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딸이.

참 저급하고, 천박하고, 값싼 단어입니다.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수치스럽고,

남 앞에서는 쉽사리 꺼내기 어려운 말입니다.



딸딸이.

참 음란하고도 초라한 행위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 서서 체온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그저 제 살과 살이 부딪히는 가장 싸구려의 위안이니까요.



그럼에도

오늘도 나는 딸딸이를 칩니다.

여자의 손을 잡는 것보다,

누군가의 체온을 견디는 것보다,

내 몸 하나를 상대로 끝내는 일이 훨씬 쉬우니까요.



공부.

참 고단합니다.

시험.

그 말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워지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입니다.



공부를 마친 뒤.

지친 몸을 겨우 방 안에 끌고 들어와

나는 딸딸이를 한 번 칩니다.

그리고 담배를 한 대 피웁니다.



잠시 누워 있습니다.

천장을 봅니다.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무언가 끝낸 사람처럼 멍하니 숨만 쉽니다.

그러다 두 시간이 지나면

밤은 더 깊어져 있습니다.



곧 자야 합니다.

내일도 똑같이 몸을 끌고 나가야 하니까요.

밀린 집안일을 합니다.

널브러진 옷가지를 줍고,

싱크대에 쌓인 그릇을 보고,

방 안 여기저기에 흩어진 생활의 흔적을 주워 담으며

나는 번잡한 머릿속도 같이 정리해 보려 합니다.



하지만 정리되는 것은 방뿐이고,

마음은 좀처럼 정돈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딸딸이를 한 번 더 칩니다.

무언가를 사랑해서도 아니고,

누군가를 욕망해서도 아니고,

그저 오늘 하루를 조용히 마감하기 위함에

살아 있다는 감각 대신

지쳐 있다는 감각만 또렷한 몸을

억지로 재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나는

딸딸이 한 번과 담배 한 대,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잠으로

하루를 덮습니다.

내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알면서,



조금도 충만해지지 못한 채

조금 덜 외로워지기 위해

조금 덜 생각하기 위해

조금 덜 사람이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딸딸이를 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