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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헤드셋끼고 보는 관에서 미사공 자첫함.
사실 시간 되는 대로 찾다가 왔는데 헤드셋쓰고 관람하는 관이라서 좀 놀랐음.
극장 자체는 좁고 긴 편인데 스크린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의자끼리 간격이 엄청 넓고 개인 헤드셋이 외부소음 차단이 훌륭해서
몰입도가 꽤 좋은 상태로 감상 가능한게 장점인것같아.
대신 녹음 상태가 이미 베이스가 엄청 울린다거나 현장감이 엄청나게 담긴건 아니고 조금 단순하게 녹음이 된 것 같아서
아무리 좋은 음질로 들어도 관극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듯.
나는 미사공 한번도 못 봤지만 sun and moon, why god why, i'd give my life for you, last night of the world 등등
아무래도 넘버가 엄청 유명하고 극 자체도 유명하다 보니 스토리 결말은 대충 알고 갔고 극 자체를 다 본 건 처음이었음.
처음 오버츄어 시작하고 나서 킴의 과거가 스쳐지나가듯이 나오고 엔지니어가 자꾸 부추겨서 킴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였나? I am more that what you see 였나 이런 얘기를 하길래
내 생각에는 또 킴이 보기에는 맹탕하고 순수해보여도 나 그렇지 않다고 할 때는 확실하게 하는 여자다 이런식으로 얘기할 줄 알았거든.
근데 그 다음 대사가 나는 꿈이 많은 사람이라고 그렇게 얘기하길래 좀 뒷통수 맞은 기분이 들었음
내가 예측하는 것보다 킴이라는 캐릭터가 엄청 순수하고 어린 애구나... 그래 열일곱...그치... 엄청 어린거 맞음.
배우 얼굴이 진짜 어리고 특히 웃을때는 더 아이처럼 보여서 ㅠㅠ 킴이 더 안쓰러웠음.
그리고 드림랜드에서 이어지는 지지의 넘버가 시작하고 나서 영화같은 꿈 나만의 꿈들 얘기가 나오니까
처음엔 이 드림랜드가 단순히 남자들의 환상이나 꿈을 잠시만 만족시켜주는 의미의 드림랜드라고 생각했는데
킴도 그렇고 지지도 그렇고 꿈을 이야기 하는게 참 소박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상 자체가 사치스러운 것 처럼 느껴지는 상황에 놓여진 사람들이 꿈을 이야기 하는 곳 = 드림랜드가 되버린 것 같아서 점점 소름끼쳤어.
지지도 이때 보고 좀 임팩트 있는 캐릭터였나 했는데 나중에 갈수록 그냥 흐지부지돼서 좀 아까운 캐릭터 같았음.
미스 사이공이라는 제목 자체도 드림랜드에서 엔지니어가 그냥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만든 쇼에서 나온 단어였다는 게
좀 충격이었고 나는 더 뭔가 서사가 있는 제목일 줄 알았으나 아니었던 걸로.
그리고 크리스와 만나게 되는 킴의 모습은 마치 디즈니 만화처럼 그냥 만나고보니 너는 내운명 너는 내 사랑 같아서 당황함.
이게 크리스도 의외로 군인 치고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고 킴은 그냥 순진했던 것 같아 보였다.
넘버 가사에도 나오지만 하룻밤만에 어떻게 이렇게 사랑할까 이게 운명이었다면 엔딩이 ㅠㅠ 그렇게는 가지 말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뭐 어쨌든 내가 미사공에서 제일 좋아하는 why god why 영상으로 같이 보면서 들으니까 엄청 좋았음
크리스 배우가 전체 캐슷중에서 제일 아쉽긴 했지만 다른 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그랬던걸로 생각하겠음
그리고 킴이 김칫국 엄청 마시면서 부르는 결혼식 노래도 킴이 딱히 이노래 아니면 뭘 불러야 되는지 모른다고 그러는데
이때 킴 나이또래의 여자들에게는 썸이고 그냥 단순 동거나 이런건 진짜 없었던 거지 ㅠㅠ 너무 순수하고 마음이 어렸던 듯.
