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에서 나오는 건 날 위한 오더메이드 바람. 

고양이가 차가운 바람이 싫대서 타협해서 좀 덜 시원한 바람을 쐰다. 

미지근한 삼다수와 댓자리, 토닥일 수 있는 복실말랑따뜻한 냥궁둥이가 있는 여긴 좁고 아늑한 1인용 동굴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것은 정말이다. 나가 있을수록 사둔 지 오래된 야채처럼  몸과 마음이 점점 누렇게 시들고 만다. 

내 방에서 영영 나가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아늑한 내 동굴의 에어컨을 돌릴 전기세와 고양이 사료와 모레와 장난감을 살 돈이 필요하다.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건 어떤 면에선 인권침해 같다. 

일하는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햇빛에 널어 둔 무청 시래기마냥 말라비틀어지니까. 

다들 그렇게 견디며 먹고 산다는데 나는 시듦을 견딜 힘이 남보다 부족한 것 같다. 

내일은 루이보스 빌베리를 가져가서 마시면서 시든 심신에 수분을 보충해야겠다.

집사가 힘내서 장난감 사줄게


타바론 루이보스 빌베리
배리향이 강하고 달콤해요
넉넉히 넣고 10 이상 우리면 새콤달콤

익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