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는 고등학교에서 윤리과 기간제 교원으로서 봉직하고 있다.

내가 기간제 교사로 봉직하게 된 까닭은 순전히 모친 때문이었다.

작년 말, 그러니까 2020년 12월까지 나는 대통령 직속 정보 기관 직원들과 국가 정책을 비평하고, 국가 정책을 만들고, 국가 정보원 특히, 국정원 배후에서 활동하는 블랙 요원들의 활동을 쇄신 및 혁신하는 일을 도맡아서 진행했다.

이 일을 마친 후 나는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쯤, 나의 모친께서는 자신의 암이 재발했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사범대학을 졸업했으니 기왕이면 학생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복된 일을 해달라."라고 나에게 요청했다.

그 말을 듣자 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기간제 교원 자리를 알아보고서 기간제 교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 일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최초로 임직한 것은 중학교에서의 〈도덕〉이었는데,

학생들에게 중국 철학에 관한 내용을 가르치면서 "고대 중국인들은 심장에 뇌 기능이 있다고 믿어서 전쟁 중 무기로 사람의 심장을 훼손하면 뇌 활동이 멈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것이 "우리 도덕 선생님이 칼로 사람의 심장을 쑤셨대요."라고 와전돼 나에게 돌아왔을 때 나는 난처했다.

그곳에서 기간제 교원으로서의 계약을 마친 후 나는 두 개 고등학교에서 〈통합사회〉, 〈정치와 법〉을 가르쳤다.

내가 전공한 윤리와 멀어보이는 교과였다.

다행이었던 점은 그 전부터 헌법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문화인류학 등을 독학해 왔기에 교과서 내용 안팎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폭넓고 깊고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한 개 중학교에서 석 달 동안, 두 개 고등학교에서 석 달 동안 가르치고서 비로소 나는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윤리 교과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기간제 교원으로 봉직한 지 여섯 달만의 쾌거였다.

비로소 나는 오랜 만에 행복과 즐거움에 푹 빠진 채 있었다.

밤낮으로 철학과 윤리학의 교과 내용을 공부하고, 그것을 가르치기 위해 내용을 정제 및 정리하고, 오늘 나는 〈윤리와 사상〉에서 서양 철학 및 윤리학 부분을 최초로 가르쳤다.

얼마나 행복했던가.

이 행복은 얼마나 안정돼 있고 평안했던가.

학생들에게 교과 내용을 철학자 및 윤리학자의 저서 원문을 중심으로 쉽고 정확하고 비유를 곁들여서 전달하면서 나는 얼마나 안정돼 있었던가.

학생들이 교과 내용을 잘 습득하고 내용이 어렵지 않았다고 대답해주었을 때 나는 내가 올바른 수준으로 정확하고 틀림없이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학생이 나에게 에피쿠로스 학파의 죽음에 관한 철학을 물었다.

한때 나는 죽음에 관한 고찰을 여러 차례 거듭하였고, 그 사색과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자 타대학 철학과 죽음학에의 청강하였다.

심지어 한때 나는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고자 그 분의 철학의 한 부분과 유사한 점이 있는 에피쿠로스의 철학에 푹 빠져서 《에피쿠로스》를 거듭하여 읽었고 그 내용을 정리하였었다.

그 뒤에 나는 《에피쿠로스》를 수 권씩 구매해놓았고, 그 책은 내가 나의 주변 지성인들에게 늘 선물하는 책이 되었다.

나는 그 학생의 갑작스런 질문을 대하면서 에피쿠로스의 죽음에 관한 철학을 온전한 지식으로써 전달하고자 노력하였다.

"(그의 팔을 살포시 꼬집으며) 살아있을 때 우리는 감각을 통해 이러한 괘락과 고통을 감지하지만, 우리 몸이 죽었을 때 우리는 그러한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없습니다. 대개 죽음은 자연스런 노화의 결과인데 죽은 후에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고통이란 없습니다.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죽음에서 두려워 할 것이 없고, 죽은 후에 느낄 고통이 없음을 그와 같이 '두려워 할 것이 없다.'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누군가 죽었을 때 그 죽은 사람은 아무런 괘락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가 없지요.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죽음에서 우리가 느끼거나 기대할 고통이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나의 설명을 들은 학생은 고개를 세 번 끄덕였다.

그리고 이해되었다고 답하였다.

이 학생이 질문할 때 이 학생의 눈빛은 초롱초롱하였고, 나의 설명을 듣고 났을 때 그의 눈빛은 결의에 찬 듯 보였다.

이렇게 나는 그 학생과 교신하면서 이 모든 과정을 겪었다.

그리고 이 과정 중에 끊이지 않는 순수한 어떤 감정을 느꼈다.

나는 그 감정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지식에 관한 사랑, 지혜에 관한 사랑, 철학에 관한 사랑, 윤리학에 관한 사랑, 가르치는 일로부터 기대하고 예상할 수 있는 학생의 올바르고 건강한 성장에 관한 사랑.

이 모든 사랑에 관한 사랑까지.

나는 행복을 느꼈고 그것에서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이 경험을 기록하여서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더 온전한 지식을 향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골몰하여서, 더 많은 사람과 행복하고 사랑하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