그냥 너랑 나랑 사랑해 우리 사귀어 내 남친이야 이런거 다 건너뛰고 우리 같이 살기로 했으니까 결혼맞지? 이런 느낌으로
바로 다음 장면에 꼬질꼬질하게 굴을 뚫고 왔다고 튀어나온 튜이도 어렸을때 결혼했으니까 우린 결혼하는거야 라고 하는데
이게 극이 진행될수록 튜이의 마음이나 크리스를 향한 킴의 마음이 좀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보일수도 있음.
그래도 생각해보니 그냥 순수하게 부모님의 정혼이나 남녀 사이의 약속 = 가치있고 무거운 약속으로 본다는 자체가
결혼이나 누군가와의 만남을 되게 거짓없고 올바르게 마주하는 게 예전 베트남 사람들의 정서인가 싶었음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곘지만...
전쟁중에서도 마음이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었는데 크리스가 다 망쳐놓은건가 ㅠㅠ 지아이놈들 ㅠㅠㅠㅠ
튜이는 비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잠깐 나오는데도 딕션 짱짱하고 노래는 뭐 말해 뭐하냐
나중에 죽은 혼령으로 나올때 좀 놀랐고 튜이 캐릭터가 생각보다는 조금 심심한듯 하여 아쉬웠지만
홍을 스크린에서 보는 경험이 나름 신선하고 외국 배우들과 호흡 주고받는게 어색하지 않고 연기도 존잘이라 보면서 참 좋았음 ㅠㅠ
여자 캐릭터 얘기를 하자면 미사공에서는 킴, 엘렌, 지지 모두 다 의외로 강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듯.
상황이 그렇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마음 자체는 되게 단단한 사람들 같았어
킴은 마냥 어린 소녀였다가 크리스가 떠나고 나서 탬의 존재가 밝혀지고 나서 모성애로 눈빛이 번득일때
1막 초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훌쩍 자란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지.
i'd give my life for you는 전후 상황을 생각했을때 마지막 탬을 위해 정말 말 그래도 자신의 삶 자체를 포기하는 킴의 결말에 대한 복선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진짜 이런 말은 자식을 낳지 않은 사람은 느끼기 힘든 용기 같은 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말이겠지 ㅠㅠ
그리고 킴 못지 않게 엘렌도 강한 캐릭터 같았는데 불안해하는 크리스를 보듬어준 것도 그렇고
특히 엘렌이 방콕에 와서 킴을 만난 뒤 고민하면서 부르는 넘버에서 엘렌 눈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몰입이 엄청 되었던 듯.
그 이후에 크리스를 마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킴을 대할때 서양권 특유의 낯선 사람을 향한 나이스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혼란스러워 하는 연기는 참 좋았어.
극 후반으로 갈 수록 갑자기 부이도이 재단을 설립한 존의 모습도 그렇고 뭔가 산으로 가는 것 같지만 엘렌 때문에 중심이 잠힌 것 같다고 느낀 적도 있었음.
아 그리고 엔지니어 얘기도 하자면 사실 엔지니어도 그 마차 같은 곳에 앉아서 자기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노래하지만 결국 비자를 얻었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더라ㅠㅠ
엔지니어가 진짜 사실 극 주인공이라고 하는데 정말 비중도 많고 뭔가 개그캐인데 알고보면 설정도 되게 슬프고 본인이 위험한데 위험하지 않은 척을 해서
곱씹을수록 안타깝게 느껴지는 캐릭터 중 하나인듯. 특히 튜이한테 붙잡히고 나서 킴을 찾으러 올 때도 그렇고 물론 자기 욕심 때문이긴 하지만 결국 킴을 도와준 것 같기도 하고.
