야기를, 다른 추억들을 불러오고 싶었다.
사실 그것들 역시 책에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근데 아까 배우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준 것은 이런 걸 보여드리려고 했던 건데 극장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버려진 사람들의 기억을, 목소리를 다시 보여주기 위해서 한거기도 하다.


1편 합해서 여기까지가 30여분 쯤 되고..

아직 한 30분 정도 더 남았더라....

얼른 정리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