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방송영상 엔지니어입니다.


잠자기 전 침대에서 쓸 태블릿이 필요해 P11 대란에 저도 모르게 손이가 P11을 질렀다가 고비트레이트 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아 마침 달라고 떼쓰는 조카에게 흔쾌히 주고, 다시 P11 Pro 2020을 들였습니다. 게시판에서 P11 Pro 2020의 OLED에 대한 몇 가지 이슈들에 대해 아는대로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립니다.



1. Youtube에서 2160p 59.94/60f HDR의 재생을 하면 480p SDR로 재생이 되는 현상: 아마 최신 유튜브앱의 버그로 예상되며, 업데이트를 삭제하고 구버전으로 롤백을 하면 문제없이 재생됩니다.



2. HDR영상에서 PQ계열(돌비비전, HDR10)은 제대로 재생이 되는데, HLG의 경우 물빠진 색으로 재생되는 경우: P11 Pro 2020의 HLG Gradient의 문제 같아 보입니다.


- PQ계열의 밝기는 절대값을 가집니다. 통상 HDR10의 경우 1000nit를 타겟으로 하고, SDR의 표준밝기인 100nit 영역까지는 일반 영상 밝기 영역이며, 그 이상은 하이라이트나 스팟조명용으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HDR400이나 HDR600이나 HDR1000이나 일반적인 영상 부분의 밝기는 동일하고, 입체감을 더해주는 스팟조명의 강약에 영향을 줍니다.


- 그래서 모니터의 경우 HDR400~600 제품이 적합하고, TV의 경우 HDR1000이 적합합니다. 모니터에서 HDR1000규격으로 사용하면 스팟조명의 눈뽕이 너무 강해집니다. (이 때 어둡게 하면 미드톤 자체의 밝기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멀리서 보는 TV의 경우 거리의 제곱반비례로 밝기가 감소하는 특성이 있어서 밝아야 합니다. 


- P11 Pro OLED의 경우 어둡게 해도 HDR을 보면 밝게, 밝기를 올려도 HDR을 보면 좀 어둡게 느끼는 것이 절대값에 준하며, 최소/최대 밝기의 마진이 적어서 더 그렇게 느끼게 됩니다.


- HLG의 경우 밝기는 상대값을 가집니다. HLG는 실시간 제작/송출을 위한 HDR규격으로 영상을 찍고 분석해서 HDR을 만들지 않고 그냥 미드톤 찍고 가장 어두운곳과 가장 밝은곳을 찍고 값을 배분합니다. (이 때 선형/비선형은 콘텐츠의 형태와 현장 상황에 따라 커브를 달리하기도 합니다). 


-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되는데 방송장비는 막상 1000nit 기준으로 찍고 그대로 인코딩해 버리는데, 재생장치의 경우 1000nit환경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HLG Gradient 커브가 선형이면 500nit 밝기 디스플레이에서 100nit구간이 그 절반인 50nit로 어둡고 물빠지게 재생이 됩니다. (PQ계열은 500nit 디스플레이라면 0~500nit 까지는 거의 그대로 맵핑, 500nit~구간은 500nit로 고정되기 때문에 하이라이트 부분 빼곤 차이가 없습니다.) 


- 그래서 LG나 삼성TV의 경우 모델에 따라 최대 nit가 다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100~200nit 이하 구간과 그 이상 구간의 밝기 커브를 달리해서 정상으로 보여지게 합니다. LG가 그래도 좀 더 커브값이 정상에 가깝게 보이게 세팅됩니다. (지난 러시아월드컵때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HLG 송출을 하면서 재생에 문제가 초기에 생겼고 그 때 제대로 LG/삼성과 HLG 커브에 대해 연구 및 실적용이 처음 적용되었습니다.), 


- P11 Pro OLED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실증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그냥 선형으로 때려넣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패널을 썼으면 아마 삼성에서 패널에 맞는 컬러시트를 제공했을것입니다. 따라서 HLG는 향후에도 물빠진 느낌이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넷플릭스에서 한지현상이라고 말하는 부분: 넷플릭스의 인코딩은 "샷 기반 인코딩"이 특징입니다. 


- 넷플릭스에서 말하는 Dynamic Optimizers는 영상을 분석하여 주변보다는 중심, 서브 보다는 메인 오브젝트에 더 많은 비트레이트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핵심 오브젝트가 밝은 영역인 경우 어두운부분을 뭉게고,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중요한 경우 하이라이트를 날려버립니다. 그러면서 낮은 비트레이트에서 고품질 영상을 제공하게 됩니다. 


- 이때 일몰, 어두운 장면, 평평한 배경, 하늘 부분에서 한지현상 처럼 보이는 "밴딩 아티팩트"는 넷플릭스의 인코딩 시스템에 기인하며, 넷플릭스에서 사용하는 VMAF라는 비디오 품질 측정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게 디스플레이마다, 보는 사람마다 밴딩 아티팩트의 기준이 달라 정량화 해 시스템적으로 방어하기가 어렵습니다.) 


- P11 Pro OLED의 문제라기 보다는 넷플릭스의 특징이긴 하나, 디더링을 강하게 주는 후처리 엔진들이 탑재된 TV에서는 거의 보기 어렵고, 후처리를 하지 않는 모니터에서는 훨신 잘 보입니다. 삼성의 OLED를 쓰는 태블릿의 경우 "밴딩 아티팩트"가 적게 보이나 이는 낮은 계조를 인위적으로 뭉게버리는 "black crush" 문제라고 불만이 많습니다. (어두운 곳의 디테일한 표현 자체를 뭉게서 아예 보이지 않는 현상)


- 삼성 제품 중에서 OLED를 쓰는 제품은 0% ~ 8% 그라데이션에서 1%단위로 나누면 대부분 검은 암부로 퉁 쳐서 표현해 버립니다. 반면에 P11 Pro OLED는 0% ~ 8% 그라데이션에서 1%단위로 나누면 1%마다의 차이를 그대로 구분할 수 있으며, "black crush" 현상이 없습니다. 날것이죠^^ 저는 오히려 밴딩 아티팩트보다 블랙크러시를 더 안좋아합니다. (블랙크러시가 있으면 전체적으로 어둡게 만든 영상은 암부 디테일이 다 죽고 보기 힘듭니다ㅜㅜ)



4. 문제의 한지현상: OLED패널의 문제 보다는 레노버의 패널 전력제어 설정의 문제가 더 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패널이 자동으로 꺼지기 직전 잠시 어두워졌을 때 한지현상이 잠시 보입니다. 그런데 패널이 액티브 상태에서 한지 현상이 생겼을 때 보다 좀 더 어둡게 그레이/그라데이션/컬러패턴을 테스트 해 보면 이정도면 별 문제 없어 보인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