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이었던 <마이펫의 이중생활> 보고왔음.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고서도 굉장히 기대가 돼서 개봉을 엄청 기다렸는데, 좀 미묘함.
아 그리고 스포일링 주의! 뭐 딱히 반전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니언즈>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작품으로 보인다는 것. 매력이 떨어지는 플롯, 두서없고 산만한 전개를 무지막지한 귀여움과 발군의 영상미로 커버한 작품임. 캐릭터 디자인은 좀 미묘한데 이건 뒤에서 좀더 이야기할게.
75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답게, 그래픽 자체는 좀 떨어짐. 디즈니/픽사는 물론이고 전전작인 <슈퍼배드 2>와 비교해도 딱히 낫다는 느낌이 안 들음. 단, 이걸 연출로 죄다 커버해서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영상미를 보여줌.
오프닝 씬에서 이게 두드러지는데, 고공에서 자유낙하하는 느낌과 비행의 느낌을 정말 잘 살려냈음. 특히 뉴욕 시를 하늘에서 조망하는 씬은 진짜 잘 뽑혔음. 이렇게 광활하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장면을 뽑아내는 게 쉽진 않은데 오프닝이 아주 잘 뽑혀서 뒷내용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줌. 이어서 동물들이 주인과 생활하는 장면, 주인이 나간 후 사생활(?)을 즐기는 장면에선 그야말로 귀여움이 폭발하고.
문제는, 초반에 이렇게 기대감을 극대화시켜 놓은 것에 비해 뒤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 이 정도로 기대감을 부풀려놓았으면 이를 충족시킬 만한 매력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플롯의 매력이 좀 안 좋아서 가면 갈수록 흥미를 잃게 됨. 무엇을 주제로 삼았는지 잘 안 드러나고, 단순히 동물들이 사고치는 영화로 보일 정도임. 더구나 전개도 산만해서 집중이 안 되는데, 그러면서도 귀여움과 영상미, 액션은 일관적으로 유지돼서 일단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는 있음.
캐릭터는 정말 미묘한데... 맥스, 기젯벨웨더, 듀크, 클로이, 스노우볼 등등 다들 생긴 것도 귀엽고 행동도 귀엽지만,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그렇게 높진 않음. 오히려 주인과 함께 노는 장면에서 매력이 두드러짐. 이 캐릭터들이 캐릭터 자체가 잘 설정된 게 아니라, 그저 귀여운 동물이 귀여운 짓을 하니까 귀여워 보이는 것에서 그침.
더구나,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을 다 합쳐놓은 것보다 케이티 한 명의 매력이 훨씬 더 큼. 어떻게 보면 문제일 수도 있는 게... 보는 내내 '맥스 집어치우고 케이티 보여줘!!!'라며 속으로 외쳤거든(...) 차라리 케이티와 맥스가 알콩달콩 노는 장면이 많았다거나 케이티가 이야기의 한 축이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듯;;;
케이티는 비중으로만 보면 조연을 넘어 엑스트라급인데 캐릭터 디자인이 너무너무 잘 돼서 오히려 곤란함;;;;;; 슈퍼배드 2의 루시 와일드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 느낌인데 내가 본 일루미네이션 작품 중에선 가장 캐릭터 디자인이 좋음. 심지어는 목소리까지도 정말 좋음:)
그리고 동물들의 행동을 보면 동물로서 디자인이 잘 돼있는데, 문제는 '얼굴'임. 너무 심하게 사람스러움. 대상 연령층이 낮아서 그런 거겠지만, 동물 얼굴에서 사람이 그대로 보이다보니 어른이 보기엔 좀 심하게 어색해보임.
악역(?)인 스노우볼도 문제인데... 물론 귀엽지만, 보팔 버니 컨셉은 좀 안 맞는 느낌임. 보팔 버니는 험악한 표정도 안 짓고 고함도 안 지르잖아(...) 반면 스노우볼은 철없는 문제아에서 전혀 못 벗어난 캐릭터임. 아동용 애니에서 보팔 버니를 제대로 살릴 수는 없었겠지만, 반전 매력을 주기에는 여러 모로 문제가 많지 않은가 싶음. 무엇보다도 이런 반전 캐릭터로서는 <주토피아>의 미스터 빅이 워낙 잘 나온지라...
이러다보니 동물이 많이 나오는데 막상 임팩트가 없음. 위에서도 말했지만 주인과 노는 장면이 훨씬 인상적임. 그리고 초반에 스위트피가 비행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모습은 정말 마음에 들었음:) F-14와 함께 나는 것을 시뮬레이션하다니!
결과적으로는 <미니언즈>의 장단점이 그대로 재현되면서 이게 일루미네이션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임. 막상 볼 땐 상당히 재미있게 봤고 벌써 3번 봤지만 몇 번 더 볼 작정임. 케이티 보려고(...)
