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기념으로 가져온 맥주를 몇 병 깠습니다.


가장 오른쪽은 어제 들어온 KBS. 2케이스 들어왔는데 몇시간 만에 다 나가더라구요. 2pp 제한도 걸려있었는데...



우선 본 게임 전에 마신 맥파이 윈터 워머 (발리 와인).


정석적인 느낌의 발리와인으로 단 맛이 강하지는 않고 적당히 토피-캬라멜 처럼 느껴지며 은은한 홉의 허브스러움이 감지되었습니다.


무난무난, 잘 만들었네요. 맥파이는 저번에 한 번 마시고 너무 실망했는데


양조장이 제주도에 생겨서 그런걸까요? 꽤 좋아진 느낌입니다.



첫 맥주로는 Founders KBS.


마실 때 마다 맛이 뒤죽박죽 하네요.


이번에 마신 KBS는 맛 자체로는 제가 마신 최상의 KBS에 근접했습니다.


향은 정말 부드러운 로스티한 커피 - 다크 초콜렛이 기분 좋게 배럴에 얽혀있어서 좋았고


적당한 마우스필과 살짝 단 맛이 맥주 전체를 디저트스럽게 잡아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만 알코올이 꽤 느껴졌는데, 도수를 감안하더라도 마치 소주처럼 싸한 알코올의 느낌이 강하게 지나가서 맛을 조금 지배해버렸습니다.


원래 매 년 초쯤에 푸는걸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배치인지 모르겠네요. 전에 만들고 남은걸로 다시 재병입한건지,... 새로 만든건지...



다음은 SARA Appreciation.


벨기에 스타일의 사워를 표방한 맥주로 (이름의 "감사"가 해당 스타일의 선구자들과, 팬들 등에게 감사한다는 의미랍니다)


여태 마신 SARA의 이미지는 미국 사워 치고 굉장히 밸런스 위주로 간다 싶었고, 얘도 그렇습니다.


조금 온도가 올라갈수록 산미가 드러나기 시작하며, 상당히 펑키한 향이 강하면서도 산미, 과일 캐릭터와 밸런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이즌베리가 들어갔다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블랙베리-라즈베리와 비슷한 상큼한 향이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Lagunitas High West-ified


원래 댓병인데 이번에 작병으로 나왔다 하더라구요.


배럴 커피 임스 주제에 무려 한 병에 3불? 정도로 초월적인 가격이라 하나 사왔습니다.




라구니타스가 훌륭한 브루어리임에도 조금 걱정을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꽤 맛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배럴의 오크, 바닐라와 몰트의 감초스러움이 가장 많이 느껴졌고, 뒤에 은은하게 커피가 깔려 있었습니다.


마우스필도 부들부들한게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아 좋았고


높은 도수에 비해 부즈도 강하지 않고 잘 넘어가는, 훌륭한 맥주였습니다.


마지막은 Hangar 24 Pugachev Royale.


예전에 소개해드린 Pugachev Cobra의 강화 버전으로,


메이플시럽 카카오 바닐라에 브랜디 버번 더블 배럴 에이징을 한 임스입니다.




도저히 임스라고 부르기 힘든 맥주였는데


강하게 느껴지는 알코올감(부즈가 튀기 보다는 하드 리커처럼)이 정말 양주를 한 잔 마시는듯한 기분이 들게 해줬습니다.


향은 정말 말도 안되게 환상적이었는데, 버번과 브랜디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며, 밀크 초콜렛, 바닐라가 마치 건포도가 들어간 디저트처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메이플 시럽은 향에선 잘 느껴지지 않았으나 맛에서 진한 단 맛으로 존재감을 알렸고


달달하고 강한 배럴의 캐릭터와 뒤를 은은하게 받춰주는 부재료의 맛이 한 잔 한 잔을 정말 만족스럽게 해줬습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빨리 마시기는 힘들었고 (앞의 세 맥주보다 얘를 더 오래마심) 왜 작병으로 릴리스 되는지 이해가 되는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한 모금 한 모금의 임팩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