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리메들리 후기임.
팔찌 받고 가방검사 할 때
파우치 안, 나의 응원봉을 겁나 쓰담쓰담 하길래
살짝 뻘쭘하게 “그거 응원봉이에요.” 하니까 입장시켜줌.
온유랑 볼빨사 보고 개맛없는 막창이랑 나름 마싯는 논알콜 과일 쥬스 먹은 다음, 뒤쪽에서 여유롭게 보려다가
“그래 젊을 때 아니면 내가 언제 펜스를 잡아보겟어” 하는
생각으로 ph-1 공연 끝날 무렵부터 닥대기 함.
사실 내가 잘 아는 가수들이 아니어서 너무 지루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김광진 님의 연륜이 느껴지는 무대부터 큐떱, 식케이까지
다 재밌길래 열심히 손 흔들고 호응하며 놀았음.
개인적으로 래퍼들 다 오토튠 끼는 거 굳이 라이브 뭐하러 보나 했는데, 확실히 무대장악력이 남다르더라 respect 햇음.
헤드라이너 타임에 가까워 질수록 객석 밀집도가 올라갔는데
누가 내 뒤에서 계속 광개토대왕 마냥 앞으로 전진하려고 밀길래 바로 연나라 충신 빙의해서 사명으로 온몸방어하고 적당히 밀라고 따졌지만
으음- 결국 그 돌진력 덕분에 같이 슬금슬금 떠밀려서 1열 같은 2열을 사수하게 됨.
사진은 이거 한장 밖에 없지만
진짜 홍또치 이목구비까지 생생하게 다 보일 정도로 가까웠음.
밴드 나와서 사운드 체크하기 전
옆에 머글들이 “다른건 다 필요없고 I 불러줬으면, 오프닝으로 부르면서 나와줬으면 좋겠어.” 라고 하던데
(뭔가 많이 빠진) 스포를 본 탱잘알인(줄 알았던) 나는
‘참으로 소박한 소원이구나..‘ 라는 생각을..
vip석이라 관객석 기준 살짝 왼쪽이어서
이전 가수들 오고가는 거 다 보였는데
I 시작 할 때 탱구는 입출구 쪽에도 온데간데없고
목소리만 나오길래 어?;; 살짝 당황하는 찰나
헤드라이너의 권력인지 리프트 타고 등장함.
힙합 페스티벌의 후신답게 성비가 진짜 반반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I 떼창이 유독 아름다웠음.
끝난 직후 연달아 들려오는 LTM에
진짜 밴드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구나 새삼 깨달았음.
탱구 나오기 전 밴드 합 맞추고 사운드 체크할 때
반주 only Ver. 도 극락이었는데
거기에 태연 목소리까지 더해지니까
“여기가 무릉도원이겠거니
저기 저분들이 바로 신선인가 하노라 아으”
페스티벌 관람하면서 느낀건 가수마다 각자의 특색이 있어
하루, 무대를 채우는 분위기가 다채로웠는데
이게 좋고 나쁘다를 비교할 척도 같은 건 아니지만
내가 탱빠라 그런지 홍또치 밴드를 거느린 무대 위 태연의 아우라는 단언 압도적이었음.
고풍스러우면서도 독보적인 무대 분위기가 전 객석을 짓누르는 듯한 중대한 감각을 선사…
주변에서 들려오는 격렬의 탄성… 아아..
첫 인사와 “와 바람 미ㅊ놈이네 진짜” 라는 명언을 남긴 짧은 멘트 타임 이후 들려오는 To.X
I와 Letter to Myself로 압도했던 분위기를 풀어줌과 동시에
그루브와 얕은 떼창으로 몸과 목을 예열하기 딱 좋았음.
그런데 이어지는 Fine 메들리..
예상치 못했기에 소름끼쳤고
몰아치는 고음에 격동했음.
무반주 파인도 좋지만
풀반주 파인도 마치 음원을 듣는 듯
그 완벽함에 또 다른 매력이 느꼈졌음.
폰 라이트 이벤트 할 때
카메라로 전광판에 관객석 쫙 비춰주는데
핑크오션이 촥 펼쳐진 게 상상 이상이라
진짜 나 포함 머글 포함 주변 사람들 다 육성으로 놀랐음.