미워하기에도 마냥 좋아하기에도 좀 애매하지만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 배우가 연기하는 엔지니어를 봐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후반부에 크리스에게 탬을 소개하기 전 극 내내 베트남 옷을 입고 있던 탬이
갑자기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에 컨버스같은 스니커즈를 신고 나오는데
그 옷을 탬에게 입히면서 탬과 헤어질 순간을 머리에 그렸을 킴을 생각해보면 진짜 너무너무너무 안쓰럽고 가슴 아팠음.
그렇게 결혼식 때 입었던 옷을 입은 킴과 미국 어린이처럼 옷을 입은 탬이 손을 잡고 나오는데 마치 팔리기 위해 포장해놓은 물건같아서 극 초반의 킴의 모습도 생각나고 ㅠㅠ
극이 끝나고 5분 인터미션 이후에 25주년 갈라쇼가 시작하는데 사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갈라쇼 보지말고 나올까?
이 생각도 했었는데 안 보고 나왔으면 정말정말정말 후회했을듯.
분량은 짧았지만 정말 갈라쇼가 극과 1대 1의 비율로 좋았던 것 같아.
처음에 레아 살롱가 나와서 무대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지지 역 맡았던 배우와 듀엣을 하고
초연 크리스 배우와 함께 듀엣을 하다가 현재의 킴과 크리스와 함께 노래를 하는데 이게 역사가 깊고 그만큼 오래된 극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장면같아서
되게 소중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 이후에 나오는 초연 엔지니어의 무대도 정말 눈물 펑펑 흘리면서 봤음 슬픈게 아닌데
처음에 그 배우가 마차에 타고 나왔는데 사람들 환호가 끊이지를 않았어 자기도 감회가 남다른지 눈물이 맺히는 듯 하면서도
정말 레파토리 그대로 능청스럽게 애드립도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 넘버를 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본인에게 미사공은 첫 뮤지컬이었고 지금 신은 신발은 정말 공연때 신었던 건데 자켓은 새거라고 ㅋㅋㅋ
오리지날 자켓은 박물관에 가있다고 하는데 미사공이 새삼 정말 오래되고 전설같은 극 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
우리나라 창작극도 언젠가 저런 순간이 오겠지 ㅋㅋㅋㅋ그런 생각도 했고 초연 캐슷과 현캐슷이 만나면서 과거 현재가 무대에서 맞물리는 순간이라고 해야되나
뭐 그런 의미있는 시간이 많이많이 있었음 좋겠다 생각했음 물론 최근에 김종욱 찾기도 비슷한거 있었지만
여하튼 나는 많이 기대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정말정말정말 보길 잘 했다고 생각했음.
자둘은 솔직히 영화관에 앉아있는게 힘들어서 ㅠㅠ 어려울 것 같지만
화면도 현장감도 있고 드라마처럼 클로즈업도 적절하게 있어서 보는데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잘 하고 넘버 소화도 좋아서 레전 공연을 박제한 기분이라 보는 내내 뿌듯했음.
긴 후기 읽어줘서 고마워
오 일단 선추
극세사 고마워!!
횽 후기 왜케 잘쓰냐ㄷㄷ 방금 보고왔던거 휘발될뻔했는데 횽 덕에 다 살아난 느낌이다ㅋㅋㅋ
홍투이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너무 잘해진짜ㅋㅋ
개추먹어 후기보니 또 생각난다
극세사 후기 보니까 또 보고싶네. 딥디 봐야겠다
정성스런 후기 고마워 횽 자둘 찍고싶더라
나 글은 못쓰지만 횽도 나랑 같은 생각했구나.ㅋ 갈라쇼 보면서 벅차오르는 감정.마이 울었어ㅠ
난 갈라쇼때 존존이가 초연때는 앙이었다가 엔지니어까지 올라온 모습보니까 뭉클하더라ㅠ - dc App
머글들도 감탄하드라 투이도 너무 좋다하고 왜 크리스를 택하는지모르겠다고 ㅋㅋ 그리고 엘렌은... 노노해 노노노 어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