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오 슬림을 오랫동안 쓰다 이번에 1zpresso JX 를 구매후 개시 해봤다. 혹시 나보다 더한 커린이에게 참고될까 하여 후기 남긴다.


1. 구매/배송 

공홈에서 129달러에 구매했는데 한 4일 걸렸다. 익히 알려진대로 페이팔 계정만 있으면 쉽게 구매 가능하다. 

직구좀 해본 사람들에겐 아주 평이한 사이트니, 상세한 내용은 패스하자.


2. 만듦세

분쇄도 조절기는 30클릭=1바퀴다. 나야 아직까진 드립외길 10년 이었고, 그중에서도 90% V60만 드립하니 이정도도 상관 없지만, 에쏘급에서 세세하게 조정할 사람은 pro가라고 하더라. 

일단 정밀하게 가공되어있다는 느낌이 드는게, 꽉 잠금에서 3클릭 풀고 살살 돌려봤는데 걸리는 느낌이 없다. 

축정렬/고정이 덜되어 있으면 버끼리 닿았다 말았다 해서 불규칙하게 서걱서걱 걸리게 마련인데, 그런게 전혀 없더라.

버 모양 특징도 있겠지만, 일단 축정렬+축고정이 확실해서 흔들거리는 부분이 없단 얘기.


외관은 쏘쏘하다. 전체적인 모양은 사진보면 알거고, 알루미늄 합금+고운 샌드블라스팅의 마감처리.

뚜껑 투명플라스틱이 투명해서 내부 보이는건 좋다만, 스크래치에 굉장히 취약하다.

나무핸들 손잡이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걍 싸서 나무쓰는건가? 갬성? 

좀 쓰다보면 나무 특유의 자연스런 손때탄 맛이 날 법도 하긴 한데, 실용성+깔끔한 미니멀함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차라리 알루미늄 깔맞춤이 좋아보인다. 단가가 문제되면 차라리 플라스틱을 쓰던가...


3. 그라인딩 결과물

핸드드립을 시작한건 10년도 넘었지만, 이번에 산 JX 이전에 사용하던 핸드밀이 하리오 슬림인지라 비교한다는것 자체가 미안하다.

일단 핸드밀 청소를 위해 대충막커피 20g정도를 갈아봤다. 하리오랑 비교해봐서 속도는 1.5배쯤 빠르고 힘은 반절만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 커피 갈 맛 나네.


시도한 커피는 하리오 V60에 원두는 릭 케냐 중배전하리오 슬림 쓸 때에는 45~50초 뜸들이고 2분40초~3분 추출완료를 목표로 잡고 내린다.

JX 매뉴얼에 의하면 드립은 2바퀴반~3바퀴정도 쓰라는데 2바퀴+29클릭으로 거의 3바퀴에 맞춰서 내려봄. 

원래 핸드밀 청소할때 2바퀴 23클릭을 보고 어 너무 고운거 아냐? 하고 좀 풀었던건데, 실제로는 미분이 없어서 너무 많이 풀어놓은거더라. 

뜸들이기는 너무 오래해서 물이 빠지기 시작하는게 눈에 보이고, 드립 시작 2분쯤에 물이 다 빠지더라.

하리오슬림 분쇄도가 얼마나 불균일한지, 미분이 지랄맞은지 새삼 깨닿게 되었다.

내가 라오스핀을 암만 열심히 영상보고 비슷하게 따라하려고 해도 안되던 이유도, 딴 사람들 3분정도만에 드립이 끝난다는데 내가 사진보고 비슷한 굵기로 그라인딩하면 존나 물이 안빠지는 이유도 전부 하리오슬림 탓이었던 것이다.

시불쟝 장비빨 오지네.


내려진 커피맛은 목표시간에서 한~참 벗어난거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약간 식히니깐 먹을만해짐. 하리오로 이정도 속도로 내렸으면 버리고 싶은 맛이 나왔을텐데...

일단 수정사항으로는 추출완료시간 맞추기위해서 분쇄도는 조금 조이고, 뜸들이기 시간을 줄여봤는데, 맛이 확 좋아진다.

정확한 평가는 내가 그동안 원체 하리오슬림을 오래 쓰고 익숙해져 있었던지라, JX에 맞추려면 몇번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할 수 있을것 같다.

느낀점으로는 뜸들이기 시간차이는 하리오 슬림보다 굵은 가루가 없어서 전체적으로 뜸들이기 시간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딴 사람들이 30초 뜸들이기 하라는 것도 이해가 된다. 

분쇄도 조여야 하는건 그냥 미분가루 안나와서 유속이 빨라진거겠지.

다시한번 분쇄도 장비빨 시불쟝을 외친다.


4. 결론/총평

어떤 가격대의 어떤 그라인더가 좋다는건 다른 갤러들이 더 잘 정리해놨을거다. 사실 나야 뭐 몇종류 써보지도 않았으니 딱히 거창하게 비교할수도 없다.

내가 JX 사본 이유도 15만원 근처의 예산에서 쓸만한것 리스트(타임모어, 1z-e, 1z-JX) 중에 뭔가 구조가 맘에들어서 샀으니까.

그래서 그냥 3만원대 그라인더 VS 10만원대 그라인더라는 관점에서 총평을 내릴까 한다.


그냥 커피 마시는것을 즐기기 시작하는 입문 단계라면 저가형 그라인더도 나쁘진 않다. 나도 그랬으니까.

입문타이밍엔 큰 예산 집어넣기도 어려운게 이 취미를 얼마나 열심히/오래 할지 가늠도 안되는데 손절각 봐야 한다.

그리고 이수준에선 차라리 싼 그라인더+괜찮은 평가를 받는 원두를 종류별로 사서 마셔보는게 훨씬 만족감도 크고 효과적일거다.

사실 근 10년간 세라믹날 그라인더 수준으로도 크게 불만없이 드립을 마셨었다. 

전문가들 만큼 잘 내리진 못해도 원두만 괜찮으면 어설픈 프랜차이즈 커피샵에선 못느껴본 맛과 향을 느껴 보는덴 충분하거든.

장비빨어쩌구저쩌구 썼긴 했지만 절대적인 커피맛 그 자체는 여전히 원두빨이 훨씬 더 큰것 같다.


입문을 좀 넘어서서 "다른사람들은 더 맛잇게 만들기 위해 어떤 레시피를 쓰나?" 가 궁금해진 사람들은 베어링으로 축고정이 잘 되어있는 그라인더로 바꿔보길 권장한다.

그라인더를 바꾸고나서 가장 체감되는 사실은, 커피가 참 잘 갈린다는 것과 이제 유명한 레시피를 쓸 여건이 되었다는 느낌이다.

분쇄도가 일정하게 나오니까 유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레시피와 비슷한 결과를 맞출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맛을 원하면 어떤 방향으로 조절하라는 내용들을 시도 해 볼 수있겠더라.

15만원 주고 여러 레피시를 재미있게 시도할 수 있는 장난감을 얻었다.

단점이라면 여러 레시피 시도와 함께 에어로프레스같은 추출도구의 뽐뿌가 같이 온다는 것이다.




...시작은 JX구매 후기를 쓸라고 했는데 아무 생각 쓰다보니 글은 쓸데없이 길고 결론은 삼천포로 빠진것 같다.


걍 등록 누르고 치울란다. 누군가에겐 도움이 조금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