라인업에 태연 뜨자마자 단일권이 잠시 매진됐던 게
절대 우연이 아니었단 걸 깨달았고
팬덤 규모도 규모지만 이런 비교적 소소한 오프에서도
엄청난 동원력을 보여준다는 것…
그 힘의 원천이 태연의 라이브 실력이라는 것이…
내가 뭐라고 온갖 자부심이 다 생기더라
몇몇 태갤러 새끼들 멍충하게 페벌 당일날까지
“응원봉 가져가도 될까?” 고민하더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김.
11:11이랑 Rain 때 느낀건
노래를 끝맺을 때 마다 밴드 반주 소리를 서서히 줄여가는
페이드 아웃?으로 약간의 무반주 타임을 만들어 줬는데
그게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 직전까지 여운을 남겨줘서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밴드 포인트였고
이 포인트가 태연은 무대할 때 관객들에게 숨 쉴 틈을 안 주는
각박한 가수라는 걸 다시금 상기시켜 주더라
노래 직후에 여운을 토크나 시간의 흐름으로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쉴새없이 달려서 이들을 온전히 느낄 틈도 없이 중첩시켜 버리는—..
무대가 완전히 막을 내린 뒤
비로소 축적되었던 여운들이 밀려오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서서히 사그라지며 생기는
그 특유의 공허함이 태연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 같음.
두 곡 전부 라이브로는 못 들어 볼 거 같은 나만의 라인업에 있던
곡들이었는데 실제로 들을 수 있어 너무 벅찼음.
Time Lapse는
‘모두 지워- 가는 것~~~~’
이걸로 다 설명됨.
역대 최고에 타임랩스였음..
울부짖는 듯 하면서도 절제된 고음에 눈망울이 촉촉해져서 장시간 렌즈 착용에도 인공눈물이 따로 필요 없었음..
다만 떡 벌어진 입안이 대신 마를 뿐..
쌀쌀한 바람에 날리듯 역동적이던 관객석이
감응과 함께 경직된 그 모습.
느껴지는 전율..
응원봉 잡던 손을 불끈 쥐고 살짝 울컥..
그리고 죽음.
디재스터 부를 땐 진짜 텐스콘 향이 물씬 나더라
뤈. 타이밍은 당연히 못 맞췄음 (앙콘 안한 탓이 큼)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 재앙에 버금가긴 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가사가 더 와닿더라
It’s a perfect disaster…
날개 때인가 고음 발사하는 와중에 진짜 탱구 얼굴을 향해 바람이 직격으로 불어서 보는 내가 다 걱정 됐음.
하지만 그런 내 걱정이 무색하게 노래는 너무나도 편안하게 들렸음.
탱구가 객석으로 마이크 넘겨주던데
아 노우, 유 노우 밖에 기억 안나서 못 따라 부름..
고음을 다른 곡들처럼 서서히 쌓아나가는 게 아니라 그냥 바로바로 내지르는데
그 장면을 진짜 내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너무 충격적이었음.
I’m fucking feel so good!!!!
참으로 존경스럽고 경탄스러운 실력임.
날개 끝나고 앵콜 앵콜 외쳤지만
태갤에서 본 10시 이후 야외 공연 금지? 글을 되새기며
안되겠지.. 하는 마음이 한편에 있었는데
곧바로 밴드 연주가 시작되고 들려오는 은근한 리듬과
부드러운 피아노 사운드..
사계라는 걸 잽싸게 알아챔.
초반 가사 실수가 아니었으면 나는 태연신의 광신도가 되었겠지만
이때 보여준 인간스러운 모습 덕분에 탱구의 광팬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음.
워낙 대중적인 노래라 다같이 후렴 떼창하는데 신나더라
사실 나는 텐스 중콘도 진짜 전전날 오전 급작 신분상승 성공해서 의탠딩 갔었음.
