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 '지금'이 제일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 고통들로, 

수많은 지금들이 모여 '나'가 된 누군가의 이야기. 


아니, 그 '나'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이 기억의 조각을 모아 만들어 낸 것 같은 나의 이야기. 





그리고 그대의 가장 좋은 친구인 죽음을 언제나 기억하세요. 



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악, 

어쩌면 최악의 선택은 '죽음' 


늘 삶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름인 '죽음' 


공포를 견딜 힘이 되기도 하고, 

고독을 묻을 장소가 되기도 하고, 

공허를 남길 유일한 수단이 되려고도 하는. 




당신이 원하는 그 죽음이 누군가에겐 꿈이고 바람이었다고 말하던 

수단의 여자아이의 눈에서 그는 뭘 봤을까. 


평온하고 행복하던 그 순간 갑작스레 죽은 채로 물속에서 무얼 봤을까. 

그 아이의 눈에서 봤던 것들을 그 깊은 물 속에서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감히 그가 봤던 것을 내가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시놉을 안 읽고 가서 고통의 경중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었는데, 

극이 진행되면서 죽음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비로소 내가 될 수 있었던 그 순간 

배가 가라앉아 나는 심연 속에, 그 물속에, 그 아홉의 삶 속에. 


끝없는 어두움과 흐르지 않는 시간 가운데에서, 

주마등처럼 스치던 삶을 곱씹다가 기억에 남는 순간.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금 힘들지만 다 괜찮다고, 꼭 말해줘야겠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던 것 같다. 

세월의 이야기도, 돌아오지 못한 그 아홉의 삶과 이야기도 정말 슬프지만. 


지금 힘든 나 역시도, 아름다웠다고. 

극의 말미에 내가 나에게 전하는 그 말이 그 어떤 때보다 큰 위로가 되어서 참고 있던 그 울음이 터져버렸다.


먼 미래의 내가, 마치 프라이드의 올리버가 들었던 그 목소리가 나에게 들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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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시작 전에 배우들이 나오는데, 이게 극 끝나고 곱씹어보면 또 성장 과정대로 입장하는 것 같더라고? 

내가 늦게 입장했는데.. 좀 일찍 들어가면 알 수 있을 듯. 


보러 갈 횽들은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고, 티켓은 좀 일찍 찾도록 해.

위치도 위치인데.. 패딩소리와 중간중간 말소리가 조금 힘들기도 하더라. 


그리고 지하철 지나갈 때 땅이 막 울리는데(!) 

이게 나중에는 극의 효과처럼 어색하지 않아져. 


극 자체가 초반에 막 무겁지 않고,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해서 가볍고 유쾌한 부분들도 있어. 

신기하게 극의 말미에 가면 다들 미동도 못 하고 여기저기서 훌쩍거리기만 하더라. 


누군가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국화가 아니라 장미를 자리에 두는 것도 좋더라. 

추모의 의미도 좋지만, 그들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 

아니 극을 보러 온 내가 더 귀해지는 느낌이었어. 


어루만져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극이 정말 오랜만이라 난 또 보러 갈 생각이야.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