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뭐 커피는 커린이긴 하지만 발효 관련된 일을 해서 간단히 적어보자면:


요새 뭐 새로운 프로세스들이 많죠.

예전에는 워시드, 내추럴만 있었는데 언젠가 허니 프로세스가 나오더니 요즘은 뭐 무산소, 카보닉, 락틱, 이스트 등등 계속 새로운 프로세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근데 이 새로운 프로세스들의 공통점은 모두 발효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은 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고, 또 공기중에는 이러한 생물들 중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이 많이 떠다니고 있죠. 그런데 커피체리의 당분이 공기중에 노출되어 있다? 그럼 미생물들의 파티가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생물 파티의 부산물로 효모의 알콜, 젖산균의 젖산은 물론이고 다양한 향미 물질들이 생성됩니다.


사실 이런 발효를 이용한 프로세스의 원조는 내추럴입니다. 그냥 커피콩을 공기중에 냅둬서 별다른 컨트롤 없이 미생물들이 날뛰게 냅두는 거죠. 그래서 내추럴이 보통 워시드보다 다양한 향미를 가지고, 또 특유의 장 맛도 띄게 됩니다.


새로이 등장한 프로세스들, 무산소, 카보닉, 락틱, 이스트 등은 이러한 내추럴의 발효과정을 컨트롤 해보고자 나온 프로세스입니다.

미생물들은 크게 호기성과 혐기성으로 나뉘는데 각각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잘 활동하는 특징을 띕니다. 이를 이용해서 산소와의 추가적인 접촉을 막거나(무산소), 아예 프로세스 시작부터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산소를 차단하는(카보닉) 프로세스가 등장합니다.

산도인 pH를 조절해 특정 균만 잘 활동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락틱 프로세스가 그것으로, 젖산균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pH를 낮춘 다음 공기중의 다양한 미생물들 중에서 특정 미생물만 잘 활동하게 하는 것이죠.

아예 특정 풍미를 내는 미생물을 주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스트 프로세스는 술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모들 중 원하는 풍미를 내는 녀석을 프로세스에 더하여 그 풍미가 나기를 꾀하는 것이죠.


이처럼 커피의 프로세스에 다양한 미생물들이 개입하고, 또 이러한 미생물들을 컨트롤 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는 만큼 아마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프로세스들이 등장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