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술 엘도라도 15..
리터당 31그램의 설탕질을 한 술.
리큐르도 아니고 싸구려 술도 아니지만 과도한 설탕질을 했다는 것 때문에
왠지 약물 진탕 맞고 링에 오른 격투기 선수 혹은 러시아 육상선수들,
성형으로 인생 대역전을 이룬 여성들을 보는듯 해서
주류점에 갈때마다 들었다 놓았다 몇번을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버번 한병 사서 집에 들어왔음.
미국의 럼 가격이 유럽이나 한국보다는 저렴하지만
엘도라도 15의 가격이 엔젤스엔비와 비슷한 상황이고
좋은 스피릿을 만들고 좋은 배럴에 열심히 숙성시킨 술과
설탕 부어서 쉽게 맛을 끌어낸 술이 비슷한 가격이라는게 뭔가 찜찜했음.
한국에서는 3배 넘는 가격이라는걸 오늘 알게되었는데 이건 뭐 샤아의 자쿠도 아니고..3배라니.....너무한듯..
아무튼 설탕질이라는 반칙을 한 술에 단 한푼이라도 내 지갑을 열 수는 없다는
얄팍하면서도 단호한 각오를 해보았지만
연일 35도를 오르내리고 비한방울 오지 않고 멀쩡하던 잔디까지 태워죽이는 흉악한 여름 날씨때문에
설탕이 들었던 말던 달달한 럼 한잔을 즐기며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싶은 마음이 들었음.
여름엔 역시 럼이라는 단순한 생각과 더운 바다에서 럼를 마셔재끼는 해적의 모습도 떠올라
각오고 뭐고 없이 럼이 미친듯이 마시고 싶어졌음.
이왕 오랫만에 럼 마실거 루스키형이 극찬한 엘도라도 15를 마셔보기로 했음.
흔들리는 배에서 넘어지지 말라는 의도인지 보틀이 묵직하고 상당히 기울여봐도 넘어지지 않음.
병뚜껑과 병 사이에 1미리 정도의 유격이 있음.
다만 코르크의 품질이 좋아 기밀은 확실히 유지되는듯.
병을 열자마자 진한 설탕의 향, 약간의 커피향이 남. 알콜향은 전혀 없음.
잔에 따라보니 아주 진한 갈색을 띄고있음. 얼핏보면 옥도정기같음.
한눈에 봐도 아주 잘 익은듯 하지만 혹시 색도 카라멜로 만든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듬.
잔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도 처음 열었을때와 다른게 없는데 커피향이 한층 더 진하게 올라옴.
마시자마자 진한 단맛이 느껴지는데 노골적으로 설탕맛이 나지 않음.
플랜테이션 XO 럼도 엘도라도 15와 비슷한 설탕질을 한걸로 아는데
플랜테이션은 마시자마자 청량음료에서 맛볼 수 있는 노골적인 단맛이 나서 자연스럽지 않았는데
엘도라도 15는 모르고 마셨으면 설탕질 한 줄 몰랐을것 같음.
단맛은 계속 지속되고 견과류의 고소함이 아닌 버터계통, 유제품 계통의 고소함이 올라옴.
그리고 진한 커피맛이 점점 강해지고 바닐라향도 느껴짐.
나중엔 불조절을 잘못해서 먹을 수 있을정도로 살짝 태운 달고나의 맛도 느낄 수 있었음.
피니쉬도 약한 달고나의 맛이 나면서 버터향이 살짝 남음.
이 모든 과정이 아주 자연스러워서 기분좋게 마실 수 있음.
해적영화라도 보면서 마신다면 한병 다 마시는것도 어렵지 않을듯 함.
플랜테이션은 노골적으로 달아서, 바카디 8년은 쨍한맛이 도드라져서
두잔 이상 마시는게 부담스러웠던걸 생각해보면
한잔이 아니라 한병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좋은 술이라는.생각이 듬.
가격으론 자카파23 급이지만 무리하면 자카파 XO와 맞다이를 뜰 수 있을듯.
다만 단맛을 조금 줄이고 드라이한 맛을 더 살릴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음.
이정도의 만족감이면 50불 이하의 럼 중에선 독보적인 선택이 되겠으나
16만원이라는 가격은 납득도 안되고 용납도 되지 않을듯 함.
그 비용으로 고급 싱글몰트 드시는게 여러모로 좋을듯 싶음.
글이 길어 마지막 문단만 봤습니다. 결론 ㄱㅅㄱㅅ - dc App
답은 정해져 있다. 브랑디 ㅇㅅㅇ
경험상 그분들이 미는 술은 대부분 한번에 많은 양 마시기 좋은 스타일인듯
?
지금 계신곳이 미쿡이신가봐요? ㅊㅊ
원맹/예, 미국삽니다.ㄱㅅㄱㅅ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