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등 같은 것은 싫은데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은 싫은데,
난 꿈이 따로 있는데, 난 친구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은 우리 엄마가 싫어하는 것이지.
난 인간인데,
난 친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
헤어짐에 울 수도 있는 사람인데,
어떤 땐 나보고 혼자 다니라고까지 하면서
두들겨 맞았다.
나에게 항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라고 하는 분,
항상 나에게 친구와 사귀지 말라고
슬픈 말만 하시는 분,
그 분이 날 15년 동안 키워준 사랑스런 엄마,
너무나 모순이다, 모순.
세상은 경쟁! 경쟁! 공부! 공부!
아니 대학! 대학!
공부만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잖아?
공부만 한다고 잘난 것도 아니잖아?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 이 사회에 봉사,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그것이 보람 있고 행복한 거잖아?
꼭 돈 벌고, 명예가 많은 것이 행복한 게 아니잖아?
나만 그렇게 살면 뭐해?
나만 편안하면 뭐해?
난 로봇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다.
밟히다, 밟히다 내 소중한 내 삶의
인생관이나 가치관까지 밟혀 버릴 때
난 그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떤다.
하지만 사랑하는 우리 엄마이기 때문에......
아, 차라리 미워지면 좋으련만,
난 악의 구렁텅이로 자꾸만 빠져들어가는
엄마를 구해야만 한다.
내 동생들도 방황에서 꺼내줘야 한다.
난 그것을 해야만 해, 그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 1986년 1월 15일 새벽에
- O양(서울사대부중 3학년), 「O양의 유서 - H에게」
1986년 1월 15일 서울사대부중 3학년O앙은 친구에게 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쩌라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