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내 행동을 자기 입맛에 맞게 통제하려는 사람들과 종종 엮이는 경향이 있는데 

누군가는 매번 식사 메뉴를 물어보고 10년 남짓 거의 한 번도 내가 메뉴를 고르게 한 적이 없었다. 

별 중요한 문제도 아니니 양보했고 그럴 거면 왜 물어보나 하고 픽 우습게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 사람의 태도에 대해서 중요한 부분을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내가 고르는 건 반드시 오늘의 날씨나 앞서 먹은 메뉴 등과 관련해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린 후에 자신이 메뉴를 골랐던 것이다. 

그 정도 양보는 별 일 아니라 생각했고 연장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리고 인간적으로 그 사람을 좋아했으므로 나이가 있는 사람이 어린애처럼 먹고 싶은 거에 대해 조금 이기적으로 구는 게 귀엽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나는 그건 양보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 생각했고, 하지만 중요한 일의 경우에는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사람에게 나는 늘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지지해 주어야 하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중요한 일과 관련해 의견이 갈렸을 때 바로 그날 그 자리에서 인간 관계가 끝났다.어이가 없었다. 

혈육도 자신이 고르는 메뉴를 먹어라 이 반찬을 지금 먹어라 같이 이 동영상을 보자 하고 화내기도 애매한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원하는대로 해 줄 때까지 억지를 쓸 때가 많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본인이 열심히 만들었다. 이게 몸에 좋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느낀 좋은 기분을 너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다(언듯 스윗..)

아무리 점잖게 여러 번 거절을 해도 안 되고 결국은 안 들어줘서 서운하다고 감정에 호소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야 만다. 아니 결국 내가 원하지는 않지만 그냥 들어주고 끝내는 일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런 소소한 다툼에서는 전체적으로 혈육이 승리한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작은 일로 일일이 정색하기도 뭐하고 싸우기도 싫고 결국은 거절하면 결국 상대가 감정이 상하고 설득으로 원만한 해결도 안 될 걸 아니 그냥 들어주고 마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걸지도 모른다고 방금 생각했다. 

방금 같이 피자를 씹으며 혈육은 만만히 보이기 쉬운 나의 인상과 함께 휘두르려는 사람이 잘 붙는 경향을 요약하자면 한마디로 ‘니가 본인과 달리 잘못 처신하고 있다’고 비웃었다. 자기는 살면서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글쎄 나의 탓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내가 그런 관계에 익숙해지게 한 누구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나한테 붙은 통제광에게 통제광이 붙는다고 바보 취급을 당하다니...당사자는 내가 자기를 통제광이라고 여기고 있는 걸 깨닫고 있지 못한 것 같지만...

이런 사소한 힘겨루기가 서로에게 부정적 영향을 강화한다면 힘들어도 내일부터 사소한 일에도 싫은 건 절대 싫다고 얘기해 보려고 하는데 감정적 소모를 생각하면 벌써 골머리가 아프다. 내 컨디션을 봐 가며 적어도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단호하게 거절해 봐야겠다. 그리고 다른 대처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애정이란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생각했다. 심지어 폭력적 애정을 아니 애정적 폭력을 휘두르는 당사자는 그것을 폭력이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남이면 이쯤 했으면 관계가 끝나고 이 괴로움도 끝날 텐데, 같이한 세월로 둘둘 얽힌 혈육의 그것은 폭력성도 괴로움도 애정도 농도가 너무 짙어서 숨이 막힌다. 

인간관계는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새벽에 에너지가 사라져 엄마가 만들어 주신 생강차를 마시며 넋두리를 해 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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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보내준 좋은 생강이랑 꿀로 만들었다고 하더니 향긋하고 맛있다. 

오늘은 지쳤다. 

잘 자고 내일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내일은 날이 너무 춥지 않았으면 하는데 춥다고 하니 조금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