그 개신나는 구간 때 혼자 일어났다가
주변 사람한테 구두로 동정받고(실화임)
내 바로 앞에 시큐는 귀찮다는 듯이 멍하게 바라보고
삼바람 마지막에 결국 경호원한테 제지 당하는 엔딩을 맞았던
웃픈 기억이 있었는데
ㅅㅂ 말로만 웃프지 혼자 개삐져서 컨페티도 몇개 안줍고 나감
페스티벌은
잘 노는 사람들의 모임 + 의무적 스탠딩이라 그런가 너무 즐거웠고 그때에 상처가 다 치유된 기분..
밴드돌 팬분들이 탱구 나올때
자기네 응원봉 핑크빛으로 맞춰준 것도
또 머글들도 막 과하게 폰카 찍지 않고
틈새 기획한 이벤트 잘 따라준 것도
매들리메들리 관객들의 관람 매너에 고마웠음.
전날 주최측에 대한 혹평이 좀 있길래 긴장했는데
태연의 첫 페벌로서 굉장히 괜찮았던 거 같음.
스탶들도 다 착하고 화장실도 쾌적하고 풍선탈들도 귀여웠음
과장 하나 안 보태고 내 주변 머글들
태연 무대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팬들보다 더하게
주접을 떨어대는데 내심 뿌듯했음.
우리가 너무 태연의 라이브에 익숙해졌나 싶기도 하고…
페벌 직전까지
“40분에 이 돈은 너무 사치아닌가..”, “걍 일반으로 갈까..” 하다가
수수료 때문에 취소 안하고 vip 갔는데
그 선택 너무 감사하고 내 25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음.
오바가 아니라 진지하게 단콘이랑 맞먹는 수준에 만족도였다.
순수 재미로만 따지면 그 이상일지도..
쓰다보니 좀 길어져서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내 일기장이다 생각하고 묵묵히 썼음.
그리고 누누이 생각하는 거지만 태연의 실력을 평가할 땐 ‘감안’이란 있을 수 없음.
아무래도 출신이 아이돌인지라 노래를 아무리 잘한다 한들
무관심한 이들에겐 “아이돌 중에서”, “아이돌인 걸 감안해서” 라는 인식을 떼어내기 참 힘든데
비슷한 맥락으로 이번 추위와 강풍이 오히려 태연의 실력을 저평가 시킬 아이러니한 요소가 아닐까 싶더라
그런 의미에서 앞뒤 사족 안붙이고 총평 딱 말하자면
당당하게 최고였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사정이 어쩌구 조건이 저쩌구 퍼포먼스가 이러쿵 컨디션이 저러쿵
하는 구구절절은 어디 시비 걸릴만한 안쓰러운 친구들을 위해 하는 거죠.
탱구 무대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고, -지만
이딴 관용구보조사, 어미- 진짜 다~~ 필요없습니다.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는데 뭔 말을 더 하겠나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에 감탄만 오가는 마당에
한줄요약 :
콘서트 스탠딩 일열 내꺼 찜.
ㅈㄴ웃기네 블로그 후기같음
재밌네 - dc App
옛날디씨후기같고좋쿠만 - dc App
마지막은 동의할수 없다
재밌네ㅋㅋㅋ
와 필력 장난없네 ㄹㅇ 정독했어요
역시 갈말할땐 갈이네ㅜ
주변반응 생생하니 후기 좋다ㅋㅋ
후기 맛있네
와우 필력ㄷㄷ 머글들 아이 첫곡 딱 통했네ㅋㅋ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걸 글로 푸는 필력 ㄷㄷㄷ 좋은 후기 ㄱㅅ
후기 맛집이네 - dc App
필력이 ㄷㄷ
재미따재미따 잘보고가요 - dc App
제발 의탠딩에서도 다 일어나줘 ㅠㅠㅠㅠ 리얼 이게 콘서트의 완성인데 - dc App
다음콘땐꼭…
후기 잘읽었다ㅋㅋㅋㅋ필력 쩌네
그냥 내마음 그대로다 님 체고에요 - dc App
진짜 콘보다 페벌이 그나마 관객태도가 더 낫더라구여... 제발 찍지말고 응원봉 흔들어줘 락 편곡에 맞춰서 들고왔음 같이 고개 흔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