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2월에 커피 입문한 커린이입니다. 원래 커피는 좋아했지만 블루보틀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접한 뒤로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기 시작했고, 코로나를 핑계로 장비를 하나 둘 늘리기 시작한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다 갔읍니다... 로스터리 선택에 있어 차믕갤 영향을 많이 받았어서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까 몇자 써봅니다. 로스터리별 커피를 다 먹어보지 않았고 시기별로 제 커창력과 추출 실력이 다르므로 객관적 평가나 추천글이 아닌 연대기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0. 카페뮤제오

따로 시켜먹은 적은 없고 맨 처음 에어로프레스랑 타임모어 c1을 여기서 구매하면서 서비스 원두를 받았습니다. 콜롬비아 스위스워터 디카페인이었던 것으로 기억. 집에서 내려 먹는것도 맛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오래 전이고 저울이 없던 시기에 내려먹던 거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1. 믕스터리 (순서는 주문 시기별)

1-1. 소소한사치

서비스 원두 다 먹어갈 때쯤 싱글오리진이 궁금해져서 구매해 봤습니다. 믕스터리 중 여기서 처음 구매한 것은 페이지의 그림이 예뻐서였습니다. 다른 로스터리의 노트 설명보다 친숙한 느낌이라 구매했는데, 브라질은 괜찮게 먹었으나 코케 허니는 가족 모두가 싫어했습니다. 허니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단맛과 홀빈의 향에서 기대하는 맛이 커피에서 나지 않았고, 이 콩을 계기로 홀빈향과 커피맛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1-2. 원더월


코케 허니에 실패하고 나서, 배전도가 낮아서 그런가 해서 믕스터리 중에서 비교적 강하게 볶는다는 곳을 찾았습니다.  원더월이랑 일프로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일프로는 원두들의 종류가 너무 다양해 도무지 고를 수가 없어 원더월로 정했습니다. 싼 미얀마랑 게이샤라는 이름에 혹해 주문한 아바야 게이샤. 미얀마는 괜찮았지만 아바야 게이샤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이 주문을 계기로 저는 배전도보다 프로세싱에 따른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고, 정말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배전도의 커피를 주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1-3. 타셋

그래서 선택한 곳이 믕스터리 중 가장 약하게 볶는다는 타셋이었습니다. 너무 콩이 안 갈려서 놀란 것 제외하면 무난하게 맛있었던 곳입니다. 라인업이 일정치 않은 문제가 있지만 믕스터리 중에서는 가장 제 취향의 맛이라 여러 번 주문했습니다. 


1-4. 일프로

일프로는 스탠다드 블렌드의 미친 가성비가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1kg으로 시키면 압도적이고, 500그램으로 구매해도 우수합니다. 다른 콩들보다는 강배전이었지만 드립으로 먹어도 나쁘지 않았고 아이스로 먹을 때 특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 취향저격 원두라 여름이 오면 다시 좀 시킬 계획입니다. 특식으로 주문했던 9월의 게이샤도 훌륭했습니다. 

 

1-5. 로릭

믕스터리 중에는 가장 마지막에 주문했습니다. 엘 파라이소 리치, 두고소도 주문했었는데 둘 다 개성이 확실한 콩들이었습니다. 여기도 원두 라인업이 워낙 자주 바뀌다 보니 뭘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갤 눈팅하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콩이 보이면 시켜 볼까?


2. 그 외 한국 로스터리들

2-1. 보헤미안

여름에 가족여행을 강릉으로 가서 지나가다 들렸습니다. 커피가 특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이 좋아하셨고 접객이 좋았습니다(본점 기준). 제가 실수로 커피를 나오자마자 엎었는데 추가금 없이 다시 만들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원두도 사 왔는데 사악한 원두 가격에 놀랐습니다. 만델링과 인도 아라비카라는 원두를 사 봤는데 맛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원두는 제 돈 주고 살 일은 없을 것 같고 매장은 서비스가 고마워서라도 근처에 갈 일 있으면 들리는 걸로. 


2-2. 모모스

위클리마켓 통해서 윈터 블렌드 싼 가격에 주문해서 잘 마셨습니다. 위클리마켓 가격만 놓고 보면 매우 착하기 때문에 내년에 위클리마켓에 재미있는 콩 올라오는 것 없나 잘 살펴보려고 합니다. 게이샤 콜렉션 같은것도 하던데 저는 한 번 내릴 분량 원두는 추출 실패가 두려워서 시키기가 겁납니다. 부산 가면 매장에 들러 비싼 커피 마셔보고 싶습니다. 


2-3. 어나더빈스

이쪽은 까라멜로 블렌드가 매우 좋았습니다. 드립으로 마셔도 단맛과 훈제 향이 매우 강하게 나서 몇 번 더 시켰습니다. 그런데 100그램 단위로밖에 팔지 않고 대량으로 주문해도 싸지지 않아서 데일리로는 조금… 믕스터리보다 단가가 비싸기도 하고요. 단 커피가 땡길 때 재주문할 생각입니다. 


3. 해외구독

3-1. 팀 웬들보

갤에서 들보들보 하길래 궁금해서 3~5월 2봉 먹었습니다. 콩들은 다 마시기 좋은 무난한 것들이었습니다. 근데 웹사이트가 좀… 구독하자마자 로그인이 갑자기 안 되어서 비밀번호 재설정하려고 아무리 시도해도 먹통. 고객 지원 이메일 통해서 겨우 해결했습니다. 웹사이트가 바뀌면서 자잘한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던데 지금은 해결됐기 바랍니다. 해지사유는 다른 구독서비스도 경험해보고 싶어서


3-2. 스퀘어마일

갤주님 유튜브 통해서 여러 지식을 얻다가 이 사람 회사에서 볶는 콩은 어떤 가 해서 6~9월 1봉 구독했습니다. 350그램 혹은 1kg 옵션밖에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250그램 단위보다 이게 더 마음에 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가짓수는 줄어들어도 진득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콩들이 다 데일리로 즐기기 괜찮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고객응대가 매우 좋았습니다. 처음에 제 착오로 트래킹 배송이 되는줄 알고 3달 gift subscription을 박았는데 gift subscription은 트래킹이 안되고 트래킹 넘버 뜬거는 샘플이었던 일이 있습니다. 문의하니 쿨하게 트래킹 배송비 환불해줘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커피는 매우 좋았지만 배송 때문에 구독 해지했습니다. 오래 걸리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다달이 오는 날짜가 제멋대로라 소비패턴을 맞출 수가 없어서 짜증이 났습니다. 그 짓 안 하려고 구독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이건 로스터 탓은 아니지만 영국 코로나 2차 유행 + 추석 연휴로 WLCT 키트 배송이 과하게 늦어진 것도 해지 사유였습니다.

 

3-3. 세이

그래서 갤에 추천도 꽤 있고 배송이 빠르다는 세이로 10~12월까지 구독했습니다. 소문대로 배송은 정말 빠릅니다. 제 기억에 9월달 스마 구독보다 세이 10월 구독이 더 빨리 왔습니다. 그렇지만 더 연장할 생각은 없는데, 2봉짜리 구독이 너무 물려서입니다. 운이 나빴던 걸 수도 있지만 3개월 동안 받은 커피가 매우 일관적이라 이 돈 내고 먹기엔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쓸 생각 아니었는데 정리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매우 주관적인 평가로 점철된 글이니 가볍게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편은 장비 관련 글을 쓸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