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존댓말 해서 미안하다. 블 정리하느라 쓴글이어서.
새벽에 빡친 글들은, 이유가 어쨌든 주갤에 뻘글 올려서 미안들 하다.
내가... 좀 어설프다.
앞으로 가끔 눈팅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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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아마추어인 것 같습니다.
지방 모던바로 시작한 것이 2011년 11월,
맥캘란, 글렌피딕이 아닌 여타
싱글몰트 40여종으로 시작한 것이 2014년 12월.
그리고 몰트 원가바를 시작한 것이 2015년 12월,
전면 원가바를 시작한 것이
2016년 3월.
그리고 현재는? 사입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원가바'는 아니네요.
몰트바는 커버차지가 만원에 12년
숙성급들이 8000~11000원 정도, 고숙성으로 갈수록 사입가에 가까워지기는 하지만.
전면적인 보틀과 칵테일 가격은 그냥 비슷비슷한 지방
칵테일바 수준?
뭐 그냥 소소한, 괜히 업장 면적만 큰 Bar가 되겠네요.
좀 경제적인 면을 살폈다면, 차라리
지방보다는 수도권에 차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실제 몇 군데 알아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초심을 생각하면? 재밌는 Bar를
하고 싶다. 한 1~2년 정도 였으니...
벌린 것은 지금까지로도 충분하다 싶기도 합니다.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많이 아는척 했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업장의 세계와 내부의 세계는 전혀 틀리더군요...
사실 지금도 낮선 것이 많긴
합니다만.
먼저 몰트바의 세계 -
거의가 플레어와 모던바였던 때에 몰트바라는 개념은, 사실
언어와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습니다.
좀 츤츤하고 늙으수레한 오너와 팔팔하고 재기넘치는 바텐더가 있고, 희귀하고 맛난 술이 사시사철
흐르고, 유쾌하고 외롭지만 우울하지 않은 손님이 어우러지는 하루하루가 축제같은 그런.
..뭐 당연히 '환상적'인, 비현실적인
그림이죠.
현실은? 오덕과 진상을 교차하는각각의 손님층과 준비되지 않은 직원과 아마추어 오너의 좌충우돌, 거의 모험에 가까운.
어쨌든
시끌벅적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젠 점점 어떤 안정화(?)가 되어간달까?
항상 부족하기만 한것 같은 팔팔한 직원들도 제법 술에
대해서, 서비스에 대해서, 재미에 대해서 한마디 쯤은 할 줄 알게되는 바텐더가 되어가고,
손님들도 대략 유쾌하고 외롭고 많이 우울하지는
않은 그런 류들로 길들여져(?) 가고.
가만보니 업장과 손님의 관계도 여우와 어린왕자의 경우처럼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더군요.
..다 좋은데, 쩝 문제는 이 죽일넘의 오너가 아마추어라는... 가만보면 사고는 손님이나 직원이 치는게 아니라, 오너가 다 친
것 같습니다.
원가바의 세계 -
사실 모든 바는 나름대로 다 '원가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가'의 개념이라는 것이 단계마다 틀린 것이고, 단일 제조 상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포함된 복합적인 것이라면... 그 어떤
바, 업장도 원가업장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대략 '원가바'라고 하면, 유통가격(업장 사입가)을 기준으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위스키 및 기타 주류를 제공하고, 그럼으로써 개인이 쉽사리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주류들을 맛볼수 있게 하는, 그런 바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의도는 좋은데, 과연 실현될 수 있는가가 큰 의문이었지요.
시뮬레이션을 아무리 돌려본다 한들 현실로
구현되는 것과는 결과가 틀리니까요.
순전히 제 경험으로만 얘기한다면, 그렇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절반의 성공일 수도
있고, 절반의 실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깨달은 몇 가지, 또는 함정이라면?
1. Bar라는 곳이
과연 단순히 '술'만 제공하는 자리인가? 라는 극히 원론적인 질문.
Bar가 Bar다우려면 요구되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그냥 여긴 '원가바' 컨셉이니 '싼맛'에 마시고 말어! 이렇게 될 수는 없더군요.
어지간한 고가의 술을 마시지 않는 한,
서너시간 취하도록 마셔도 1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원가'에 서비스, 인건비는 포함이 되는가?
아니더군요...
'원가바'를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그렇다면 과연 마시는 손님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느껴지는 건 물론 서비스의 만족도가
느껴지는가?
저희가 지방 중소도시라는 한계가 있긴 하였지만, 실제로 가격을 알고 마시는 손님들이야 당연히 고마운 일이라며
즐겁게 마시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일반 손님들은 어떨까요? 처음 시작할 때는 커버차지를 2만원으로 하였지만, 전면적인 원가바를 시행하면서는
1만원으로 인하했습니다. 2만원일 경우, 3-4명이 와서 보틀을 하나 마신다고 했을 때, 그냥 깔리는 금액이 8만원, 블렌디드 위스키 보틀
4-5만원, 기본 안주는 나가지만, 그 정도 인원이면 안주 한 두가지 추가 2-3만원 약 15~6만원에서 20여만원까지
나갑니다.
