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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이라 순서가 좀 이상하게 올라갔는데, 위에서부터

1. 마비에토드 스완 (1930쯤?) 세미플렉스에 약간 못미치는 펜.

2. 누들러 아합+이시카와 G닙

3. 마비에토드 스완 (1번 사진이랑 동일한 펜)

4. 파이로트 에라보 sf

5. 마비에토드 스완 (1, 3번 사진이랑 동일한 펜)

6. 마비에토드 스완 (1, 3, 5번 사진과 동일한 펜)의 1호닙 뒷면.

7. 파이로트 에라보 눌러썼을 때 닙-피드간 간격

임.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애초에 빈티지 플렉스닙들은 현행 소프트/연성을 표방한 얇기만 한 닙들과는 설계부터가 다름.

1. 피딩 자체가 엄청남.

친수성이 높은 가황고무 (에보나이트라고도 하는데, 이건 상표명임.)덕분에 슬릿을 넓게 파도 잉크가 주루루룩 오버피딩되지 않고 해서 채널이 어마무시하게 넓음.

현행 연성표방 펜들이랑 비교했을 시, 현행펜이 왕복2차선이라면 빈티지는 왕복 32차선임. 뭐 그 대신에 흔들면 잉크를 뱉긴 함.

하지만 빈티지중에서도 레일로딩 꽤 빈번한거 있고, 잉크 공급이 너무 오바되어서 잉크 뱉는경우도 있음. *월-에버샤프(Wahl-Eversharp) 스카이라인의 경우는, 농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름이 콸콸.


2. 닙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음.

이게 무슨 말이냐면, 티핑의 폴리싱이 불균일해서 펜마다 획 굵기가 다르다는 말이 아니라 닙 자체의 두께가 부분마다 다르단 것임.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필압이 증가했을 때 하중이 같이 증가하는 부분의 두께가 얇다고 하면 설명이 되려는지.

물론 파이로트 소프트닙 (5호, 10호, 15호 s붙은 일반닙 깎아맨든 닙들)의 경우엔, 닙 뒷면을 삼각형의 형태로 조금 파내어서 약간의 연한 성질을 부여했긴 했는데, 빈티지펜같은 경우 뒷면이 매끈하게 빠진 모양으로 가공되어있슴. (6번사진 참조) -> 모든 펜이 그런것은 아니나, 꽤 많은 펜들이 그렇다더라~ 하는 말이 있슴.

저는 닙 자체가 견뎌낼 수 있는 탄성한계점이 현행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함. 현행 플렉스 표방 펜들 중에서는 백마논짜리 월 데코밴드 빼고는 세미플렉스 발끝도 못 따라가는 듯. (Bock 티타늄 t-flex닙이랑 오마스 펜들은 한 번도 못써봐서 몰르겠슴.)

현행 펜은 닙 숄더를 잘라낸다든지, 타인 뒷면을 깎아낸다든지, 닙 자체를 얇게 뽑아낸다든지, 소재를 특이한 걸 쓴다든지, 슬릿을 어마무시하게 길게 잘라낸다든지 해서 연성 느낌을 내는데, 암만 해봐도 빈티지 못따라가더이다.

3. 닙의 재질이 99%가 14kt 금임.

가끔 18kt 금닙도 있던 것 같던데, 그건 제가 잘 모르니 제외.
아니, 24k나 18k가 훨 말랑하지 않슴니까?

-> 왜  14kt이냐면, 금 자체는 무르고 탄성과 복원력 면에서는물성이 좋지 못한 금속이기 때문. 금 함유량이 높은 18kt 24kt 같은 경우는 눌르면 복원이 비교적 잘 안 됨.

왜 우리가 초딩때 모나미 153 스프링 빼서 늘렸다 줄였다 장난치다가 실수로 너무 많이 늘려버리면 다시 원래 모양대로 복원되지가 않잖음? 그 이유는 우리가 탄성한계점 이상으로 스프링을 늘려서 스프링에 영구변형이 왔기 때문. 만년필 닙도 금속이니 탄성한계점 이상의 압력을 가하면 영구변형이 옴.

펠리칸 m1000이랑 세일러 킹오브펜 (K.O.P.)이 낭창한데 눌러쓰먄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이에여. 현행 몽블랑 149를 딴딴하게 만든 이유 역시도 여기에 있는것임다. 셋 다 18kt 닙이거든여.

근데 사실 스텐레스가 금보다 플렉스닙 만들기가 훨 좋음. 스텐레스강은 가공되어서 스프링강으로도 쓰이는 아주 훌륭한 금속임. 그래서 빈티지 파이로트 펜이나 이스터브룩 몇몇 닙들 보면 스텐레스 재질인 플렉스닙들 꽤 있슴.

