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두 줄 요약 있어요.)
커피로 치면 Q, R 인스트럭터라고 할 수 있는 마스터 오브 와인(MW)들이 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봅시다. 커피 맛보는 훈련뿐만 아니라 후기를 쓸 때도 도움됩니다.
1:10초~. 전문가들이 시음평을 합니다. 각자는 자신의 발언으로서 해당 와인의 특징적인 모습을 잡아내는 동시에 전체 모습을 그려냅니다. 전체에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을 빠짐없이 언급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마치 원두의 클린컵처럼 사족인 표현은 숨겼다고 봅니다.)
어느 지방의 와인인지를 추정합니다. 이때 추정이 맞거나 틀리거나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확한 품질 파악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영상들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15~.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MW의 이야기에 얼마나 힐링되는지 모릅니다. 때때로 영상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데 음료는 다르지만 향미에 집중하는 행위는 같으니까 저들과 함께 있는 듯합니다. 커피가 꼭 맛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녜요. 좋으면 좋은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맛보는 것 자체’를 재미로 여깁니다.
4:00~. 객관적 평가와 주관적 평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연자 모두 이 와인의 포도가 과숙되었다 평가했는데 이것은 객관적입니다. 호불호에 대해선 두 MW는 의견이 갈립니다.
쭈욱 이어지다 5:15~에서 개인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곧장 5:18에 오늘 주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대화가 나옵니다.
요약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오늘 와인 중에 이게 최고라고 한 거야.”
7:45~ 흥미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객관적인 평가(라고는 했지만 맛이 아니라 원인에 대한 의견 교환이므로 절반만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 두 MW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이산화탄소에 대해서인데요. 각자 병 내 2차 발효와 세포 내 발효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앞의 내용과 이어집니다. 9:00~를 보세요. 2차 발효를 주장했던 MW가 자신의 의견이 맞음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병을 흔들면 정상과 비정상의 거품량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실제로도 차이남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따라 나옵니다.
“사실 별 상관은 없어. 어쨌든 별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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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주관적...
꼭 딴지 거는 사람이 있어요.
“100% 객관적일 수 있냐??” 라고요.
저는 단언합니다.
“없습니다~!!”
이분법 대신 확률로 접근합시다.
와인으로 치면 MW, 커피로 치면 Q, R 인스트럭터와 결이 같은 평가라면 보다 객관적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발효 음식이 있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내추럴 프로세싱에 더 호의적이라고 하죠. 채점할 때 점수를 더 준다는. 이처럼 태생적인 환경에 의해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에도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 저는 객관적이라 봐도 좋다는 입장입니다.
첫 째, 태생이 같은 사람들은 큰틀에서 같은 평가를 했다는 점.
둘 째, 각각의 해당 지역 사람들은 그 지역 전문가의 평가에 동의할 거라는 점.
예측 가능하기에 ‘객관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때때에 혹은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다면 ‘주관적’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 하나 더 볼까요?
9분부터입니다.
완전 직접적인 대화는 50초에 나옵니다. MW가 양조장 주인 남편에게 말합니다.
“인간은 자주 마시는 와인에 대해서 품질을 판단하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 와인이 자식들 같이 느껴지겠지만 어느 정도 구별해야 된다고 봅니다.”
“저는 구별 확실하게 하고 있어요~”
여자가 대답해요. 자신의 와인이지만 남편과는 달리 본인은 객관적으로 평가한다고 자신하는 장면입니다. (이분도 MW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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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전문가처럼 할 순 없지요. 가볍게 즐기는 건 언제나 옳습니다. 다만 전문가의 영역에 대해 이론적으로 알고는 있어야 좋습니다. 사소한 다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향에 관한 건 주관적 평가이며 서로 인정해주면 그만입니다.
품질에 관한 건 객관적 평가이며 의견을 교환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논쟁, 비판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다만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는데, 객관적 평가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또한 주장을 펼칠 때는 영상에서 보았듯 상대방 또한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좋겠습니다. 중간 과정 없이 결론만 주장할 경우 논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었을 때 상대가 알든 모르든 그 결과는 상관치 않습니다.)
결론입니다.
그냥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합시다.
수고~
수고~~ - 진심입니다
그게 바로 기호식품이지 - :)
마자요. 기호!
틀린 건 아니라고 보면서 증오도 없는 것.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셨네요. 깔끔합니다. ^^
잘하셨습니다.
하지만 언더 디벨롭이나 베이크드 같은 요소는 와인에서 VA나 TCA 오염 같은 객관적 품질평가 요소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하진 않아요.
언더나 베이크드는 객관적 품질평가 요소란 점 100% 동의합니다. (제가 원두 후기 쓸 때 자주 언급하기도 했고요. 저는 추출에 반영하자는 입장이었는데 로스터리 깐다고 비판받았던.. ㅎ) 코스타리카 알마네그로 혹시 아시나요? 과숙한 커피인데, 이거 커핑 때 처음 봤는데, 문제는 없는데 뭐가 좋은지 몰라서 점수를 애매하게 줬습니다.
의견교환 때 다른 분들의 노트를 듣고 다시 시음해 보니 과일향을 알겠더라고요. 제가 약한 부분인 건포도 같은 게 많았어요. 과숙한 부분에 대해선 감점요소가 아니지만 호불호가 갈렸고요. 과숙으로 커핑에 감점 준 분들은 다음에는 감점하지 않기로 캘리함요.
과숙한 커피와 와인의 조합이었던 블랙업커피의 ‘마르살라’는 인생음료에 등극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네 나는 맨날 저 와인킹 유투브 보면서 생각하는건 저 오른쪽 할배가 노트에 집중하지 않는다는거... 노트는 어느 포인트 설명할땐 가끔 이야기 하지만 노트는 부차적인거 처럼 이야기가 많이 나옴 와인자체에 대한 인상이나 구조 같은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나도 요즘 차마시면서 노트가 중요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름다운 여인=와인의 인상, 구조 이목구비=노트 딱맞아떨어지는 표현은 아니지만 제 생각의 대략은 이렇고 피터 할배의 입장을 공감하는 편입니다. 와인 자체의 인상이 좋은 건 반드시 노트가 있는데 그 노트에 집중하지 않을 뿐이라고 추측해요.
어쩌면 구조감(바디감) 자체가 넘사벽 노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커피 품질 평가를 할 때 노트가 아니라 바디감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찾습니다. 노트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을 전부로 하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더욱이 차의 경우엔 워낙 구분이 미세해서 노트로써 언급하기가 더 까다롭지 않을까 싶어요.
아저씨 일운차당 시간되면 가봐라 거기품평이 그 바디의 구조에대한이야기를 하거든 차도 좋고 괜찮을거같아
(61.75) 같은 분인가요? 일운차당에 좋은 글 많더라고요. 커피에도 적용되고요. 언제 한번 차음갤에 가져올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