이렇다면... 일반 룸바나 토킹바는 아니어도 어지간한 바 술값은 나오는 셈입니다. 차라리 그쪽은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고 그냥
그러려니 마시면 되는데, 여기는 인원수가 얼마니, 안주는 뭐가 기본이고 뭐가 얼마니... 골치가 아프죠. 거기다가 술에라도 좀 취하면 왜
커버차지를 내야하느니 마니 시비도 잦아지게 되죠. 만족도는 뭐 당연히... 혼술족이야 어지간하면 만족하고 갑니다만, 업장 쪽에서 보면 혼술은
답이 안나오지요...
원가바의 영업이익은 결국 커버차지의 회전, 쉽게 말하자면 머릿수에 달린 것이니. 그런가하면 여럿이서 간단하게 맥주라도
한 잔 할까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맥주값이 아무리 원가라 한들(실제로 국산맥주의 경우 1~2000원 사이에 판매했습니다.) 커버차지가
이미 십만원 이상을 넘어가는 상황, 뭐 간단히 한 잔 마시러 왔다가 얼큰하게 마시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커버차지가 먼저 깔리게 되면 아직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손익 계산을 하게 되죠. 그냥 나가겠지요..
3. 그렇다면 알고오는 손님들은
만족하는가?
예, 일단은 만족하지요. 그렇다면 그 다음엔? 그리고 또 그 다음엔?
싱글몰트 원가바에 오시는 손님들의
성향들을 보자면, 자기가 좋아하는 한 두가지의 술을 가지고 유유히 여유있게 분위기에 젖어 마시는 쪽도 있지만, 대다수, 심지어 아니었던
분들도... 불타는 탐구욕과 호기심을 보입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새로운 무언가를 찾게 됩니다. 마실수록 새로 마셔야 하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이지요. 저희가 원가바를 시작할 때 싱글몰트 약 300여종, 다른 블렌디드 포함 스피릿 200여종이었지요. 이 정도도 국내바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이었는데.. 몇 달 지나면서 거의 그 배가 되더군요.. 물론 제가 아마추어인 탓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타게 되더군요.
어지간한 오너라면 손발 다들고 자빠져야 정상이라고... 느껴지더군요.
물론 좀 더 프로오너가 한다면
훨씬 좋은 흐름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국내에 들어왔던 거의 모든 위스키 중에서 몇 군데만 빼고는 다 구했지요. 그러고도
지금껏 들이지 못한 몇 훌륭한 증류소가 눈에 아른거립니다. 암룻, 터렛... ㅠㅜ
4. 그리고 다시 원론적으로,
사람들이 Bar를 찾는 이유 중 가격이 과연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까요?
무시 못합니다. 하지만 전체는 아닙니다. 문제는
각각의 만족도이더군요...
혼자 와서도 잘 놀고 잘 마시고 가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원하고, 어떤 음악을 원하고,
어떤 분위기를 원하고... 그 만족도의 기준은 정말 각각입니다.
술이 좋아서 오시는 분도 많지만, 정말 영혼의 응급실 마냥 치유가 필요한
분도(의외로 많습니다) 있고... 또 상당수의 손님들의 이유는..
'그냥'입니다. 정말 문득, 뜬금없이 그냥 오는 손님이 꽤
있더군요...
그분들, 술값 모릅니다. 비싼지 싼지, 왜 커버차지를 받아야 하고.. 어쩌고, 다 부질없지요. 뜬금없이 와서 그냥 저 보틀,
저거 특이하네 한 잔 줘보세요. 그냥 아무거나 줘보세요...
또는 '원가바'인 것을 알고는 있고, 그래서 뭔가 하고 한 번 오지만,
느끼게 되죠.. "상대적으로는 저렴할 지 몰라도 절대가는 비싸구나..!"
즉.. 어차피 '양주'는 아무리 원가라도 비싸다!!라는
깨달음... 이게 거의 웬만한 평범한 일반인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이게 어쩌면 가장 큰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5.
그럼에도 원가바가 필요하고 또 다양하게 확산될 수 있는 이유는
있습니다.
어쩌면 위에 적은 내용의 반동이나 변주일
것인데,
'원가바'의 장점이 어디서는 단점이 될 수 있고, 어디서는 단점이 장점으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세법이
까다롭고 세율이 높은 국내의 경우엔 더 그렇습니다.
a)먼저 클래식한 테이스팅 위주의
원가바라면, 전 인구대비로는 높은 편이 아니지만, '바'를 유흥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일부로 보는 집단, 특히 싱글몰트의
경우 '테이스팅'이라는 꽤 고급하고 재밌는 기호를 만족시켜 줄 수 있겠지요. 충분한 지역적 기반만 충족이 되다면, 중형 이상의 업장이 될 수도
있겠지요.
