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 카페 연락이 닿아서 저녁에 갔어.

여기 사장님은 마음이 많이 열려있는 분이심.
(그래도 막상 커피 이야기 들어가면 분위기 달라지는 경우 많은데 안그러심. 존경스러움.)

둘이서 같은 원두, 도구, 수온으로 동시에 각자의 방식으로 커피 내려서 비교시음 했음.

사장님 노린싱.
난 뜸물필터린싱. 그리고 내가 30초 정도?? 더 걸림. 추출 후 희석.

tds도 쟀는데

사장님은 1.2넘고 내껀 0.9정도.

마시긴 오달지가 좋다고 하심. 근데 너무 묽다고.

ㅇㅇ. 인정함. 내겐 묽지 않지만 연한 커피에 익숙한 내게 한정된다는 거 알고 있음.

그래서 다시 내리겠다고 함. 물만 덜 타면 tds 높아지니까.

다시 내렸음. 더 적은 물로 희석. 그리고 먼저 맛을 봄.

사장님 왈: 이 정도 농도면 tds 1.2 조금 넘는 정도?? 매장 농도와 비슷할 것.

나: 음~청 진한데요?

vst로 쟀다.

tds 1.45나옴.

?????  사장님 놀라심. 물 더 희석해서 1.1정도가 되었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커피 농도’와 ‘맛의 강도’를 혼동할 수 있다는 것.
필터에 의해 클린컵이 흐트러진 경우 맛의 강도가 높아지는데 수율이 높다거나 커피가 더 진하다고 잘못 판단할 수 있음. (필터 린싱한 물은 tds에 잡히지 않는 거 확인했음.)

이번엔 내 커피에 노트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냐고 하심.

원두가 그렇다고, 커핑 해보면 좋을 거라 말씀드림.

사장님 커핑 만듦.

사장님 왈: 로스팅 중간에 살짝 언더 난 듯.  

쿨하신 분...

내가 보기엔 전혀 괜찮은 수준임. 최상의 로스팅 상태는 아니지만 판매 가능한 수준이었거든.

지금 중요한 건 클린컵, 더 잘 팔릴 핸드드립 커피에 대해서였음을 환기함.

뜸물필터린싱에서 초반에 버리는 에센스가 아깝지만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음을 이해하심.

다른 실험.
노린싱과 뜸물필터린싱의 중간. 일반적인 린싱에서의 실험.

둘 다 린싱까지 똑같은 세팅에서 푸어오버이되 각자의 물줄기 컨트롤로 내려서 비교시음함. 원두 20g, 추출량 320 동일. 첨수 없음.

사장님 3:50초.

나 3:20초.

마시고 싶은 거 하나를 고른다면 내 커피라고 하심. 쿨하신 분.

장장 4시간이 걸린 실험.

나는 내가 하는 방식을 남들이 똑같이 하길 바라는 게 아님. 그래서 마지막에 일반적인 푸어오버를 보여드린 거였음.

다만 핸드드립 커피가 어디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아는 상태에서 각자의 환경에 따라 절충된 레시피를 고르자는 것임.

또한 일반인은 컵노트가 이렇고 저렇고 하는 것보다 클린컵에 먼저 반응한다는 점을 강조했음. 실험 결과 사장님도 노트 좋은 것보단 클린컵 좋은 걸 고른 것처럼.

사장님 다 이해하셨음. 그리고 클린컵의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하심. 오늘 체험을 바탕으로 매장 세팅도 연구해보겠다고.

저녁이라 피곤해서 센서리 흔들릴 만한데 평정을 유지하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다섯 줄 요약.

매장에서 잘 팔릴 커피??
안내 노트와 느껴지는 노트를 가깝게 해야.
유리한 건 넣고 불리한 거 빼지 말고.
떫고 쓰고 하면 안내 노트에 적든지 커피에서 그 맛 빼든지.
그럼 전국구 핸드드립 맛집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