그리고... 올해는 디즈니와 픽사에서 각각 동물이 주연인 초 대작을 내놓은지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네;;; 일단 주토피아는 대상 연령층도 높고, 주제의식도 깊은데다 캐릭터가 많이 나오면서도 제각각 매력을 잘 살린 걸작이니 아예 비교가 안 되고, <도리를 찾아서>와 비교한다면... 여러 모로 떨어짐.
<도리를 찾아서>도, 개연성 떨어지는 로드무비스러운 느낌 때문에 처음엔 좀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또 보고싶어져서 3번 봤고, 보면 볼수록 재미있어짐. 그래픽은 애초에 비교가 안 되고, 플롯은 <도리를 찾아서>가 좀더 나음. 캐릭터도 마찬가지인데, 도리/행크/데스티니 등등 출연 바다생물이 많으면서도 각각 매력이 잘 살아있지. 반면에 <마이펫의 이중생활>에선 캐릭터가 잔뜩 나오는데 막상 기억에 남는 건 케이티뿐인 골때리는 상황이 됨. 물론 케이티 나오면 도리고 뭐고 일루미네이션 만세를 외치게 됨(...)
길게 써놓고 보니 어째 혹평만 늘어놓은 듯한데...;;; 일단 마음에 들긴 하고, 몇 번 더 볼 작정임. 머리를 비우고 눈호강하면서 귀여움에 취한다면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음.
P.S 상영 전 단편은 일루미네이션답게 미니언 단편인데, 이 단편도 내용 없고 귀여운 개그로 꽉 채워놓음.
P.S 2 엔딩 크레딧 올라가기 시작한 직후에 쿠키 나옴. 스탭롤 끝난 뒤엔 쿠키는 없지만 파티 끝났다는 대사가 나옴.
P.S 3 스노우볼이 모는 버스 뒤에 깨알같이 <SING>포스터가 붙어있음.
P.S 4 케이티 주연인 스핀오프 좀 내줘(...)
P.S 5 오프닝만큼은 진짜 3D로 보고싶은데 상영관이 없다...ㅠㅠ
자세한리뷰는 개추야 - dc App
동물 캐릭터에서 사람얼굴이 보인다는말 진짜 공감가네요. 일루미네이션 화풍 자체가 워낙 몽글몽글하게 단순? 과장?된 느낌이라 더 그런듯 합니다,,
더빙은 어떰?
나도 3차 찍었는데 내가 운이 안좋은건가 사람들이 잘 안웃더라. 기젯 티비보면서 모노드라마 찍는 씬, 알아이피 리키 할때마가 나 빵터지는데 사람들은 안웃음 ㅠㅠ 1차 시사회땐 반응 좋았지만
이걸 3번이나 보셨다구뇨?
TrueCre / 횽 땡큐 ㄳㄳ 수정했음. 기젯은 그나마 괜찮은데 타이베리우스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더라...;;;
ㅁㅗㅁㅗ / 감사합니다(__)
라면이조아요 / 이게 보면 볼수록 사람으로 보이는 게 심해지더라고요;;;
ㅇㅇ / 더빙은 안 봐서 모름. 입모양 안 맞는 걸 싫어해서 더빙 잘 안 보거든. 안티 더빙은 아니지만... 관객들 반응은 3번 다 좋았음. 다들 귀여워 죽으려고 하더라:) 모노드라마 씬도 그렇고, 리키 나올 땐 다들 빵빵 터지던데?
염소박이 / 영상미 + 케이티에게 집중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몇 번 더 볼 예정이예요(...) +댓글창에서 줄 바꾸기 어떻게 하는 건지 아는 훃들 있으면 가르쳐주... 엔터치면 그냥 등록되네;;;
Heuko / 아직도 케이티가 눈 앞에 아른거려요 ㄷㄷㄷ 비중이 작아서 그런가 팬아트도 별로 없는 듯하고 팬덤도 없는 듯한데 너무 아까워요...ㅠ
샌프란소쿄 / ㅇㅇ 오프닝 진짜 쩔었음. 스노우볼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긴 한데, Long live the revolution, suckers! 는 진짜 마음에 들었음:)
이제 눈치 챘는데 닉넴 존나 탐난다;
Antifreezed / 오 횽도 F1 봄? 반갑네 ㅎㅎ
버니 꼴 뵈기 싫어서 F1에서 내구레이스로 옮겨탄지 어언 1년이 넘어간다..
ㄴ 버니 욕을 하자면 끝이 없지 ㅋㅋ 라이코넨 챔피언 먹는 걸 라이브로 본 이후로 기쁘게 본 적이 없음…ㅠㅠ 브런, 레드불, 메르세데스 독주시대 열린 이후로는 경기도 대충 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