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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서 일본어의 열등성을 분석하는 글이며 여기서 제시하는 의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줄리언 제인스의 책에 나옴)



신토는 인간 내면에 윤리적 중심이나 고정된 자아를 두기보다는 자연 속에 퍼져 있는 카미라는 외부적 존재와의 조화를 강조한다. 카미는 하늘, 바람, 조상, 검, 장소 등 어디에나 존재하고 인간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그 존재를 [느끼고 읽어야] 한다. 이는 줄리언 제인스가 설명한 고대 인간의 마음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즉 신은 내면의 반성적 주체로 존재하지 않으며 외부에서 오는 지시나 암시에 반응하게 만든다.



줄리언 제인스는 고대 인간이 신의 음성을 내면의 자아로 착각하지 않았고 그 음성을 외부의 명령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한다. 신토의 카미 역시 판단과 명령의 내면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신토의 세계관에서 인간은 윤리적 선택의 주체가 아니라 환경 속 신령의 흐름을 읽고 방해하지 않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이러한 수동성은 환청을 따라 움직이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인식 방식과 유사하다. 즉 내면의 판단 없이 밖에서 들려오는 기세, 분위기, 공기, 흐름에 의해 결정되는 의식 구조다.



일본어는 신토적 사고를 그대로 반영한다. 주어를 생략하고 말보다 침묵과 암시, 돌려 말하기를 중요시한다. 이는 말의 힘이 개인의 의지보다 보이지 않는 분위기나 신령의 흐름에 민감해야 한다는 세계관이다. 예를 들어 [ちょっと…] 라는 표현은 [싫다]라는 의사를 말하지 않고 [느끼게] 한다. 


경어 체계는 자아 중심의 말보다 상대방의 위치에 따른 말 조절을 뜻하며 이러한 언어 환경은 줄리언 제인스가 말한 외부의 명령을 따라 움직이는 전의식적 인간과 유사하며 정신분열증의 환청 구조 또는 마약 환각 상태에서의 자아 해체와 닮아 있다.



기독교적 서구 문명에서는 신의 음성이 인간의 양심(내면화된 자아)로 이행되었다. 그러나 신토에서는 카미는 끝까지 외부의 존재이며 그들의 명령은 외부와의 동일화를 통해 전달된다. 이 구조는 자아를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자아를 신령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처럼 사용하게 만든다.



이런 방식은 환각 상태에서 보고되는
[나는 우주와 연결돼 있다]라던가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와 같은 체험과 일치한다. 즉 마약을 통해 얻어지는 경계 없는 의식이다.



 신토는 신의 명령을 내면화하지 않고 외부의 흐름으로 감지하고 복종하는 종교적 구조다. 이는 정신분열증과 환각 상태와 마찬가지로 자아 경계가 흐려지고 외부의 음성이나 감각에 의식이 지배되는 상태이기도 라다. 줄리언 제인스는 고대 인간이 외부 신의 목소리를 자기 생각으로 느끼지 못한 상태즉 전의식적 이중 구조를 갖고 있었다고 본다. 이 모든 구조는 자기 판단, 내면 윤리, 논리적 자아라는 서구적 의식 모델과는 다른 구조이며 일본어와 신토는 이런 비서구적, 비자기 중심적, 감응형 의식 상태를 언어와 종교로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