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평소 신세진 분 들과 함께 설닫 그믐에 다같이 참배 하기로 하였는데 마침 제 집이 근처라 찻자리를 만들어 초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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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때 무슨 음식을 낼까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설날때 꼭 먹는 음식이라는 스토리도 있고 맵지않아 일본인들도 먹기 편할것 같아서 떡국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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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다섯분이 오시기로 하셔서 여유있게 준비 해 봤습니다. 평소 혼자 자취만 하느라 여러명분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국물은 살코기국물에 간장이랑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가능한 맑은 국물로 교토분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 봤는데 다들 깔끔하다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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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들일 반찬으로는 김치와 한국 증류식 소주도 같이 내었습니다. 소주가 도수가 좀 되어서 걱정했는데 다들 잘 마시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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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뒤에는 식사자리를 나가 다실로 이동을 합니다.

다실에 거는 족자는 그 날 다회에 주제가 되는 글을 걸어 장식합니다.
오늘의 족자는 칠전팔기세옹마라는 글입니다. 뜻으로는 인생에 다사다난이 있지만 포기하기하지 말고 일어나 달리라는 뜻으로 내년 말에 해에 어울리는 글이 아닐까 싶어서 장식해봤습니다.

대덕사 진주암에 일손 도울 일이 있어 갔다가 야마다소우쇼 주지스님께 직접 받은 글입니다. 칠전팔기라는 내용을 오뚜기로 재치있게 표현하신게 참 마음에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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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다화는 동백꽃과 옆집 이웃분께 받은 잎사귀가 마침 이쁘게 단풍 물들어서 장식 해 봤습니다.

꽃병은 12간지가 조각되어있는 동제 병입니다. 마침 말쪽이 정면을 향하고 있습니다.

향합은 피리모양 향합으로 일본에서는 주로 축제기간에 장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침 집이 유명한 신사 근처라 첫참배로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리는 기간이라 장식 해 봤습니다.

밑에 깐 천은 색동천으로 한국에서 새해에 주로 액막이용으로 아이들 옷 짓는 용도로 쓰는 천이니 이것또한 스토리도 될 겸 재미있지 않을까 하여서 가져와 깔아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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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화과자는 집근처 화과자집에 부탁한 조요만쥬로 일본에서는 신년에 자주 먹는 화과자입니다. 말이 들어간 에마가 위에 찍혀있습니다.

날이 추워서 내기전에 살짝 찜솥에 찐 뒤 손님께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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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차를 냅니다. 오늘의 오모자완은 겨울에 알맞는 아오이도다완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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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회가 끝나고 카자리 하고있는 풍경입니다.

후타오키(蓋置)가 복자가 반대로 세겨진 한국떡살로 이것 또한 인기가 많았네요 ㅎㅎ

타나 또한 운캬쿠다나(運脚棚)라는 저희 유파의 독특한 타나로, 만든 사람의 이름이 없어서 잘 몰랐었는데 오늘 정객으로 오신 칠장분의 할아버지가 만든 타나라고 하셔서 또 하나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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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돌아가시고 나서 정리 후 저도 차 한잔합니다.

일본유학생활 도중 일본문화 속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게 참 어렵고도 재미난거 같습니다. 와중에 다도에 입문함으로써 참 좋은분들도 만나고 좋은 경험 많이 하면서 이렇게 같이 서로 즐길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시고 차음갤 여러분도 올 한해 즐거운 차생활 되시길 바라겠습니다.