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팠어...
원래 별로 허기라는걸 잘 못느끼는데... 오늘따라 배가 고픈거야...
점심시간만 기대하고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 10분전에 갑자기 졸음이 왔지...
'주말이라 그런가?' 그렇잖아..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다보면 왠지 모르게 점심 전에 오는 무료한 평화로움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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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12시 45분이었어.
내 소중한 점심시간 한시간 중에서 15분이 지나간거야.
아찔했어... 나의 허기를 팔아 잠을 채운느낌이었어.
정말이지 순간 순간에 충실한 나의 뇌와 몸이 대견하기도 하고 미련해 보이기도 했지.
허기는 살짝 사라진듯 해서 그냥 걷고 싶어서 건물 밖으로 나왔어...
요새 자주가는 커피집이 있길래 그쪽으로 걷고 있었지.
그런데 잠이 덜깼는지 원래는 길을 건너고 쭉 걸어가곤 했는데 오늘따라 길을 건너지 않고 쭉 걷고 있었던거야...
갑자기 10시 방향엥서 흘러나오는 커피향이 있었어 약간은 달달한 느낌의 향기였지. 그리 진하지는 않아서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는데.
(가게이름) 그리고 밑에 조그맣게 espresso bar 라고 써있던 거야...
'호오! 호기심이 상승하는 군요!'
들어갔어...앞에는 프로스타가 신나게 돌아가고 있긴한데 뭘 볶는것 같지는 않고...
카운터에는 남자 직원이 여자 손님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
프렌차이즈가 나에게 가르쳐 준 예절대로 계산대를 향해서 걸어가자 남자직원이 그냥 아무자리에 앉으면 메뉴를 준다고 했어...
'아! 그렇지. 아 낵아 고갱님이다!'
창가에 앉아서 밖을보는데 여기는 일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창밖 풍경이었어... 멀리 건물에 '보이차'라고 쓰인 큰 벽보가 건물에 달려 있었고...
에스프레소 바니까 에스프레소를 먹어보아야지라고 메뉴를 열었는데.
첫장에는 뭔가 가게의 자랑같은 것들이 써 있었어...
그라인더는 메조,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코, 물은 무슨 정수 시스템에...블라블라...
좋은 그라인더와 좋은 머신이 있다...정도만 생각하고 에스프레소와 호두 머핀을 시켰지...
그냥 좋았어 사람도 적어서 좋았고 햇살도 약한듯 비치는 게 꼭 일요일 아침에 눈떳을 때 보이는 커텐 뒤의 햇살같았으니까.
여자직원이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건가봐.
도징소리를 포함한 여러가지 메카니즘이 흘러가는 소리가 나오다가 보니
에스프레소와 물 한컵 그리고 4조각으로 잘린 슈가파우더가 뿌려진 머핀이 나왔지.
설탕을 한스푼 떠서 에스프레소에 던져 넣었어 설탕이 녹는 모습은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
마치 새해 첫날 세운 계획과 같이 조금씩 사그라져 가다가 마지막에는 '에휴 그깟것!' 하면서 쑥 들어가는 모양이 재미있지.
물 한 모금으로 입에 있는 감각을 살리려고 마셨는데 웁!
탄산수였어... 의외였어... 그 어디에도 탄산수가 에스프레소와 따라나오는 것은 못봤으니까...
탄산이 자글자글 부드러운느낌이 아니라 올록볼록한 느낌과 방울이 느껴지는 그런 탄산이었어... 좀 지난 초정같은 느낌이랄까...
'탄산수를 주는 곳도 있네...' 라고 생각하며 커피를 마셨지.
태양을 담은 바람이 이렇게 달까. 약한 비가 내렸던 풀사이로 지나온 바람은 상쾌하겠지.
어릴적 뽑기를 만든다고 국자를 태우던 느낌 하지만 추억이라고 가볍지는 않은 그런 맛.
상대적으로 쓴 맛이 덜 느껴졌어...당연하겠지...너 방금 탄산수 마셨잖아...
남은 커피를 휘저어서 홀짝거리며 머핀을 우걱우걱 먹었다...
입에 남은 커피의 향과 슈가파우더의 달달함, 그리고 호두에서 느껴지는 곡기!
정말 머리에 드는 생각은 하나였어..
'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 한잔더시켜,'
응 한잔 더 시켰지...
이번에는 처음 마신 커피에 놀랐는지 조금은 다른느낌이야...좀더 가벼운 맛, 하지만 맛.있.다.
누가 보기에 나는 혼자 앉아서 에스프레소에 머핀을 마시는 고독한 도시 남자지만(어이~ 이건 위험하다구~-_-;)
속으로는 정말 커피를 쳐 마시고 있었어...
하지만 좋은시간은 수영장 아침반에 나오는 아주머니들처럼 빠르게 지나가잖아...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남자직원이 커피에 대해 설명을 해줬어.
내용인 즉슨 쓴맛을 줄였다는 이야기였는데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배부르고 커피에 취해서 못들었어...
그래도 다시 회사로 들어오는 기분은 내내 즐거웠어...
오늘의 커피이야기는 여기까지...
차,음료 이야기:
냉침하고 나서 소금을 약간 넣고 마시면 놀라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해봤는데...
그렇게 쓴 녀석이 해외 블로거여서 차마 찾아가지 않았다.
-_-
아 그거 에스프레소 시킴 탄산수나오는거 브라질인가 어딘가 백년된 카페에서 나오는 전통이라네여
아니... 이렇게 한 편의 소설 같은 훈훈한 글이...
우리나라에서 탄산수를 주는 데가 있다니! 시바루추어!
어딘지 알것 같아요! 다음에 가봐야지!
시인의 글에서 나오는 커피향 같군요
모모스도 줬었지요 ㅋㅋ [P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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