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수스쿼 영화에 대한 평가는 이 짤로 대신할게


엘 디아블로를 너무 좋아해서 저번에 엘 디아블로 정보글도 올리고 수스쿼 볼 때도 엘 디아블로 중심으로만 봤어

만화책 원작이랑 다른 점 찾아보는 재미가 있더라고

원작이 더 낫네 영화가 더 낫네 이런 식의 비교 우위를 점하자는 게 아니라 그냥 이런 차이가 있구나 하는걸 공유하고 싶음


원작에서는 라자루스 레인에 의해 악마의 힘을 양도받은 설정이지

뉴52 이후에 달라졌을까 했는데, 뉴 수스쿼 코믹스에서 라자루스 레인에 대한 언급이 나오더라고

영화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악마의 힘이 깃들어있다는 설정이고, 나이가 들어갈 수록 힘이 강력해져가기만 한다는 언급을 함


디아블로의 힘이 묘사되는 방식도 조금 다름

원작에서의 디아블로는 자신의 강력한 힘을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음. 능력 활용도 잘 하지

불을 단순히 내뿜는 것 이상의 진기명기를 보여줌. 체내의 청산가리를 태운다든가, 이계의 힘을 감지할 수 있다든가

심지어 뉴 수스쿼에서는 지옥문도 혼자 열더라

하지만 이렇게 능력을 잘 다룸에도 디아블로 본인의 신념과 신앙에 의해서 능력 쓰는 것 자체를 꺼려함

영화에서는 자신이 분노할 수록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설정이 되었어

그래서 힘이 폭주해버릴까 두려워서 일부러 성질머리를 죽이고 있었음

힘 아끼는 모습을 너무 적당한 설정으로 때우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

그런데 악마의 지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단 설정은 영화판에서만 묘사되는 모습이라 흥미로웠어

연출은 오글거렸지만, 이런 능력도 있구나- 하는걸 알게 됨


디아블로가 속죄하는 이유에도 차이를 보여

원작에선 돈을 떼어먹은 다른 갱스터들의 집을 불태우다가, 그 안에 무고한 여자와 아이가 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붙잡힘

영화판에선 성질머리 때문에 자기 가정을 태워버리지

남의 아내/아이에서 자신의 아내/아이로 바뀌었을 뿐인데 속죄의 뉘앙스가 상당히 다르게 다가오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 자신의 가족을 태웠다는 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는 있겠지만

캐릭터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남의 무고한 가족을 태워버리는 것이 더 가능성을 열어두는 거라고 봄


그리고 캐릭터의 베이스도 다르다고 느꼈어

원작은 갱스터로서의 면모보단 기독교 신자의 색채가 더 강하게 느껴짐

묵주 기도도 하고,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기도 함

영화판은 LA 갱스터의 향취가 물씬 풍김. 감독도 종교적인 이미지보단 갱스터 이미지에 더 중점을 둔 것 같더라고

말투도 전형적인 갱스터 말투고, 갱단 시절의 삶을 좀 더 집중해서 보여준 느낌이 들었음

이건 제법 재밌었는데, 만화책에선 디아블로의 갱스터 시절을 크게 눈에 띄게 다루진 않았거든, 애가 참회하는 모습에 더 집중했지

디아블로의 이런 모습은 전혀 못 보던 모습이고 상상도 못 했던 모습이라서 조금 놀랐음ㅋㅋ

원작의 종교적인 느낌도 조금 포함시키려 했는진 몰라도 손등에 십자가 새겨놓고 바지에 은십자 체인도 걸어놨던데 딱히 눈에 띄진 않았음


그러고보니, 영화 후반부에서 디아블로가 변신을 하잖음. 막 부두술사같다느니 그러는데 난 되게 신박하다고 느꼈음

원작에서 엘 디아블로의 힘은 아파치 주술사에 의해 소환된 악마한테서 나오는 건데, 이 설정을 적당히 차용한 느낌?

흔히 묘사되는 뿔 달린 악마랑은 차별되는 모습이라서 인상깊었어. 변신 유지 시간은 존나게 짧았지만...


원작보다 영화판에서 디아블로가 좀 더 평면적이고 소비적인 인상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그래도 디아블로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냥 그러려니 함


여하튼 그럼. 엘 디아블로는 좋은 캐릭터였다...

8월 10일에 발매되는 엘 디아블로가 주연으로 나오는 코믹스 읽고 또 이것저것 재밌는 거 갖고와볼게

모두 엘 디아블로를 좋아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