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빌런 및 주요 주변 인물


팀 캐릭터 설명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바람에 항을 바꿨다. 빌런과 비중있게 다뤄지는 주변 인물들에 대해 살펴보자.

가오갤의 빌런은 로난이다. 로난은 마지막 전투에서 약간 허망하게 죽은 감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꽤나 잘 뽑힌 빌런이다. 우선 동기가 확실하다. 크리행성의 지도층 중 한명으로 잔다르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는 우주에서 이름난 악당이라는 설명이 영화 초반부터 잘 소개되고 있고, 가오갤일당이 탈옥한 후 감옥으로 찾아와 간수 및 죄수 등 모든 사람을 죽이는 등 악당으로서의 모습을 잘 드러내줬다. 이후 드랙스를 비꼰다거나 스타로드의 대화 등으로 가오갤 멤버들을 전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고 여기고, 타노스를 도발하는 등 오만한 태도도 잘 보여줬다. 덕분에 스타로드의 시선끌기에 당해 패했지만. 욘두는 뭐 설명하지 않겠다. 다들 얼마나 캐릭터가 잘 나왔는지 알고 있으니.

수스쿼는 인챈트리스와 그의 오빠가 메인 빌런이다. 그런데 너무 나쁘다. 배경설명도 그저 고대의 악마(?) 중 하나였다로 끝나는 빈약한 설명. 영화 종반부까지 춤만 추거나 첫 등장시에만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등 악당으로서의 모습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동기도 너무 빈약하다. 동기는 자신을 숭배하던 인간들이 기계문명을 통해 자신들을 숭배하지 않기에 공격한다 인데 아포칼립스와 매우 유사하다. 다만 아포칼립스는 그나마 핵을 다 없애거나 도시를 날려버리고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모습을 꽤나 웅장하게 표현해준 반면에 인챈트리스는 딱히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기 보다는 영화 내내 춤만 추다가 마지막에 미군의 주요시설을 공격하는 데 그 연출도 빈약하다. 인챈트리스의 오빠는 뭐 더 설명이 없다. 어떤 존재인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엘 디아블로와의 싸움이나 폭탄에 죽은 것을 보면 불이나 폭발에 약한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영화 내에서 아무런 설명이 없으니 그냥 간지만 보여주다 갑자기 죽어버리는 얼척 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만다 윌러는 그나마 정말 잘 뽑힌 캐릭터이다. 제일 좋다. 스토리상 역할도 확실하고 그에 걸맞게 악당보다도 더 악당같은 정부관계자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조커는 정말정말 낭비된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영화에서의 스토리상 할리퀸의 과거 설명 부분과 마지막 탈옥 장면 제외하면 조커가 사실 필요가 없다. 뭔가 조커가 나와서 할리퀸을 구하려고 시도하거나 이런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그러니 조커가 사랑꾼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차라리 조커가 뭔가 꾸몄다던가, 또는 아예 조커로부터 할리퀸이 자립한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의미가 있겠지만. 조커가 죽은 것처럼 보여줘서 할리퀸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킨다라는 연출을 보이지만 별로 와 닿지를 않는다. 할리퀸이 딱히 성장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고... 결국 살아있어서 탈옥시켜주면서 재회하니 자립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조커가 죽고 슬프면서도 다시 쾌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술집에서의 일갈의 떡밥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연출이 구림.


5.5 카메오


플래쉬는 뭐 너무 짧게 나와서 잘 모르겠다. 배트맨은 가오갤의 타노스랑 비슷하다. 그냥 얼굴만 살짝 비춰야 하는데 연출 때문에 조금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 배트맨은 딸이랑 퇴근하는 데드샷을 덮치고 제압도 제대로 못했는데 딸이 데드샷을 막아서서 잡아가는 어정쩡한 모습이 되어 버렸고(이 장면은 마지막 인챈트리스가 딸 환영을 보여주면서 데드샷이 딸을 너무 사랑해서 그 앞에서는 방아쇠를 못 당긴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수미상관형 연출인데 너무 구려서 그렇게 안 보인다는 게 함정), 타노스는 분명 로난이 선전포고하고 연락을 끊은 것인데, 타노스가 쫄아서 연락을 끊어 버린 듯이 연출이 되어 버렸다.


6. 음악


사실 수스쿼가 가오갤과 비교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적재적소에서 흘러나오는 유쾌한 팝송때문일 거다. 그런데 여기서도 큰 차이가 있다. 가오갤은 우선 팝송이 깔리는 이유가 명확하다. 주인공 스타로드의 보물이 팝송테이프니까. 또 장면장면마다 선곡이 잘 어울리고,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음악의 도입부가 흘러나오다가 개그나 중요한 장면이 나오고 음악이 클라이막스 부분이 흘러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수스쿼는 일단 음악이 나오는 이유가 불명확하다. 그냥 말그대로 흥겨운 분위기를 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가오갤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유명한 곡들을 쓰는데 유명하다보니 저작권료를 다 지급하지 못해서 그런지 음악이 도입부만 나오고 끝나버린다. 수스쿼도 음악이 나오다가 정지하면서 개그 등을 보여주는데 이후에 정적이 흐르다 보니 개그의 맛이 죽어버린다. 마치 관객들 반응이 어떤가 눈치 살피는 느낌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팝송은 결코 클라이막스가 나오질 않는다. 그것 자체로 불만족스럽다.


7. 마치며


처음에는 스토리, 전개, 연출 이라는 내가 영화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요소만 비교하려고 했는데 히어로 무비이기에 캐릭터에 관한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서 글이 엄청나게 길어지고 말았다. 아무튼 수스쿼의 리뷰이기에 총평은 수스쿼에 간해서만 간략하게 하도록 하겠다.

수스쿼는 분명히 좋은 캐릭터들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런데 우선 스토리가 원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갔다. 이것은 분명 기획의 문제다. 워너브라더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전개방식은 각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편집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건 각본가와 편집자(루머상으로는 감독이 아님)의 책임이다. 연출은 각본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일단 감독 책임이다. 에이어 감독이 왜 이런 어설픈 연출을 했는지 모르겠다. 히어로 무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건지 아니면 외압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무튼 수스쿼를 보면 현재 DCEU가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