또한 바람직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산업적으로 돈이 되는 대량생산 제품보다는 소규모의 다양한
제품들을 합법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유통하는 입장에서도 팔릴지 안팔리지 애매한 제품을 수입, 유통하는 부담감이
덜하게 되므로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모색하게 되겠지요. 이건 소수층의 윈윈이기는 하지만 어떤 유대감은 더 깊어질 수
있겠지요
b) 어차피 절대가가 비싼 '양주'라 할지라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소규모 주류모임이나 젊은 트렌드족 등등, 그들에게 '원가바'는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혼자든 여럿이든 커버차지를
내고 byob를 할수도 있고, 각자 원하는 먹거리를 가져올 수도 있고, 집에서 꿀꿀하게 먹거나 이런저런 장소 섭외하는 것보다는 간편할 수
있겠지요. 또 즉석에서 다양하게 비치된 원가메뉴들을 맛볼 수도 있으니... 이런 형태는 라운지 원가바가
되겠네요.
c) 어떤 '원가바'의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그에 따른 다양한 변주 확산도
가능할것입니다. 칵테일의 경우에도 시험은 해봤습니다만, 다양하고 고급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테크니컬한 칵테일의 경우에도 정밀한 원가 시험이
가능해지겠지요, 테크니컬의 댓가는 커버차지로, 한 잔, 또 한 잔은 원가로..
d)
'골목바'로써의 원가바도 재밌습니다. 어차피 우리나라도 거칠게 취하고 망가지는 문화보다는 가볍게 즐기고 힐링하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옛날 방식의 선술집이나 시끌벅적한 실내포차보다는 조용한 사랑방이나 아지트 형태의 조그만 '동네바', 이런 형태의 원가바라면 소위 엄청난
구색보다는 잔잔한 보틀 몇십여가지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운영하는 것도 좋겠지요, 커버차지도 낮게... 아마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분위기일 것인데,
열평 남짓한 골목 상가의 임대료라면, 서울이라 할지라도 극히 핫한 몇군데를 빼고는 저렴하지요. 저역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데, 인건비 필요없고,
있더라도 부담이 적은, 파는 사람이나 마시는 사람이 서로 좋은...
e) 꼭 '원가'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지만, 기본
시스템을 이해하면, 비슷비슷한 가격, 분위기, 시스템의 바 문화 외에도 여러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바문화의 확산은
'원가바'의 변형으로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다소 특수한 문화에서 좀 더 대중적이고 친근한 바의
형태로.
그동안 바를 하면서 '바 운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특히 몰트바에 오시는 손님 중 한 3-40%는 "바 한 번 해보면 어떨까나~"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다 바를 운영하지는 않겠지만... 아마추어로써 그 동안 해본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원가바'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바 그만두고 신나게 다른 바 술마시러 다니게...요.
ㅎ
현재의
비앤아일레이 -
어쩌면 근래의 Bar 시스템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거의 다해봤네요... 뭐 못한 것은 못해봤지만.
느낀 것도 많고 우여곡절도 많고 여전히 진행형의
우여곡절도 있고, 암튼
모던바 포함 5~6년간 운영시스템, 실내, 실외 인테리어 및 메뉴판 등등 엄청나게 바꾼 것
같은데요(엄청난 변화가 몇 번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손님들은 별 변화를 못 느낀다는... 나 여태까지 뭐한거지? )
이제야 겨우
뭔가 저희 나름대로의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가격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뭐라고 딱 꼬집어서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따로국밥보다는 비빔밥에 가까운 바(?!)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젠, 얼마를
더 한다, 안 한다. 이런 말은 쉽게 할 수 없겠네요.
다만 하는 동안은, 어차피.. 프로가
되긴 글렀지만, 조금은 실수를 덜하는 아마추어로 남을
생각입니다.
뜬금없는 글이었습니다. 지난밤 벌떡 일어나서 온갖
생각을 다하다가 여기까지 정리하게 됐습니다.
알았으니깐 꺼져 ㅇㅇ 딴곳에선 글하나 못싸면서 유독 주갤에서만 글싸네 관심없으니깐 그냥 가라 ㅇㅇ
이게 말하던 훨씬 내밀하고 확 까발리는 결산보고서냐? 뭐 대단한거 써올줄알았더만 확 까발리는거 대단한거 하나 없는 일기장이구만
나도 +- 결산이 뜰줄 알았는데
글이 대체 뭐라는거야?
응 안가
추천보다 비추천이 많은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