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반기, CJ E&M 드라마국이 위험하다.

CJ E&M 드라마가 지상파를 뛰어 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지 오래다. 그러나 겉만 화려한 사상누각이었을까. 최근 이 드라마국 이곳저곳에서 누수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 금토극 '굿 와이프'는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반기 편성이 잡혀 있는 '도깨비' '내일 그대와'는 제작 난항을 겪으며 길을 잃었다. 스멀스멀 제기되고 있는 'CJ E&M 드라마국 하반기 위기설'에 대해 짚어봤다.


◆ tvN 드라마 전반적인 시청률 침체

'싸우자 귀신아'는 첫 회 4.055%(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며 3회 이후부터는 줄곧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작 '또 오해영'이 최고 9.991% 평균 7.265%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반토막이다.

'싸우자 귀신아'보다 더 고전 중인 쪽은 금토극 '굿 와이프'다. '굿 와이프'는 '칸의 여왕' 전도연이 11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 주목 받았다. 게다가 동명 원작은 미국 CBS에서 2009년부터 시작해 최근 일곱 번째 시즌까지 전파를 탄 인기 드라마. 그러나 '굿 와이프' 성적은 저조하다. 첫 회 3.996% 5회 5.382%까지 상승했다가 가장 최근 방송인 8회에선 3.887%까지 떨어졌다.

계속해서 3~5%대 시청률에만 머무르고 있다. 훌륭한 재료에 비해 다소 실망스런 결과물이다. 일각에선 '굿 와이프'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한다. 화려한 출연진과 원작 등으로 포장했지만 결국엔 선정적인 불륜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금·토요일 오후 8시 30분은 가족들이 둘러 앉아 TV를 시청하는 시간대다. 자극적인 이야기 전개와 영상을 보여주는 '굿 와이프'는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 '도깨비' '내일 그대와' 제작 난항

'싸우자 귀신아' '굿와이프'의 시청률 침체가 tvN이 현재 처한 위기라면 '도깨비' '내일 그대와' 제작 난항은 미래에 닥칠 위기다. '도깨비'는 하반기 방송될 TV 드라마 중 최고 기대작. 스타 작가 김은숙과 톱스타 공유의 만남만으로도 이미 분위기는 뜨겁다. 그러나 제작은 거북이걸음 중이다. 김 작가는 출연진에게 아직 한 회의 대본도 전달하지 않았다. 40페이지 이상의 시놉시스도 최근 완성됐다. 공유·김고은·이동욱을 제외하곤 캐스팅 진행 상황도 지지부진하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지난 4월 '도깨비' 11월 편성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이 또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tvN 측은 "편성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100% 사전제작이 될지 반 사전제작이 될지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본격적인 촬영을 위해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도깨비' 제작과 관련해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적어도 12월에는 방송을 시작해야 하지만 어려워 보인다. 현 상황이 김 작가의 자신감 때문인지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귀띔했다.

'내일 그대와'는 무혐의로 결론 난 이민기 성폭행 피소 사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번 사건과 이민기의 출연 여부가 관계없다는 것이 '내일 그대와' 측의 설명이지만 이민기는 이후 하차를 발표했다. 제작사는 이민기가 빠진 후 남자주인공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벌써 몇 명의 후보들에게 출연 제안이 갔으나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일 그대와'는 방송가에서 가을께 편성으로 점쳐지던 작품이지만 결국 캐스팅 난항과 맞물려 2017년도에 전파를 탄다.



◆ '38 사기동대' 이후 OCN 드라마 미편성

OCN은 아예 드라마 제작에서 손을 뗀다. 역대 OCN 드라마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둔 '38 사기동대'가 당장 6일 막을 내리지만 이를 이어갈 차기작이 없다. '38 사기동대' 인기를 이어가 2연타 '대박'을 터뜨릴 절호의 기회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라'라는 말이 있지만 노를 잃어버린 모양이다.

물론 OCN 입장에선 무턱대고 편성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8월 12일부터 '38 사기동대'와 동시간대인 금·토요일 오후 11시에 새로운 tvN 심야극이 편성되기 때문이다. 자칫 CJ E&M 드라마들끼리의 '팀 킬'이 될 수도 있다. '38 사기동대'가 지핀 OCN 드라마의 열기는 전혀 관계없는 콘텐트들이 이어간다. OCN 측은 "'38 사기동대'가 종영하고 나면 기존에 해왔던대로 영화를 방송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숨 고르는 CJ E&M, 뛰는 지상파

여러가지 악재들로 올해 하반기 CJ E&M 드라마국은 어쩔 수 없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럴수록 지상파는 더욱 열심히 뛰고 있다. 지금도 SBS 월화극 '닥터스'가 시청률 20% 돌파를 코앞에 뒀으며 MBC 수목극 'W'는 시청률 수직 상승과 더불어 신드롬급 인기로 번져나가고 있다. 하반기엔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이민호·전지현의 '푸른 바다의 전설'과 '괜찮아 사랑이야' 김규태 감독·이준기·아이유의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 '파스타' 서숙향 작가·공효진·조정석의 '질투의 화신'도 방송된다. 

이 같은 지상파의 무차별 공습은 숨 고르는 CJ E&M에겐 더욱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방송관계자는 "지상파 드라마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과감히 장르물을 선택하고 케이블에서 성공을 거둔 작가를 영입하는 등 퀄리티 높은 작품들을 만든 덕분"이라며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CJ E&M도 긴장해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