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질문글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답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ㅊㅇㅁㅇ에서 주문한 정산소종이 오늘 도착해서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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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까기 어려워서 가위로 윗부분을 잘랐네요.

향을 맡았는데 훈연향이 너무 강했어요. 잠시 맡았는데 조금 어지러울 정도였습니다.

가향홍차로 차생활을 시작했고 향신료가 강한 음식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정산소종의 훈연향은 오랫동안 포장안에서 농축되어 그런지 향이 지나치게 강했습니다.

숯불에서 은은하게 훈제한 요리가 아닌 목초액을 바른 배달삼겹살에서 나는 향 같았습니다.


첫번째 우림 : 90도에서 30초

차가 입에 닿기 전에 훈연향이 훅 들어옵니다. 보통 이후엔 고기의 질감과 짠맛이 오는게 정상인데

차가 들어오니 기대했던 맛과 달라 잠시 혼란스럽습니다. 맛은 은은한 단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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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저녁식사 후에 마시는 차를 좋아합니다. 차를 마셨을 때 입안의 기름기가 씻겨나가

개운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액체를 마셨기에 속도 금방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그래서 다과나 과일은 곁들이지 않고 차만 단독으로 마시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차의 첫번째 잔은 고기를 배부르게 먹은 후에 육포를 먹는 느낌입니다.

향이 강해 차가 무거운 느낌입니다.


두번째 우림 : 90도에서 40초

두번째 우렸기도 하고 코가 향에 어느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첫번째 처럼 향이 훅 들어오진 않습니다.

그런데 훈연향 뒤로 아주 잠시 향긋한 풀내음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싱그러우면서도 신선한 약재향 같습니다.

맛은 은은하게 달아요. 큰 변화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홍차의 떫은맛이 잠시 남는데 신경쓰일 정도는 아닙니다.


세번째 우림 : 90도에서 40초

두번째 우렸을 때 남았던 약간의 떫은맛이 짙어질까 같은 시간 우렸습니다. 탕색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훈연향 뒤에 남았던 향긋한 풀내음이 부각됩니다. 첫 잔 마신 후에 아. 샘플로 사길 잘했다 싶었는데

세번째 부터 훈연향이 향긋한 약향과 어우러지자 코가 즐겁습니다.

맛에서 바디감이 느껴집니다. 묵직하진 않지만 결코 가볍진 않습니다.

마시기 전 코끝에서 부터 목넘기는 순간까지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떫은 맛이 세번째와 비슷하게 남습니다. 짧게 우리길 잘 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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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까지 마시고 나니 이 차의 매력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네번째 부턴 비슷했습니다. 다섯번 우렸습니다.


차 향이 너무 독특해 유튜브나 서핑을 하다가 한잔 들이키면 모니터말고 나한테 집중하라고 말하는, 자기주장이 강한 차 같네요.

가볍게 데일리로 마실 차는 아닌 것 같아요. 가끔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차 같습니다.

금준미는 만발한 꽃집 혹은 화원 한가운데에서 있는 느낌이었다면

이 차는 소나무 숲 가운데 캠핑장에서 산림욕과 불멍을 같이 하는 느낌입니다.


같이 마신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눈치였습니다.

캠핑장이란 것은 비슷했는데, 그분 표현으론

캠핑장에서 고기구워먹고 다음날 그 옷을 다시 입었을 때 향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