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7-E10


E07


너 데리고 저 섬에 가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근데 나 혼자 간다.

너 데려가면, 저 섬에 꽁꽁 숨겨두고 누구한테도 보내주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니까 내 눈에 절대 띄지 마라.

다시 보이면... 확 보쌈해버릴 거니까.


E08


저를 잘못보셨습니다. 하느님.

겨우 이따위 것으로, 내가 주저앉고 포기하고 물러설 거라 생각했다면,

당신의 오산입니다.


얼마든지 덤벼보세요.

난 절대로 절망하지도 슬퍼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거니까.


E09


내일 보자, 을아. 

모레도 보고 그 다음 날도 보고 그 다음다음 날도 보고.

시도 때도 없이, 미친 듯이 보자.


E10


우리 여행가자, 을아.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못 찾는 데로. 딱 한 달만.

준비는 내가 다 할테니까 넌 따라만 와.

나는 너만 보고, 너도 나만 보고.

모든 세상 일에 귀 닫고, 눈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세상에 우리 둘만 남은 것처럼 그렇게 한 달만 지내다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