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슈테거 누군지도 잘 모르고,
추워지니 리코더 리사이틀 보러 금호까지 가는게 귀찮아서
안갈려다 그냥 가봄.
이 공연때문에 슈테거 동영상 몇개 찾아봤는데,영상물론 그닥 재미없더라고.
프로그램도 베라치니,우첼리니,폰타나등 거의 모르는 이탈리아 바로크 작곡가들이고,
들어본 이름은 코렐리,삼마르티니,스카를라티 정도.
예습해도 별로 귀에 안들어올 곡들이라 안듣고
그냥 편하게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앉았는데,
유명하다는 모리스 슈테거 등장.
플북사진은 너무 못나온거네.후덕한 빵떡 아저씨처럼 나왔는데,
실물은 훨씬 훈남이고 스타일도 좋더라.
반주는 장 롱도의 합시코드인데,독주회도 있었지만,
어차피 슈테거랑 같이 나온다해서 이 공연에서 보기로.
장 롱도는 수염을 수북이 기르고 뭔가 반항적인 자유로운 이미지.
합시코드는 검정바탕에 금칠로 동양적 그림이 있는 화려한 스타일인데,
피아노하고 흰,검이 반대지 않나? 이건 그냥 피아노처럼 흰,검으로 2단인것 같더라고.
다른 바로크 앙상블 공연에서 들었던 소리랑은 많이 다르더라.
마치 기타를 퉁기는데,소리는 하프의 화려한 울림이더라고.
다른 종류인가?
클라리넷,플룻등 일반 목관악기소리야 많이 들어봐서 익숙한데,
실제로 들어보는 리코더 사운드가 참 묘하더라.
학교다닐때 학습용 리코더 말고 고급진 리코더의 음색은 처음엔
생소해서 1부 끝나갈쯤에 적응이 되더라고.
리코더를 크기가 다른 종류로 5-6가지 받침대에 놓고서
곡의 종류에 따라 달리 부르는데,
흔히아는 모양의 중간 크기의 리코더를 주로 불었고,
화려하고 빠른템포의 곡들은 피콜로크기의 악기를 쓰고,
느리고 저음의 곡들은 대금 비슷하게 생긴 종류를 쓰더라고.
공연때는 플라스틱같이 보여서 재질이 뭘까 자세히 보니
역시 나무더라고.그래서 그런 어쿠스틱 사운드가 나는 건가?
같은 목관족이지만,오보에,플룻보다 훨씬 더 나무느낌의
인간의 숨결과 닮은 소리가 나더라.
1부곡들은 작곡가는 다르지만,비슷한 단조풍이라 거의 비슷하게 들렸고
소리에 적응되서인지 2부의 주세페 삼마르티니부터 리코더 소리를 즐기면서 감상.
2부에서는 장 롱도의 독주로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도 두곡 연주함.
장 롱도의 짧은 독주연주는 특별한 느낌은 잘 모르겠고,
슈테거의 반주연주가 더 괜찮게 들렸음.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같이 유연하게 온몸을 이용해서
호흡을 불어넣는 피리의 숨결은 벨칸토 아리아를 부르는 듯 했고,
손가락이 보이지않는 화려한 테크닉은 리코더의 파가니니라 불릴만 하더라.
처음엔 리코더란 악기도 만만한거 같고,쉬워보였는데,
옛날에 구멍을 막아가면서 나무토막같이 뻣뻣하게 불던 그 소리를 생각하니,
이건 뭐 차원이 다른 소리에 연주더라고.
샵,플랫등 소리를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고 투명하게 내는지,
그러면서도 리코더에서 오선지에 음들이 막 흘러나오는것 같음.
한곡 한곡 온 정성을 다해서 숨을 불어넣는 모습에 두시간동안 이태리 바로크시대
베네치아에 있다온 기분이다.
자기공연에 와서 따뜻한 저녁을 함께해줘서 감사하다며,
바로크의 곡들로 힐링이 되길 바란다고 하더라.
춥고 기분도 다운됐었는데,공연 듣는내내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었음.
앵콜은 비발디의 무슨 곡이었는데,비발디는 괜히 유명한게 아닌듯.
첨 듣는곡인데도,낯설지않고,듣는순간 귀에 멜로디가 착 감기더라고.
가을,겨울 빅공연들에 밀려서 관심도 없었는데,
얼리버드 2만원, 시디가격으로 보기엔 너무 값진 공연이었음.
공연이 좋아서 시디도 샀는데,
오늘 연주한 이태리 바로크곡들이 포함된 VENEZIA 1625 구입.
하모니아 문디꺼라 맘에 들고 사인도 받음.
따듯한 사운드처럼 말씨가 참 사근사근하고 친절하더라.
이런저런 생각할거없이 그냥 리코더의 사운드에 귀를 맡기고
슈테거 말한대로 편안하게 힐링할수 있는 휴식같은 공연이었음.
모리스 슈테거
장 롱도 스타일 특이해 ㅋㅋ
나 에마르랑 슈테거랑 고민하다가 에마르 갔던건데. 지난주 장 롱도 연주에 실망했던 것도 있었고.. 이 글 보니 배아프다 ㅠㅠ 에마르 공연도 흥미롭긴 했지만 역시 현대음악은 내가 즐기기엔 좀 의문투성이었어 ㅠㅠ
ㄴ나도 에마르 궁금하긴 했는데,프로그램들이 아직 좋아할만한 곡들이 아니더라고.슈테거는 세계적 연주자라는데 리코더가 어느정도겠어 하고 갔다가 명성이 괜한게 아니더라.특이한 레어템 공연에 연주퀄러티도 기대안했는데 참 좋더라.공연 듣고오니 시디 들어도 웬지 힐링이 되는듯 ㅎㅎ
리코더 좋아해서 연초에 이거랑 에마르랑 둘 다 잡아놓고 갈등 많이 했는데, 난 에마르 봤어. 어제 진짜 에마르도 좋았는데.. 아니 왜 이 두공연이 한날로 잡혀서는 ㅎ 되게 아쉽네. 리코더 공연 자주 있지도 않지만 가끔 가면 초딩이의 습격을 당할때가 있는데 (몇년전 염은초 금호공연처럼) 어제는 괜찮았나봄. 그것도 다행이고 ㅎㅎ
ㄴ아주 꽉찬건 아닌데 관람수준 괜찮더라.음악관련 아는사람들 주로 온것같기도.나처럼 걍 관심있어서 온 사람들은 얼마 안되려나? 초딩이는 리코더를 갖고와서 사인까지 받아가더라.공연반응 맘에 드는지 슈테거도 기분좋아보였음 ㅎㅎ
상세한 후기와 멋진 사진 고마워. 놓친자의 아쉬움을 마구 마구 더해주는 글과 사진들임 ㅎㅎ 공연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말이 어떤건지 읽기만했는데도 바로 이해가감 ^^
초딩때 내가 리코더 삑삑 거리며 불던 느낌 생각하다가 실제 프로가 하는거 들으면 기겁.. -ㅅ-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