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하바!
이틀 전에 주문한 리제 다원 홍차가 도착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가지 차를 마셔봤고, 질려서 웬만해선 리제홍차를 잘 마시지 않지만 여기서도 핸드픽, 수제 차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사봤습니다.
오늘 소개할 차는 두가지입니다. 둘 다 리제(Rize)도에 위치한 다원이지만 위치가 다릅니다. 하나는 조지아 국경에 가까운 아르데셴(Ardeşen)군의 소규모 다원 겸 찻집을 하는 라지카(Lazika)의 제품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르데셴보다는 서쪽에 위치한 차이엘리(Çayeli)군 사르수(Sarısu)마을의 다원에서 만들어진 우푹 차이(Ufuk çay)의 제품입니다.
라지카에 주문을 넣을때 구글 자동폼을 썼다가 실수로 아파트 동, 호수를 안넣어서 주소 정정하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리제 사투리가 굉장히 심한 여자분이 받더군요. 사장님 본인이었는데, 주소정정 말고도 차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궁금한것도 물어볼 수 있었지요.
리제는 본래 조지아계의 민족인 라즈인(Lazlar, Laz people)과 아르메니아어를 사용하는 무슬림 민족인 헴신인(Hemşinler, Hemşin people)이 사는 산악지대입니다. 두 다원 모두 해발 200m 정도의 저지대에 위치해있지만 가파른 비탈에 차밭이 조성되어있어 바닷바람과 습기를 듬뿍 받고, 캅카스 산맥쪽의 냉기를 막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처음에 라지카 사장님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룸메들(아제르바이잔인, 조지아인)과 함께 차이단륵으로 마셨는데 제가 아는 차이쿠르 제품 특유의 불향, 불맛이 전혀 안나고 오히려 아제르바이잔 홍차와 실론쪽과 비슷한 느낌이라 놀랐습니다. 차이단륵의 차를 다 마시고 엽저를 보니 제일 큰 잎이 7cm가 좀 못되는걸 보니 어린잎을 쓴거 같았습니다. 일반 티팟으로 우리면 어떨까 해서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갑니다.
두 차 모두 여기서는 "둘 반 잎"(İki buçuk yaprak)을 쓴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표현으로 고치자면 "일아이엽"입니다. 제일 작은잎인 골드팁은 잎 반개라고 저런 이름을 붙였지요.
일단 외형으로 볼때, 라지카의 잎은 좀 더 큼직큼직하고, 우푹 차이의 잎은 좀 작아보입니다. 그리고 우푹 차이쪽 잎은 분쇄는 안했지만 부서진 잎이 많이 보입니다.
두 차 모두 99도의 물, 300ml, 3분을 우립니다.
제일먼저 라지카에서는 강렬한 꿀향이 느껴집니다. 맛은 부드럽고, 떫지 않고, 뒷맛이 달달합니다.
우푹 차이에서는 건엽에서부터 타르훈(Tarhun)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타르훈은 터키어인데 우리말로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네요. 일종의 쑥같은 향미가 있는 식물입니다. 서양쑥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타르훈의 향과 더불어 특이하게 산미가 느껴졌습니다. 혹시 투명포장때문에 햇볕맞고 변질된건가 싶었는데 그런 맛은 아니고, 산뜻한 느낌이라 나쁘진 않았지요. 맛은 라지카보다는 쌉쌀하지만 뒷맛이 부드러웠습니다.
하지만 3분은 너무 짧았던거 같아서, 7분째 되었을때 둘을 다시 커피잔에 따라서 비교해봤습니다. 역시 3분째에서는 너무 밍밍했어요. 7분째에 맛본 차가 훨씬 좋았고 더 명확한 노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7분째에서는 우푹 차이에서 체리향같은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지카에서는 여전히 진한 꿀향이 느껴졌지요.
마지막으로 티팟을 비우면서 엽저를 보려고 15분째에 남은 찻물을 각각 잔에 부었는데, 이상적인 튀르크 홍차의 색이 보여서 한번 마셔봤습니다. 보통 다른 홍차들은 이시간까지 우려놓으면 사약의 노트를 느낄 수 있을텐데, 이 두 홍차는 15분이나 우리고 물이랑 안 섞었는데도 떫은 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남은 엽저를 보니 우푹 차이쪽 잎이 좀 더 작은게 맞는거 같습니다. 거의 비슷한 기후조건에 해발고도에 인접한 마을의 차인데도 상당히 다른게 신기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 타르훈 향이 느껴지는 홍차는 처음이라 신기했음.
- 꿀향 좋아해서 라지카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짐.
- 신선함! 튀르키예에서 이런 차라니!!!
- 최소한 7분 이상은 우려야 제맛이 남. 사모바르/차이단륵 특화같음.
- 가격은 기존 튀르키예 홍차 값의 거의 5-6배 이상인데 다른 나라 홍차들과 비교해보자면 이만한 가성비도 없음.
- 맛있다.
이틀 전에 주문한 리제 다원 홍차가 도착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가지 차를 마셔봤고, 질려서 웬만해선 리제홍차를 잘 마시지 않지만 여기서도 핸드픽, 수제 차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사봤습니다.
오늘 소개할 차는 두가지입니다. 둘 다 리제(Rize)도에 위치한 다원이지만 위치가 다릅니다. 하나는 조지아 국경에 가까운 아르데셴(Ardeşen)군의 소규모 다원 겸 찻집을 하는 라지카(Lazika)의 제품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르데셴보다는 서쪽에 위치한 차이엘리(Çayeli)군 사르수(Sarısu)마을의 다원에서 만들어진 우푹 차이(Ufuk çay)의 제품입니다.
