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죽음을 혼자 준비하는 시간,
을이의 인생을 뒤튼 사건의 당사자와, 가면을 쓴 채 대면하는 시간,
그 외롭고 끔찍한 시간들을 겨우 마친 후
느닷없이, 하지만 내내 갖고 싶었던 휴식의 시간을 찾아 을이네(사실은 고나리네^^ㅜㅜ) 집 앞에 와서 선다.
집 앞에서 그 현관문만 바라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한숨 돌릴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을이의 삶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있는 자의 애틋한 마음일 뿐.
분명 준영은, 내가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쓰는 그 시간 동안,
을이가 편안한 일상을 누리고 있기를 바라고 아니 그러고 있을 것이라고 일단 단정하고 싶었던 듯 싶다.
아마 고나리와 장을 봐 오거나 아님 맥주캔 하나씩 들고 현관 앞에 나와있거나, 군것질 하러 나가거나...아님 직이랑 저녁을 같이 보내고 배웅을 하고 있거나..
뭐 이런...누구나 다 누리는...그 평범하고 일상적인....그래서 따뜻한...
그냥 그런 장면을 보았더라면 죽기보다 하기 싫은 정은과의 대면을, 복수를 그만둘 이유가 되었을텐데...
그러나 준영이 정작 맞닥뜨리게 된 장면은,
을이의 자괴감 섞인 절규, 그런 친구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하면서도 이건 아니야 막아야 해..라며 악착같이 뜯어말리고 있는 나리의 그런 모습이었다...
잔뜩 쌓아둔 물건들에 담긴 을이의 미안해하고 고마와하는 맘을 나리가 몰랐을까...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아니 오히려 해결하려 할수록 더치고 들어오는 문제들에 녹초가 되어버린 을이의 절망감을 나리가 몰랐을까...
하지만 여태 지켜온 을이의 그 해맑고 정직한 마음이 세상 앞에 무너지는 꼴은 더이상 볼 수 없었을터...
악다구니를 쓰면서 바락바락 나리의 나무람에 대들었지만,
을이의 말들은...결국 다...
"그러니까 나보고 어쩌라고...도대체 어쩌라고 어쩌라고....!!!!!!" 이렇게 들리더라고...
그 악다구니에 나리도, 이를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준영도 답을 줄 수 없다..
그래서 슬프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어놓고...
그래..누구는 이렇게 말하더라..
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구조적으로, 어떻게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한사람을 궁지에 몰고,
마지막에 가서는 궁지에 몰린 사람에게 너가 잘못 살아서 그런거야...이렇게 나무란다고...
그렇게 해결하는게 쉽겠지..누구도 양심의 가책 없이 착한 척 살 수 있으니까...
궁지에 몰린 사람이야 안보면 그만이고...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져주면 더 고맙고...
정말 이 더러운 세상...ㅜㅜ
나리한테는 호텔가서 잔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국 노숙자처럼...어느 계단..위에
세상으로부터 얻은, 하지만 세상에 져버리고 말았음을 보여주는 전유물과 함께 덩그러니 앉아있다.
그리고 준영이 또 저만치 거리를 두고 을이의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
지금 직이의 나이 때쯤 아버지까지 억울하게 잃고, 살아온 을이의 인생이 보이더라.
아마 그렇게 살아오는 동안 을이의 주변에는, 마음으로라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어른이 없었나보더라.
그래서 을이의 인생의 나침반, 또는 엇나가지 않도록 을이를 붙잡아주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너무 일찍 철이 든 직이의 잔소리였던 것 같다.
너무 고지식하지만 그것이 맞는 것이고, 어렵더라도 그거라도 지키고 살아야 제대로 된 누나,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래서 10억을 받아든 순간,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직이...직이의 잔소리...
도덕교과서같은 소리 집어치워....니가 세상을 알아?!!!!라고 버럭거리고 있지만...
이미 미칠 것 같은 을이다.
벌써부터 들려오는 듯한 직이의 잔소리, 단호한 눈길을 떨쳐내려는 듯이 머리도 흔들어보고, 소리도 질렀지만..
곧바로 방금 들은 나리의 쓰레기란 소리가 귀에서 울렸나보다.
나 쓰레기 아니거든?! 이라고 외치지도 못하고...
야...그래도 십년지기 친구한테 쓰레기가 뭐냐...
이렇게 소심하게 반항해본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쓰레기..재수똥이란 소리들이 뒤죽박죽 머리에서 울리고 있었겠지..
벌렁 누워버린 을이...
막막한 하늘...
아빠를 부르긴 불렀는데...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힘들다라고 아빠한테 갔음 좋겠다고 왜 이리 일찍 가셨냐고....아이처럼 왜 투정하고 싶지 않았을까...감옥에서처럼...ㅜㅜ
하지만 아버지의 목숨을 팔아 10억을 손에 쥔 을이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그래서 그냥 한번 불러봤어..라고 아프게 내뱉는다...
직이 나이에 세상으로부터 버려졌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람답게" 살려고 했던 을이.
세상이 버려놓고,
또 그 세상이...너 왜 그렇게 사느냐고...나무란다...
차마 눈물을 흘릴 수도 없어서...
작게, 하지만 깊디깊게 한숨만 내쉬는 을이를....
그렇게 준영은 바라보고 있다.
준영이 처음 정면으로 바라본 을이의 삶은(그 누구도 아닌 그녀, 을이의 목소리로 전해들은 을이의 삶은) 이랬다. ㅜㅜ
을이 절망감이 뼈저리게 느껴지더라 주녕이 을이 보면서 힘겨운 것도 아는데, 저러다 을이무너지는 것 아냐 싶을 정도였어
고맙다좋은리뷰 흐억
을이가 무너져내녀야 주녕이가 달려올까 너무 씩씩하게 비굴하게 살아남아온 처절한 을이가 너무 아프다 을아주녕아 제발 둘만보면안되겠니ㅜㅜㅜㅜㅜ
우오 글 잘 쓴다 소설책 읽듯이 풍덩 빠져서 술술 읽게됨. 맘이 저릿하다
광광ㅠㅠ 을이의 작은 어깨를 안아주고 사랑만 줄 수 없는 준영이의 상황과 애틋함 ㅠㅠ 을이가 처한 너무나 을인 세상 ㅠㅠ
안타깝고 안타깝다 ㅠㅠㅠㅠ ㅇ아직 너무 이쁜 청춘들인데ㅠㅠㅠㅠㅠ 리뷰 존좋
준영이 정은이에게 복수하던걸 접고 을이에게 돌아갔는데 하필 본게 복수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진짜 지독히도 엇갈린다 싶었어.. 결국 준영이는 다시 마음을 다잡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진짜범인을 자신이라도 찾아줘야겠다고. 계속 작가님이 을이상황 힘들게하고 그걸 준영이보고 준영이 밀어내고 복수ㄱㄱ 강조하고싶으신가봐
을이를 내몬 세상 ㅡㅡㅜㅜ너무 현실아라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