또다른 이유로는 14kt 합금이 이리듐과의 이상적인 결합이 가능하단 이유도 있는데, 그건 왜때문인지는 몰겠슴. 같은 금 계열 금속이라 그런거신가? <-설명 부탁드림!


현행 연한 닙들 쓰면서 느낀점.

1. 파이로트 헤리티지 912 FA

이 펜의 '팔콘닙'이라는게 현행펜 중 그나마 좀 벌어지는 편이고 필압에도 쉽게 반응하는데, 닙의 탄성한계점 자체가 낮아서 눌러쓰다간 요단강 행이고, 조금만 플렉시하게 써도 슬릿이 벌어져서 헛발질의 주원인이 되기도 함. 여러 블로그 리뷰에서 FA탓을 해대며 헛발질 있다고 주구장창 까대는데, 사실 그 원인은 자기에게 있었던 거심.

-> 물론 FA닙 자체가 원래 헛발질이 좀 있는 편이긴 한데, 눌러쓰다보면 슬릿이 벌어지고 잉크가 모세관 현상이랑 비슷한 현상땜시 슬릿을 타고 티핑 끝까지 내려가서 종이에 도달해야 하는데 슬릿이 벌어지면 잉크는 티핑까지 공급되지 않아서 헛발질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

신기했던건 10호FA보다 15호 FA가 덜 연하다는 것. 당연히 닙이 더 크면 더 연성이겠지~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2. 파이로트 에라보

4번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역시 한계가 높은 편이 아님. 파이로트 S자 붙은 닙들보다 오히려 덜 벌어지는 듯. 얘는 벌어지는 대신에 위아래로 휘청여서 필감 자체는 독특하고 재미있슴. 7번 사진을 보면 먼소린지 이해 가능하실 듯.

근데 얘는 닙 자체는 무르고 좋은데, 닙이 가진 곡률이 획의 굵기를 조절하기 힘듬. 획 굵기를 조절하려면 닙이 약간 둥글게 말려있어야 하는데, 얘는 거의 평평함.

플래티넘 3776이나 개더드의 닙처럼 평평하게 가공되어있어서 눌러써도 큰 획 차이가 없다는 거심.

얘도 눌러쓰면 안되는 펜인건 fa랑 마찬가지임.

뭐 특징은 초반에 많이 갸악갸악대며 긁는다는 거임. 전 이제 좀 길들어가는 듯 한데, 긁는건 많이 사라졌음. 부드러워져 감.

근데 다좋은데 니들은 2만엔짜리 펜 마감이 우째 1만엔보다 못하냐? 기스도 더 잘나고 사출라인도 보이고. 근데 클립마감은 기막히게 잘 해놓았어... 잘했어...

(잉크 흐름이 꽤 좋은데, CON-50으로는 부족하니 꼭 메탈모델을 사서 CON70 끼우시길. 레진모델은 50밖에 안드감.)

3. 누들러 아합

X발 이게 연성이냐

4. 파이로트 5호 SF

차라리 에라보보다 더 나았음. 잘 벌어지고, 한계점도 높고.
근데 이것도 계속 눌러쓰면 요단강 행이더라구요. 그냥 일반 F닙에 비해 흐름 좋고 말랑한 펜이다 생각하며 쓰시길.
CON-70쓰면 밸런스 흐트러진다는 말이 있던데, 뭐 밸런스는 개인 차이니까 백날 말해봐야 직접 잡고 써봐야 암. (밸런스는 몽블랑 149 80년대보다 현행 149가 밸런스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개인차가 심함.) 개인적으로는 에라보보단 밸런스 괜찮게 느껴졌음.

5. 플래티넘 스탠다드 14K (얘는 연성 표방 펜은 아니지만 걍 쫀득하길래 써봄)

얘도 에라보처럼 닙이 평평해서 안벌어지는 타입.
눌러쓰면 획 굵기변화 줄 수 있긴 한데, 얘는 닙 자체가 얇게나온 타입이라 한계가 크지 않음. 흐름도 괜찮고 쫄깃하니 좋았음. 저렴한 쫀득이 펜 구하시는거면 나쁘지 읺은 선택!

뭐 어쨌든 결론은, 현행펜에서 연성 그런건 절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912 742 743 823 FA, 에라보, 플래티넘 센추리 소프트닙, 파이로트 소프트닙 이런거 아무리 소프트닙이래봤자 빈티지 세미플렉스 못따라감. 이베이에서 세미플렉스는 10만원 +-3만원이면 구하니까 걍 그거 사시는게 어떠한지?-> 대신 상태 잘 보고 사셔야 리스토어 안하셔도 됩니다. PAYTON PENS같은 좀 비싸지만 확실한 곳에서 사시면 그런 걱정은 좀 덜 수 있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