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다시 산책을 나갔음


하늘을 봤더니 나는 진짜 작다 싶었음. 

근데 작은 뇌로 맨날 전전긍긍하고 있고, 작은 몸의 작은 기관에 탈이 나서 괴로워하고, 작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시간을 보내고, 작은 방에서 나가기가 싫다. 

난 별로 중요한 존재도 아니고 나의 힘듦이 뭐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어차피 안 중요하면 좀 안 괴로우면 안 되나 싶다. 

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남들의 존경을 받고 사람들이 기억하고 인정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근데 그게 남들이 우와~이런 반응이어서 부러운 건지 그냥 그들 개인이 이루어낸 성과가 부러운 건지 모르겠다. 그들은 남의 인정이 없어도 여잔히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까? 

난 뭘 원해서 이바닥으로 들어온 건지 모르겠다. 남들의 “우와?” 자신의 만족? 둘 다? 근데 잘 안 되고 내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방에서 혼자 놀았던 즐거웠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아무 책임도 바깥의 평가도 없이 괴롭지 않고 즐거움과 안전함이 보장되는. 

근데 난 어른이고 해야 할 역할들이 있고 돈이 필요하고 또 나이를 먹고 있다. 내 한정된 시간은 흘러가고 있는데 난 뭘 해야 할까. 뭔가를 해야 할 탠데 왜 멈춰서서 괴로워하고 있는 걸까. 

난 별로 뛰어난 사람도 아닌데 열심히 노력해서 고작 보잘것 없는 성과를 내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 어차피 능력 없고 작은 주제에. 

그리고 보잘것 없는 성과를 남들이 다 알게 되는 건 무지 싫다. 꼭 오줌 싼 이불 보여주는 느낌이야. 

그래서 해야 할 일들을 시작을 못하겠다. 뭘 할 때마다 꼭 노상방뇨하는 기분이라. 

(내일은 이불킥을 예약했지만 지금은 반쯤 광기에 휩싸여 이 글을 써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음. )

님들은 본인한테 평소에 잘 해 주시길. 십 년 정도 내가 내 말을 안 들어줬더니 번아웃이 둘리 엄마처럼 무겁고 크게 왔다. 

내가 히키코모리라는 건 반 정도는 진짜야. 정신이 너무 지쳐서 길 가는 사람 포함 그냥 사람 마주치기가 싫다. 그래서 밖에 잘 안 나가. 바꾸려고 조금씩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알면 공유 좀 부탁. 특히 부담스러운 일 덜 부담을 느끼는 법 좀. 

지금 생각나는 건 마음 속으로 조까를 염불처럼 외우는 것 밖에....

도움 

으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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