라지카에 주문을 넣을때 구글 자동폼을 썼다가 실수로 아파트 동, 호수를 안넣어서 주소 정정하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리제 사투리가 굉장히 심한 여자분이 받더군요. 사장님 본인이었는데, 주소정정 말고도 차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궁금한것도 물어볼 수 있었지요.
리제는 본래 조지아계의 민족인 라즈인(Lazlar, Laz people)과 아르메니아어를 사용하는 무슬림 민족인 헴신인(Hemşinler, Hemşin people)이 사는 산악지대입니다. 두 다원 모두 해발 200m 정도의 저지대에 위치해있지만 가파른 비탈에 차밭이 조성되어있어 바닷바람과 습기를 듬뿍 받고, 캅카스 산맥쪽의 냉기를 막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처음에 라지카 사장님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룸메들(아제르바이잔인, 조지아인)과 함께 차이단륵으로 마셨는데 제가 아는 차이쿠르 제품 특유의 불향, 불맛이 전혀 안나고 오히려 아제르바이잔 홍차와 실론쪽과 비슷한 느낌이라 놀랐습니다. 차이단륵의 차를 다 마시고 엽저를 보니 제일 큰 잎이 7cm가 좀 못되는걸 보니 어린잎을 쓴거 같았습니다. 일반 티팟으로 우리면 어떨까 해서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갑니다.
두 차 모두 여기서는 "둘 반 잎"(İki buçuk yaprak)을 쓴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표현으로 고치자면 "일아이엽"입니다. 제일 작은잎인 골드팁은 잎 반개라고 저런 이름을 붙였지요.
일단 외형으로 볼때, 라지카의 잎은 좀 더 큼직큼직하고, 우푹 차이의 잎은 좀 작아보입니다. 그리고 우푹 차이쪽 잎은 분쇄는 안했지만 부서진 잎이 많이 보입니다.
두 차 모두 99도의 물, 300ml, 3분을 우립니다.
제일먼저 라지카에서는 강렬한 꿀향이 느껴집니다. 맛은 부드럽고, 떫지 않고, 뒷맛이 달달합니다.
우푹 차이에서는 건엽에서부터 타르훈(Tarhun)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타르훈은 터키어인데 우리말로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네요. 일종의 쑥같은 향미가 있는 식물입니다. 서양쑥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타르훈의 향과 더불어 특이하게 산미가 느껴졌습니다. 혹시 투명포장때문에 햇볕맞고 변질된건가 싶었는데 그런 맛은 아니고, 산뜻한 느낌이라 나쁘진 않았지요. 맛은 라지카보다는 쌉쌀하지만 뒷맛이 부드러웠습니다.
하지만 3분은 너무 짧았던거 같아서, 7분째 되었을때 둘을 다시 커피잔에 따라서 비교해봤습니다. 역시 3분째에서는 너무 밍밍했어요. 7분째에 맛본 차가 훨씬 좋았고 더 명확한 노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7분째에서는 우푹 차이에서 체리향같은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지카에서는 여전히 진한 꿀향이 느껴졌지요.
마지막으로 티팟을 비우면서 엽저를 보려고 15분째에 남은 찻물을 각각 잔에 부었는데, 이상적인 튀르크 홍차의 색이 보여서 한번 마셔봤습니다. 보통 다른 홍차들은 이시간까지 우려놓으면 사약의 노트를 느낄 수 있을텐데, 이 두 홍차는 15분이나 우리고 물이랑 안 섞었는데도 떫은 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남은 엽저를 보니 우푹 차이쪽 잎이 좀 더 작은게 맞는거 같습니다. 거의 비슷한 기후조건에 해발고도에 인접한 마을의 차인데도 상당히 다른게 신기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 타르훈 향이 느껴지는 홍차는 처음이라 신기했음.
- 꿀향 좋아해서 라지카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짐.
- 신선함! 튀르키예에서 이런 차라니!!!
- 최소한 7분 이상은 우려야 제맛이 남. 사모바르/차이단륵 특화같음.
- 가격은 기존 튀르키예 홍차 값의 거의 5-6배 이상인데 다른 나라 홍차들과 비교해보자면 이만한 가성비도 없음.
- 맛있다.
큰 잔에도 마시네
맨 윗짤 크리스탈 컵 말하는거라면 그거 별로 안큼. 만수시 200ml 정도고 평소대로면 150ml 정도에서 한 잔 함. 서양배 찻잔은 표준보단 크지만 만수 140ml 정도, 터키커피잔은 80ml 정도
정말 놀랄노자로군요 리제에서 홀리프가 생산되다니
신문을 보니까 이게 3년전에야 시작한거 같습니다. 라지카랑 우푹 차이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홀리프 홍차를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우푹 차이는 2018년, 라지카는 2020년에 연 신생다원이지요. 아마 그래서 더 혁명적인 시도들을 해보는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둘 다 핸드픽에 손으로 유념을 한다고 하는데, 모양새는 공부차에 비할바 못되지만 품질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우푹 차이는 우롱차, 백차, 말차같은 것들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보이차같이 녹차 뭉친것도 만들고있지요. 우푹 차이는 사장이 중국가서 차기술을 배워왔다고 하던데, 아마 몇년 지나면 여기 차도 큰 발전이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