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엔 물론 희생이 뒷받침된다. 얼마 전 염 감독은 '신재영, 박주현, 김택형 등 기회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자신에게 그 자리를 주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재영, 박주현에게 선발 자리를 내어주고 롱릴리프와 추격조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오재영, 투수조 고참임에도 '애니콜'이 된 마정길, 8번 타순에도 아무 말 없이 대기하는 이택근, 백업 자리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김지수, 유재신 등 중고참들의 희생이 있기에 어린 선수들이 부담 없이 그라운드를 휘저을 수 있다.


요 기사는 조금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이거 읽자마자 홍성흔 생각남.

팀 내 선수는 많지만 포지션은 한정되어 있고 우선순위를 정하다보면 밀려나는 선수들이 필연적으로 더 많을 수 밖에 없지. 주전먹는 선수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 아래에 있는 동료들의 희생을 개고생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악물고 자신을 증명해야해.

내가 저 기사 읽고 홍성흔이 더 싫어진 건 말야.
저 기사는 이미 긁어볼대로 긁어본 중고참, 나이가 들어 노쇠화 된 베테랑들이 신인을 떠받히고 있는 상황이야. 신인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건 당연한 상황이란 말이지. 그럼에도 신인들에게 고참 동료의 희생을 잊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단 말이야.

근데 홍성흔은? 거꾸로잖아. 너네팀 유망주 많기로 소문난 팀이고 실제로도 타자 뎁스 크보에서 손꼽는 팀으로 아는데 늙은 고참이 지금 그 모든 어린 선수들의 기회를 잡아먹고있는 꼴 아니야? 그것도 자기역할이라도 제대로 하고있으면 또 몰라. 오푼갑마저 언제든지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있는 마당에, 우리팀 기회받는 신인들도 무한한 책임감 느낄것을 당부받는 마당에 (이건 어느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지금 작태는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홍성흔 더 가증스러운 건 야구 짬밥이 몇년인데 저런 사정 모르고 버티고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여기있는 누구보다도 잘 알걸.

황혼이 아름다운 건, 그 미약한 햇빛이 정오의 찬란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베테랑의 품격은 꼭 타석에서만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냐. 흔하디 흔한 말. 박수 칠 때 떠나라.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홍성흔은 좋은 선수였고 충분히 태양이 될 수도 있었지. 하지만 사소한 욕심에 스스로를 망쳐버렸다. 2000경기? 기록을 세우고 물러난다한들 누가 알아줄까. 팬들이 알아주지 않는 기록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혼자서 자위하는 황혼이 대체 무슨 소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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