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갤횽들. 갤러리 눈팅만 해봤지 뭔가 써보거나 하는 건 처음이에요.

 신촌 가까이에 살아서 신촌에 있는 7~8군데 바들을 몇 번 다녀봤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들고 자주 찾는 두 군데 바(사실 갤러리 분들은 이미 많이 알고 계셔서 의미가 없지만)를 써볼게요.

 멀리 있는 곳들은 아직 다섯번 이상 가보지 않아서 후기를 써볼수가 없네요ㅠ

 사진도 준비를 못했는데 다음번엔 한장이라도 찍어서 올려볼게요.



 1. 헤븐스 도어


 이곳에 가면 항상 차분해지고, 그런 의미에서 참 편한 곳이에요. 처음 갔을 때는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도망치다시피 나왔는데,

방문하면 할수록 헤븐스도어만의 차분함에 녹아들어가는 느낌이에요. 뭔가 명상을 하며 마셔도 될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요즘엔 새로운 마스코트도 생겨서

지친 일상에 더욱 힐링이 되기도 하구요. 방문하신 손님들은 모두 기억하고 계실 마스터 특유의 차분한 옷차림,

담담하고 경건하게 풀어나가는 바텐딩과, 그 일련의 과정을 거친 칵테일을 받아들면 저같은 손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다음 일상에 뭔가 답을 얻은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제가 받은 헤븐스도어 칵테일의 느낌은,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마음을 담은 한 잔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라는 느낌?

 

이 곳의 손님분들도 본인들만의 술을 즐기며, 절대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멋진 분들이구요.


"기초가 쌓이고 쌓이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를 보여주는 기막힌 밸런스와,

"인퓨징을 포함한 새로운 즐거움"에서 느낄 수 있는 놀라움을 모두 얻을 수 있어요. 

새로운 마스코트인 고양이 덕분에, 입구에서부터 정말 "천국의 문"을 넘어서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고양이 알러지가 있으신 분들은 조금 주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는, 밑에 적을 틸트 바텐더님이 오면 가끔 다트를 함께 던지시는데, 그 때는 잠시 경건함을 없애고 승부 근성이 드러나는 마스터도 매력 포인트!


추천 메뉴 - 클리어워터 (커피를 좋아하신다면, 필히 맛봐야 할 칵테일)


   

 2. 틸트


이곳은 정말 이름에 맞게 '멘붕을 겪은 사람들이 모인 아지트'라는 느낌이에요. 허름하지만, 이 곳의 바텐더 분께서 요즘 그 허름함을 이용해 '핵전쟁 이후의 바'를 컨셉으로 잡고 

최근 조금씩 바꿔나가려 준비중인 곳이죠. '아포칼립스에 관한 지침'과 가이드북이 소품으로 곧 추가될 예정이라고 해요.

그에 맞게 바텐더 분도 작업복 스타일의 점프수트와 워커를 입고 일하고 계세요. 바텐더의 캐릭터는 위의 헤븐스도어에 비하면 꽤 편하고 가볍구요. 

그런데 이 곳은 아직까지는 인테리어가 전혀 학생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닌데, 학생 손님의 수요가 꽤 되는 게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이네요.

계란이 들어간 부드러운 칵테일에는 영자 신문지를 감싸 꽃다발을 연상케 하거나,  금빛 식용 스프레이를 잔 겉에 뿌려 노을을 표현한다거나, 제스트를 넣은 축구공 모양의 풍선을 터뜨려 잔 위에 퍼지게 한다거나. 예전과 다르게 화장실에도 아로마 캔들을 놓는다거나. 이래저래 학생들이 좋아할 요소가 늘은 것이 원인인 것 같아요.


최근에는 인퓨징과 홈메이드 비터를 준비중이라고 해요. 집에서 너무 연습하는 소리가 많이 나서 쫓겨날 위기라고 말하는 바텐더님도 포인트.

틸트의 칵테일은 "오늘 수고했어. 내일도 변함없이 싸워야 해. 하지만 일단 마시고 생각해" 라는 느낌.


헤븐스도어는 확 느껴지는 단점이 없지만, 틸트의 단점이라면 마스터와 바텐더님의 스타일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때로는 일관성이 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요즘 긴 논쟁을 끝내고 마스터가 밸런스를 연습하고 계신다고 하니, 앞으로는 기대해봐도 될 것 같아요 :)


추천 칵테일

마스터 - 네그로니 ( 마스터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칵테일 )

바텐더 - 샤덴프로이데 ( 화요 41과 미도리, 피치, 홈메이드 사워믹스의 칵테일 )

 



가장 자주 가고 좋아하는 두 바를 써 봤는데, 사실 다들 아는 점이시기도 해서 느낌을 적었다고 하기도 뭐하네요.

최근에 생긴 바도 가 보고 했지만, 제가 신촌에서 정말 즐기고 놀고 배워간 바는 이 두 곳인 것 같아요.

다음에는 한남동에 가서 많이 마셔보고 오겠습니다! 주갤횽들도 다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