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곤아. 2014 시즌도 벌써 중반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우리 둘 모두 새롭게 시작하는 해였지.
그라운드를 떠나 해설자로 돌아온 나와
명문 두산에 입단한 너.
부끄럽지 않게, 나 자신을 속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을지….
새삼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올스타전에서 너와 함께 챔피언스필드에 서 있으니
감회가 남달랐다. 비록 과거 무등구장은 아니지만
아빠가 현역 시절 터를 일군 곳에
장성한 아들과 있는 것 아니겠니.
표현은 안 했지만 아빠는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큰 키와 당당한 체격을 가진 네가 유난히 늠름해 보이더라. 방송에서도 말했지만, 다른 건 몰라도
좌우지간 키 하나는 나를 닮지 않아서 마음에 든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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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한 아빠는 너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한다.
집에서는 일절 야구 이외의 말은 안하니….
이따금 네게 \'카카오톡\'을 보내 이런저런 야구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야. 아들은 아빠보다 살갑다.
이따금 휴대폰으로 너의 타격폼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주곤 하잖니.
\'조언을 달라\'는 너의 문자를 볼 때마다 아비는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남들 다 하는 하트 표시 하나 없이 \'스트라이드가 좁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는
기술적인 답을 하는 아빠가 서운하진 않을는지….  


얼마 전 아빠가 너에게 크게 화를 냈던 것 기억하니.
한 달 전이었나. 우연히 네가 함평 2군 구장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중계로 봤단다.
타석에 선 네가 방망이를 돌리고 있더라.
그런데 깜짝 놀랐다.
배트 스피드가 정말 느렸어.
우려될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더라.
아마 너는 그날 저녁 아빠가 너에게 했던 말 중
가장 모진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편지 직접써서 보냈다는데  분위기 좋다가
결국엔 참지 못하고 모두까기 본능이 나온 거 읽고
개터짐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